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디피'가 사회적 메시지와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의미있는 스토리와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진 수작의 탄생이다.
지난 27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6부작 시리즈 'D.P.'(디피)는 탈영병들을 잡는 헌병대 군무 이탈 체포조(Deserter Pursui/D.P.) 안준호(정해인 분)와 한호열(구교환 분)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누적 조회 수 1천만 뷰 이상을 기록한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하며, 김보통 작가는 공동 각본에 참여해 원작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6부작의 시리즈로 담아냈다.
지금껏 군대나 군인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D.P.라는 특수 보직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 'D.P.'가 처음이다. 민간인 뿐만 아니라 김성균, 손석구 등 군대를 다녀온 이들조차 D.P를 처음 들어봤다고 할 정도로 생소하다.
특히나 탈영병들의 사연에 초점을 맞춰 감동과 의미를 더하는 동시에 주인공인 준호가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내 큰 울림을 선사한다. 군인들의 이야기이지만, 절대 군인에게만 규정지을 수 없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며 모두가 다시 한번 생각할 여지를 마련한다.
안준호는 박성우(고경표 분)와 근무를 나갔지만 신우석(박정우 분)을 잡기는커녕 그의 죽음을 막지 못한다. 이것이 트라우마로 남은 안준호는 한호열을 만나 탈영병들을 마주하게 되고, 그렇게 진정한 D.P.로 성장을 해나간다. 군대 내 가혹행위 피해자 최준목(김동영 분)과 조석봉(조현철 분)을 비롯해 치매로 홀로 남은 할머니 때문에 병장임에도 탈영을 해야했던 허치도(최준영 분), 게임 중독자 정현민(이준영 분) 등 이들의 사연은 촘촘하지만 과하지 않게 그려져 공감도를 더욱 높여준다.
"20대 초반 청년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공감과 사회적 함의를 담고 싶었다"라는 한준희 감독의 말처럼, 'D.P.'는 군 문제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첫 회에서 치킨 배달 알바를 하면서 갑질을 당했던 안준호가 군대 내에서도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이나, 가혹행위 가해자였던 황장수(신승호 분)가 제대 이후 사회 초년생으로 을의 입장에 서는 모습 등은 씁쓸함을 자아낸다.
결말도 인상적이다. 사건이 해결되는 것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6.25 전쟁 때 쓰던 수통이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듯,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된다. 그리고 '방관자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우리가 보지 않았다고 해서 없었던 일이 아닌 군대의 어두운 면까지 직시하면서 만들려고 했다"는 한준희 감독의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해인은 다양한 상황과 인물을 대면하면서 성장하는 안준호를 안정적으로 연기해냈다. 그간 로맨틱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강했던 정해인은 안준호를 통해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드러내며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3개월 동안 훈련했다는 복싱, 액션 장면과 깊이감이 느껴지는 감정 열연, 배우들과의 케미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정해인의 재발견'이다.
자칫 잘못하면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D.P.'에 활력과 특별한 재미를 불어넣은 이는 구교환이다. 정해인과는 반대되는 익살스러움, 유쾌함을 버무린 한호열은 툭툭 치고 빠지는 가벼운 말투, 농담이 중요 포인트다. 이를 잘 살려내는 건 온전히 배우의 몫. 구교환은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맛깔스러운 애드리브로 한호열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극의 강약 조절을 완벽하게 해내 극적 재미를 끌어올린다. 연기 잘하는 대세 배우 구교환의 저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김성균과 손석구의 존재감도 뛰어나다. 여기에 탈영병을 비롯해 군인 연기를 소화한 배우들의 연기력도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낸다. 6회는 짧게 느껴져 아쉽다. 이에 시즌2 제작을 향한 바람을 담은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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