[K팝 팬플랫폼] ① 엔터·IT 손잡았다…덩치 키운 하이브·유니버스


"펜데믹 시대, 온라인서 2차 판권 매출"…팬플랫폼 성장 동력은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K팝 콘텐츠 회사들이 팬 플랫폼 전쟁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공연이 중단되는 위기 속에서 콘텐츠 시장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K팝은 전세계 음악시장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고, 팬덤의 규모는 비대해지고 있다. K팝의 기획력, IT의 기술력이 만나 빠르게 성장 중인 팬 플랫폼 시장과 팬덤 경제를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 초기만 해도 엔터 업계의 한숨은 깊었다.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K팝 가수들의 글로벌 확장세가 한창이었다. 월드투어가, 글로벌 프로모션 계획이 빼곡했지만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혔고, 국경은 닫혔다. 공연 재개는 기약할 수 없었다.

위기는 곧 기회였다. K팝 스타들의 주 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갔고, 팬과 스타의 소통 창구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K팝 팬심' 잡기에 엔터 업계 뿐만 아니라 대형 IT 업계까지 뛰어들었다. 엔터와 IT 기업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K팝 팬 플랫폼은 급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빅히트와 레이블 계열 소속 아티스트들의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 기업 간 협력 본격화…덩치 키운 하이브·유니버스

팬 플랫폼은 쉽게 설명하면 가수와 팬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가수들의 소식 및 이벤트 등을 전하는 팬커뮤니티는 물론 음반·음원·굿즈 등의 판매, 온라인 콘서트 등 각기 다른 서버에서 이뤄졌던 다양한 서비스를 한 플랫폼 안에서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음원과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하는 등 확장성도 커지고 있다.

디지털 팬 플랫폼의 출현은 엔터 업계의 판도를 바꿔놨다. 내 가수들의 팬덤에만 머물러 '파이 다툼'을 벌이던 시대는 끝났다. IT 기업이 뛰어들었고, 필요에 따라 경쟁사와 손을 잡는 등 기업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 되고 있다.

팬 플랫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곳은 하이브의 '위버스'(Weverse)다. 위버스는 2019년 빅히트의 자체 팬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출범해 현재 K팝 커뮤니티 플랫폼 중 최다 월간 이용자수를 보유하고 있다. 아티스트별 팬 커뮤니티부터 각종 굿즈 구매, 온라인 콘서트 티켓팅 등이 이루어진다.

위버스는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 빅히트에만 머물지 않고 외부 기획사, 해외 아티스트들까지 입점시키며 날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블랙핑크 등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 AOA와 씨엔블루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의 입점도 이끌어내면서 '공룡 팬 플랫폼'이 됐다. 또한 라이브 영상 플랫폼 사업 강자인 네이버 브이라이브와 손을 잡우면서 올해 안으로 통합, 사용자·콘텐츠·서비스 등을 통합한 새로운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다.

후발주자인 '유니버스'(Universe)의 기세도 무섭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K팝 플랫폼 '유니버스'를 134개국에 동시 론칭했다. 유니버스는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첨단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최신 정보기술(IT)을 활용, 게임을 하듯 팬 활동을 하며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다. 유니버스 뮤직과 유니버스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으며, 팬미팅과 콘서트 등도 이루어진다.

하이브의 위버스와 달리 자체적으로 소속된 아이돌은 없지만 인기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 강다니엘, 오마이걸 등 인기 K팝 스타들이 대거 합류하며 글로벌 팬플랫폼으로서의 안정적 기틀을 마련했다. 연내 CJ ENM과 설립할 예정인 합작 법인도 유니버스에 힘을 싣는다. 엔씨소프트 기술과 CJ ENM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노하우를 접목한 콘텐츠 사업을 전개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체 팬 커뮤니티 플랫폼 '리슨'을 운영 중이다. 2018년 12월 출시된 리슨은 SM 소속 아티스트의 공식 일정이나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오픈 채팅을 하거나 팬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다.

