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제주 해녀와 PD의 나이를 초월한 순수한 마음을 담은 영화 '빛나는 순간'이 관객을 찾는다. 배우 고두심과 지현우가 세대를 뛰어넘은 순수한 사랑으로 관객에게 뭉클함을 선사한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는 영화 '빛나는 순간'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소준문 감독, 배우 고두심, 지현우가 참석했다.
'빛나는 순간'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소준문 감독은 영화의 연출 계기에 "제주도라는 공간 자체에 대해서 영화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해녀분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조사도 했었다. 해녀분들의 삶이 굉장히 존경스럽고 경이로운 부분이 많았다. 제주도라는 척박한 곳에서 여성의 몸으로 일궈내는 모습들이 감동적이었다. 이 외에 숨겨진 감정들, 드러낼 수 없는 감정들이 존재한다고 봤다. 검은 현무암 돌덩이 같은 모습에서 불꽃같은 모습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해녀분들이 섬세하시고 여리신 모습에서 사랑스러움을 발견했다. 그런 부분들을 영화에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연출 중점도 함께 밝혔다.
고두심, 지현우를 캐스팅한 이유에 "고두심 선생님이 하시지 않으셨으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영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생님을 모시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보면 작은 영화에 크신 배우님께서 출연해주실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저한테는 유일한 분"이라며 "제주어로 해야 한다는 부분도 있고 그것들을 꾸밈없이 가져가고 싶었다. 솔직히 처음 선생님을 뵀을 때는 긴장을 많이 해서 말도 한 마디를 못했다. 눈 앞에 계신 것을 보고 떨렸다"라고 첫 미팅 때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자세히 얼굴을 보니 소녀적이고 이 영화에서 어떤 것을 만들고 싶은 지점을 완벽히 갖고 계셔서 PD에게 '이 영화는 고두심 선생님 아니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라며 "선생님께서 저희 영화 팀들의 마음을 아시고 시나리오를 좋게 잘 봐주셔서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현우에 대해선 "지현우 배우도 용기가 필요한 캐릭터라고 본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현우 배우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서 너무 좋았다. 그걸 위해서 혼자 제주도도 내려가는 노력을 기울여줘서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와 함께 세대를 초월한 두 인물이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을 한 이유에 "나이차이에 대한 사랑이 파격적인 지점이긴 하다. 저는 그 나이를 숫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사회적인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세대라고 생각했다. 두 세대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치유해주는, 그때 비로서 아름다운 사랑이 완성된다는 생각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고두심은 "감독님을 만났을 때 '고두심 하면 제주도고, 고두심 얼굴이 제주도의 풍광'이라는 말씀에 젊은 친구하고 멜로까지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건 사실 못할 것 같았다. 그 전에 감독님이 그렇게 꼬시는 바람에 출연을 결정했다. 거절할 수 없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지현우는 "처음 대본을 받고 읽었을 때 마음 속으로 '잘 썼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시는 관객분들이 감성을 이해해주실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 시점에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던 시점이었다. 선생님과 하게 된다는 생각에 연기에 대한 물음표 지점을 선생님과 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출연하면서 친구처럼 편하게 촬영했다. 작년 두 달 동안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라고 회상했다.
지현우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다. 보시는 관객분들이 마음으로 바라봐주시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감성적으로 바라봐주시면 보시는 분들에게도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고두심은 "고향에서 촬영을 했기에 정말 행운이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시기를 겪는 와중에 고향에 가서 사투리도 쓰고 어렸을 때 먹던 음식도 섭취하게 돼서 행복한 시간들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라는 곳은 참 삶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경계 없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척박해서 옛날부터 살기가 힘들었던 고장이다. 거기에서 해녀 일을 하지 않으면 생명과 같은 줄을 놔버리면 살 수 없는 곳에서 40년, 50년을 버티면서 살아오신 분을 표현하는 일들을 하면서 다시 그분들을 아주 세세하게 들여다보는 기회가 됐었다"라고 자신에게 '빛나는 순간'이 뜻깊은 작품이라고 했다.
고두심은 "그런 분들도 돌과 같이 여기는 해녀하면 사람이 아닌 듯, 우성목이고 돌맹이, 수호신 같은 정신과 혼이 표현되는 분들의 생을 그분들은 마다하지 않고 주어진 운명이라고 할까. 그런 숙명적인 것들의 끈을 놓지 않고 아름답게 펼쳐서 오늘날 살아오셨다는 지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아름다운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가까이 다가가봐주셨으면 좋겠다. 감사하다"라고 관람을 독려했다.
소준문 감독은 "제주도에서 찍고 제주도의 계신 분들의 도민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촬영했다. 제주도에 대한 얘기로 제주도에서 찍었다고 한정짓는 것보다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제주도의 감성을 느끼시면서 이 영화가 말하고 있는 지점들, 이 영화의 대사처럼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말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말이 위로의 말이 아닐까. 이 영화를 통해서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 관객분들이 본인들의 빛나는 순간을 생각해볼 수 있는 순간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빛나는 순간'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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