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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고두심X지현우 '빛나는 순간', ‘33살 차이’ 거북하지 않은 이유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7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사랑을 속삭인다. 33살이라는 엄청난 나이차이로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보다, 저들의 진심어린 사랑에 가슴이 저며온다. 영화 '빛나는 순간'이 이를 가능케 했다.

제주도 해녀를 다큐로 다루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감독 경훈(지현우 분)은 해녀 진옥(고두심 분)의 곁을 멤돈다. 그러나 진옥은 방송 출연 거절 의사를 보이며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러던 중 경훈이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를 구해주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경훈도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며 자신의 속얘기를 털어놓는 진옥을 보며 친근감 이상의 감정이 생겨난다.

영화 '빛나는 순간'이 오는 30일 개봉한다.  [사진=명필름, (주)씨네필운]
영화 '빛나는 순간'이 오는 30일 개봉한다. [사진=명필름, (주)씨네필운]

70대 여성과 30대 남성의 파격적인 로맨스를 그리는 '빛나는 순간'은 '아들 같이 느껴져서', '엄마처럼 포근해서' 등의 만연하지만 그릇된 접근법으로 다가가지 않는다.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이들의 순수한, 있는 그대로의 감정에 오롯이 집중한다.

소준문 감독은 이들의 관계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무척이나 신경을 쓴 모양새다. 취재원과 취재진으로 시작한 진옥과 경훈은 자신의 결핍과 상처를 상대방에게서 발견하고 서로 쓰다듬으며 그 이상으로 발전한다. 누군가는 "역겹다" 할지라도, 단순한 치정이 아닌 진옥과 경훈은 순수하게 서로를 응원하고 손을 잡는다.

명확한 계기로 사랑이 시작됐다는 것을 관객이 알아차리기엔 애매하더라도 서로를 향한 진심만은 느낄 수 있다. 멜로를 전면으로 내세운 '빛나는 순간'이지만, '파격적' 혹은 '충격'보다는 순수함이 먼저 느껴지는 이유다. 사랑에 온전히 집중하려던 이들이 현실적인 결말을 맞는 것 또한 진옥과 경훈다운, 이들의 빛나는 순간이 더욱 빛날 수 있게끔 설정했다.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컷 [사진=명필름, (주)씨네필운]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컷 [사진=명필름, (주)씨네필운]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컷 [사진=명필름, (주)씨네필운]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컷 [사진=명필름, (주)씨네필운]

성산일출봉, 원시림 등 아름다운 제주의 곳곳을 배경으로 하니 이들의 사랑이 더욱 순수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제주 4.3사건의 피해자였던 진옥의 전사까지 담겨 영화의 여운과 깊이감을 더한다. 이를 가슴 속 깊은 감정으로 표현해내는 고두심을 보고 있노라면, "고두심이 곧 제주도고 고두심의 얼굴에 제주의 풍광이 담겼다"라고 했던 소준문 감독의 말이 자연스레 떠오르며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그럼에도 익숙치 않은 멜로이기에 관객이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1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남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아무렇지 않게 소비되고 있는 현재에 이를 역으로 뒤집은 '빛나는 순간'을 거리낄 이유는 없다. 오는 30일 개봉. 러닝타임 95분.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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