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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펜트하우스' 김소연 "천서진 파멸만 기다렸다, 오늘부터 안티"


"짧은 머리 어색하지만…후두암·죽음 결말, 만족스러워"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펜트하우스'는 김소연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 희대의 악역 천서진을 연기하면서도 그녀의 불우한 서사에 공감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건, 김소연의 연기력이 많은 이들을 설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연기대상은 김소연에게'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소연은 최근 SBS '펜트하우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1년 반 대장정을 끝낸 소감을 전했다. "천서진의 이미지를 지우는 건 또 다른 도전"이라면서도 "이젠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게 웃은 김소연의 '펜트하우스' 비하인드 스토리는 어땠을까. 아래는 김소연의 일문일답.

배우 김소연이 최근 진행된 SBS '펜트하우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김소연이 최근 진행된 SBS '펜트하우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펜트하우스'가 종영했다.

1년 반을 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후련할거라 생각했다. 대사가 너무 많은 역할이라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끝난지 열흘 정도 됐는데 신기할 정도로 그립다. 마지막회에서 머리를 잘랐는데 짙은 여운이 남는 신을 찍어서 그런지 몰라도 아직 여운에 젖어 있다.

◆머리를 자른 설정이 있었던 것인가.

하은별이 내 악행을 얘기해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후두암 말기가 돼 목소리를 잃는다. 머리가 막 빠지는 장면에서 천서진은 스스로 머리카락을 잘랐다. 원래는 가발을 쓰려고 했는데 '천서진에게 이렇게 큰 선물을 받아놓고 머리카락 하나 못 잘라서 가발을 쓰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을 들은 이상우도 '멋있다'고 용기를 줬다. 그런데 지금 후회하고 있다. 짧은 머리가 너무 어색하다. 하하.

◆결말엔 만족하나.

천서진이 마지막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이를 두고 어떤 분들은 더 심하고 더 처참한 결말이 맞다고 생각할 것 같다. 나도 '천서진은 더 힘들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천서진은 정말 모든 걸 다 잃었기 때문에 굉장히 만족스럽다.

◆체력,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았나.

신기할 정도로 체력이 괜찮았다. 노동법 개정으로 인해 9시간 근무를 하면서 잠도 좀 잤다. 천서진과 본체 김소연도 쉽게 분리됐다. 워낙 판이하게 다른 면이 있어서 그런가 힘들거나 하지 않았다. 유난히 힘들지 않았다.

배우 김소연이 최근 진행된 SBS '펜트하우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김소연이 최근 진행된 SBS '펜트하우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천서진을 연기하며 힘든 점은 없었나.

악역이라 각오를 단단히 했다. 천서진과 김소연을 합쳐서 욕하는 사람이 있을지언정 그렇게 욕을 먹어야 선이 빛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윤희를 절벽에서 미는 장면은 너무 힘들었다. 대본을 읽기도 힘들었다. 아버지를 죽이는 연기와는 느낌이 달랐다. 오윤희는 하은별을 위해 힘든 상황인데, 내가 그런 오윤희를 밀었다는 것에 큰 안타까움이 있었다. 오윤희한테 너무 미안했고, '유진아, 좋은 꿈 꿔'라고 카톡을 하고 편히 잠이 들었다.

◆'내가 봐도 이건 정말 연기를 잘했다'하는 장면이 있나.

전율이 왔던 신은 있었다. 윤희를 절벽에서 밀고 5회 엔딩에서 흑조같은 드레스를 입고 하이에프를 성공시키는 장면에서 굉장히 큰 감정이 올라오더라. 천서진이 승리를 거머쥔 듯한 표정을 지을 때 등에서 전율이 올라왔다. 그 장면은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김소연의 기준에서 천서진의 악행들 중 이해하기 힘들었던 포인트가 있나.

오윤희 사건이 가장 크다. 또 엄마로서 너무 삐뚤어진 모성이 슬프더라. 과거 부모에게 사랑을 못받았다는 이유로 이런 모성애를 드러낼 수 있을까 싶었다. 방송을 볼 때마다 '은별아 미안해, 왜 나같은 엄마를 만났니'라고 말할 정도로 안타까워했다.

배우 김소연이 최근 진행된 SBS '펜트하우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김소연이 최근 진행된 SBS '펜트하우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펜트하우스'가 너무 자극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난 천서진을 연기하면서 그녀의 파멸을 기다렸다. 악역은 빛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어둠이라 생각했다. 아이들이 괴롭히는 모습도 보기 힘들었지만, 그들이 어떤 벌을 받는지에 대해 그려지지 않았나. 절대 그러면 안 된다는 걸 보여줬다고 본다.

◆'펜트' 키즈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이런 친구들을 섭외했나 싶었다. 감탄의 연속이었다. 하은별 역 최예빈에게도 '난 은별이 연기 반도 못 할 것 같다. 너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 친구들이 시즌이 가면 갈수록 연기가 진화하더라. 감정선까지 훌륭했다. 펜트 키즈들이 다른 드라마에서 진짜 좋은 모습 보여줄 것 같다. 기대가 많이 된다.

◆천서진은 악역이지만 생각만큼 미움 받진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악역' 천서진의 특성은 무엇일까.

천서진은 삐뚤어진 욕망덩어리지만 이 친구가 왜 이런 행동을 해야하는지 스스로는 이해한 상태여야 했다. 그 부분을 생각 많이 했고, 세심히 연기했다. 악역이 공감을 받는다는 게 사치라는 것 알지만, 천서진의 서사를 조금이나마 안타깝게 바라봐주신 것 같다.

◆천서진의 악행을 스스로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작가님과 대화를 나누거나, 참고 자료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했다. 천서진은 말도 안되고 공감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나만은 이 여자를 이해해야 했다. 이 모성도 진짜 은별이를 위해 했을거라고 진심을 담았고, 하윤철도 진심으로 사랑했다. 내일 방송 이후로는 천서진을 미워할 것이다. 배우로서 원없이 연기할 수 있게 해준 천서진에게 고맙지만, 천서진을 내일부터 미워하고 악플 쓸거다. 하하.

김순옥 작가님은 내 연기가 좋았을 때 짧고 굵게 칭찬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김순옥 작가님은 실제로도 유쾌하고 사랑스러우신데 이렇게 배우를 편하게 해주시다니 그 점에서 또 감사했다. 실제로는 감독님과 정말 소통을 많이 했다. 일찍 데뷔한 내가 옛날 사람이라 그런가 감독님을 굉장히 어려워하는데, 주동민 감독님은 항상 내 의견에 좋은 반응을 줬다. 그래서 항상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참고한 작품이 있다면 몇 년 전 본 '왕좌의 게임'이었다. 그걸 보는 한 달 동안 내 안의 잠재된 연기에 대한 열정이 샘솟았다.

◆천서진의 비주얼과 스타일도 화제였다. 세월을 빗겨간 미모 비결이 있나.

우리 스타일리스트가 잘 해줬다. 신에 맞는 색까지 정해줬다. 또 이번에는 부티를 위해서 볼살이 빠지면 안됐다. 나는 말만 많이 하면 볼살이 빠지는 사람이라서 항상 고기를 열심히 먹고 촬영에 나갔었다. 이와 별개로 나는 그동안 주름을 신경쓰고 있었는데, 이상우가 '이게 더 멋진거야. 이런 주름도 우리의 서사야'라고 말해서 정말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배우로서 주름까지 받아들였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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