향후 팬 플랫폼 지형도가 변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리슨은 지난해 8월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팬 커뮤니티를 네이버 팬십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위버스와 브이라이브의 통합 플랫폼 안에는 향후 브이라이브 멤버십 커뮤니티인 '팬십'을 이용하는 K팝 그룹들도 들어올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SM의 리슨 역시 위버스에 합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K팝 팬플랫폼 유니버스 [사진=NC/Klap]

◆ "펜데믹 시대, 온라인서 2차 판권 매출↑"…팬 플랫폼 성장 동력은

코로나19 시대, 얼굴을 직접 마주할 이벤트는 줄었지만 비대면 소통의 기회는 늘었다. 스타와 팬들은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 온라인 팬 플랫폼에서 만났다. 팬 플랫폼은 내 가수와 팬들의 유대감을 쌓도록 해주는 것은 물론 굿즈 판매·온라인 콘서트 등 2차 판권 매출로 이어지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물론 IT 업계까지 '팬덤 경제'에 뛰어든 이유는 플랫폼 수익성 때문이다. K팝은 세계 대중음악 중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장르로 팬덤 시장은 더 커졌고, 이에 따른 온라인 산업 규모 확장도 더욱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의 인프라 구축 및 경쟁력 강화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브가 '방탄소년단 소속사'를 넘어 거대 기업으로 발돋음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도 '위버스' 때문이다. 1분기 하이브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천783억원, 영업이익은 9% 확대된 21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품(MD), 라이선싱 부문이 89% 늘어난 6천547억원, 콘텐츠가 360% 늘어난 372억원, 팬클럽 관련 매출이 24% 늘어난 89억원을 각각 내는 등 간접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단 평가다.

SM도 마찬가지다. 자회사 디어유는 아티스트와 팬들이 소통하는 플랫폼을 통해 1분기 매출은 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으며, 영업이익도 32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 했다. 가입자 수는 100만명 이상, 해외 가입자 비중은 72%로JYP와 FNC 등 30여개 그룹들이 합류하고 있다.

SM '리슨' 홈페이지 [사진=리슨]

K팝 시장의 '황금기'도 팬 플랫폼의 성장과 맞물려있다. 지난 1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사장 이근)이 외교부와 공동으로 발간한 '2020 지구촌 한류현황'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준 한류 팬 수는 1억477만7808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 비해 한류 팬 수가 약 545만 명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억 명을 넘겼다. 보고서는 유례 없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한류가 약진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다양한 플랫폼 특성에 맞게 체계적·전략적으로 운영되는 동호회 활동, 세계 최초 유료 온택트(Ontact) 콘서트 개최 및 웹툰 플랫폼 구축 등으로 분석했다.

오프라인 이벤트에서만 소비되던 2차 판권 매출이 코로나19로 팬덤이 온라인으로 결집됐고, 팬플랫폼이 급성장하는 요인이 됐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팬플랫폼의 발전에 대해 "코로나19 때문에 가능성이 확인된 사례였다고 생각한다. 유료 온라인 콘서트가 성공하는 것을 보고 팬플랫폼 비지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팬데믹 위기 속에서 비지니스 플랫폼 선보였고, 모바일 플랫폼 발전으로 SNS가 팬플랫폼으로 진화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이브가 단순히 굿즈만 파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 전체를 아우르는 팬덤 쇼핑몰, 팬덤 공화국을 만드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매스미디어 컬쳐 시대에는 무차별적인 홍보 마케팅이 많았다면, 팬플랫폼은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을 타깃으로 경제 비지니스를 한다. 팬뎜 경제학에 모바일 모델을 더한 것이 팬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팬심을 잡기 위해 팬 플랫폼은 기획사들과 협업해 양질의 IP를 확보하고, IT 기술 도입을 도입해 독자적인 콘텐츠 생산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앞서 출벌한 대기업은 물론 틈새 시장을 노린 후발 주자들이 가세하면서 팬플랫폼의 진화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니버스 관계자는 "IT 기술의 발달에 따라 블록체인, VR, AR 등의 기술을 도입하는 등 콘텐츠도 더 새롭게 변하고 있다. 향후 팬 플랫폼 시장도 새로운 IT기술을 기반으로 아티스트와 팬이 더 가까워 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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