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풍운동] ③ "中 팬덤 큰손"vs"탈중국"…韓 엔터산업 영향은


"K팝 외 제한적 영향…향후 정풍운동 방향성 지켜봐야"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중국 당국이 IT 업계에 이어 대중문화 기강잡기에 나섰다. 잘못된 풍조나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정풍 운동'의 일환으로 연예인과 팬덤, 방송과 관련한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 당국의 강도 높은 '문화 통제' 속 한국 엔터 산업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정풍 운동과 리스크를 짚어보고, 한국 엔터 산업에 끼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중국 정부가 대중문화 산업에 대한 규제의 칼날을 들이밀면서 국내 엔터 산업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사드 사태와 한한령으로 중국 의존도가 줄어든 데다 K엔터 자생력이 커져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내 엔터 산업에 당장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분위기는 위축됐다. 먼저 엔터주들의 주식이 요동 쳤다. 다양한 요인이 섞였지만 단기적으로 국내 엔터업체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의 발표가 있던 지난달 26일부터 국내 증시에 상장된 4대 기획사는 대부분 10% 안팎의 조정을 받았다. 엔터 업계는 중국 정부의 규제 범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풍운동 그래픽. [사진=조이뉴스24 이미지]

◆ "中 팬덤은 여전히 '큰 손'…K팝 타격 있을 것"

중국 전역에 불고 있는 '정풍운동'에서 한국도 온전히 자유롭진 못하다. 당장 드라마와 영화 산업은 직접적 영향권에 들지 않지만, '팬덤' 집중도가 높은 K팝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 당국의 온라인 팬클럽 단속 정책 및 '음원 중복 구매 금지' 등의 규정이 K팝 소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 벌써 중국의 최대 음악플랫폼 QQ뮤직은 음원을 중복으로 구매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상태다.

지금은 '음원'으로 제한이 됐지만 향후 '음반'까지 규제의 영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팝이 더이상 아시아권에 머물지 않고 전세계로 소비 시장을 넓혔지만 여전히 중국 팬덤은 K팝 소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팬덤'의 충성도나 자금력도 남다르다. 일례로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팬클럽이 항공기에 지민 사진으로 랩핑한 생일 축하 행사 기획은 약 4억원이 넘는 돈이 모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를 응원하기 위해 뉴욕 타임스퀘어 옥외 광고 등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는 중국 팬덤도 많다.

중국 팬덤의 앨범 판매량 규모도 무시할 수 없다. 관세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전체 음반 판매량 약 3400만장 중 중국 수출 금액은 전체의 7%(약 250만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미국에 이은 세 번째 규모다. 관세청의 조사와는 괴리가 있지만 음반 판매량의 10% 이상을 중국팬덤이 차지한다는 조사도 있다. 중국 팬덤은 사재기 의혹이나 경쟁의 목적으로 대량구매한 '공구' 영수증을 인증하기도 하는데,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어난 K팝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 역시 중국팬들의 '공구'가 일조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중국의 '정풍 운동'은 향후 그 방향성을 지켜봐야 하지만, K팝 가수들의 앨범과 굿즈 판매 매출액에 손실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한한령' 규제가 풀릴 것을 대비해 중화권을 겨냥해 전략을 짜고 있던 일부 엔터사로서도 당황스러을 수 밖에 없다. 이제 막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신인 그룹의 소속사 관계자는 "중국 팬덤 유입 규모가 막혀 안타깝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중국 내 고강도 규제는 한국 엔터 산업에도 영향을 주리라 본다"라며 "소속사나 가수들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을 겨냥해서 한한령에도 불구하고 물밑작업을 했던 소속사들은 타격이 있을 것 같다. 기존 팬덤이 탄탄한 가수들에 비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신인 가수들 입장에서는 마케팅 측면이나 존재감을 알리는 데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정풍운동, 韓 겨냥 NO…한한령 이후 中 의존도 낮아"

중국 당국의 이번 규제가 국내 엔터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중국의 규제가 K팝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그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 출신 가수 겸 배우 우이판(크리스 우)의 경우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중국 멤버 정솽은 대리모 논란과 탈세 혐의로 추징 세금과 벌금 등을 포함해 약 539억 원을 부과했다. 연예인들이 잇달아 각종 위법과 부도덕한 행위 등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중국 정부 측은 연예인들의 탈선을 바로잡겠다며 강력한 규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의 연예계 활동 단속일 뿐, K팝이 타깃이라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시선이다. 주한중국대사관 역시 "중국 정부의 관련 행동은 공공질서와 양속에 어긋나거나 법률과 법칙을 위반하는 언행만을 겨냥하는 것이지 다른 나라와의 정상적인 교류에 지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졌을 뿐, 중국이 K팝을 겨냥했다고 보긴 어렵다라며 "한국 기획사가 받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팬덤의 온라인 및 소비 활동 규모가 상당한 것도 사실이나, 국내 엔터사 매출 구조를 따져봤을 때 막대한 손실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 빅4 엔터사의 경우만 살펴봐도, 자회사 및 플랫폼 등 수익 구조가 다변화 되고 있다. 무엇보다 2016년 '한한령' 이후 중국 매출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다른 가요 소속사 관계자는 "중국 드라마 및 광고 출연, K팝 가수들의 공연, 중국 기업의 투자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졌다"라며 "중국 리스크가 아예 없다고 속단할 순 없지만 음반 판매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 당국이 한국 연예인의 오프라인 공연을 금지하면서 최근 5년간 중국 관련 매출이 거의 없었다"라며 "극단적으로 중국 앨범 판매량이 '0'을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 대중문화가 중국 시장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K팝을 이끄는 방탄소년단, 영화 '미나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등은 '탈아시아'를 보여주는 사례들로, 글로벌 무대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가온차트를 운영하는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최광호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은 아이돌 음악과 팬덤 문화의 종주국이다. 현재는 우리 산업과 문화를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다"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케이팝 문화 눈부신 성장 이면에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팬덤 문화를 상업적 이유로 방치해선 안된다. 케이팝 산업이 더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팬덤 문화를 돌아보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타, 기획사,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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