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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오징어게임' 정호연, 다시 오른 정상을 즐기는 자세


"새벽의 일기 쓰며 캐릭터 몰입…기대, 부담도 되지만 최선 다할 것"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데뷔작이 대박을 터트렸다. 모델에서 정상을 찍고 배우로 전향한 배우 정호연이 이젠 세계에서 주목하는 배우로 우뚝 섰다.

공개 직후 연일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여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

정호연은 극 중 탈북자 새벽으로 분했다.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시를 돋은 채 모두를 경계하던 그는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아픈 과거를 하나씩 꺼내기 시작한다. 새벽이 날카롭고 예민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공개되고 극 중 구슬치기 게임을 하면서 지영(이유미)과의 '워맨스'를 선보이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워맨스'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정호연은 '오징어게임'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오징어게임' 공개 전 40만 명에 불과하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2천1백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 데뷔작이었던 '오징어게임' 덕분에 정호연은 국내 여배우 중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게 됐다.

세계 톱모델에서 신인배우로, 그리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가 된 정호연은 지금의 인기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도전을 하나씩 해나갈 예정이다.

배우 정호연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겡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정호연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겡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모델로서 정상을 찍었던 정호연 씨가 연기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사실 모델 일을 하면서 커리어 적으로 좋은 날도 있었지만, 안 좋은 날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까'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루이비통 익스클루시브 모델이 됐고 샤넬 캠페인 쇼에 오르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 경험을 했지만 모든 것들이 떠나가는 경험도 했다. 커리어적으로 내려오는 순간에 시간의 여유가 많이 생기더라. 그럴 때 좋은 영화나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고 조금씩 연기에 대한 꿈을 꿨다.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 에이전시와 계약을 마치고 연기 매니지먼트로 옮겼다.

-모델에서 배우로, 그 시작이 '오징어게임'이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뉴욕패션위크를 참여하기 위해 뉴욕에서 체류하던 중 오디션 연락을 받았다. 지금 소속사로 옮긴지 한 달도 안 된 상황이어서 오디션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바로 오디션 연락이 와서 겁도 나고 부담도 됐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본을 보는 것밖에 없었다. 대본으로 새벽을 공부하고 실물 오디션에 참여했다. 처음엔 집중을 하지 못했는데 마지막엔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그것에 대한 성취감이 있어서 오디션이 끝나도 아쉬움보다는 행복함이 컸다.

-오디션을 마치고 기대와 후련함, 행복이 느껴졌던 '오징어게임'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땐 어떠셨나요?

막상 연락을 받으니 불안감이 훨씬 커지더라.(웃음) 하루하루 연기 스케줄이 잡히고 사투리 연습, 무술 연습, 감독님 미팅, 상대역 미팅, 대본리딩 등의 일정이 생기면서 부담감이 날수록 커졌다. 그걸 조금 이겨내게 된 건 촬영하면서 선배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식사자리를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새벽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인물이라고 해석했나요?

외적인 부분은 오로지 분장팀에서 준비해주신 의견대로 따랐다. 제가 의견을 더 내지 않아도 너무나 완벽했기 때문이다. 제 얼굴을 그린 일러스트에 머리 모양의 디테일까지 살려 여러 버전으로 준비를 해주셨다. 그래서 저는 외적인 것보다 내적인 부분을 많이 준비했다. 새벽이가 겪었을 일들에 대한 일기를 써봤다. 새벽이의 내면을 이해하는 과정을 겪고 새터민 출신이니 사투리 연습을 많이 했다. 액션신도 연습하고.

-새벽의 입장에서 쓴 일기엔 어떤 것들을 적었나요?

부모님과 탈북을 하는 과정에서 나눈 말들을 상상해봤다. 아빠, 동생 철이한테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급박하고 긴장감 넘치는 상황들, 불안, 공포, 아버지가 총에 맞아도 뒤돌아볼 새 없이 도망가야 했던 가족의 운명을 적었다. 엄마가 중국 공안에게 끌려간 이유는 철이가 끌려가는 걸 막기 위해서 엄마가 대신 갔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기다려'라는 식의 말들을 적었다.

'오징어게임' 정호연 스틸 [사진=넷플릭스 ]
'오징어게임' 정호연 스틸 [사진=넷플릭스 ]

-함께한 배우들이 해준 조언이 있나요?

박해수 선배님이 '충분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처음에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그런 말씀들이 쌓이고 제 정신을 붙잡으니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정재 선배님은 함께 촬영하면서 제가 아쉬워하고 있으면 '한 번 더 할래?'라고 말해주셔서 감사했다.

-많이 연습하고, 선배들에게 조언과 도움을 받으며 시작한 연기지만, 실제 현장에서 해본 연기는 예상과 많이 달랐을 것 같아요

상상했던 것과 같았던 건 하나도 없었다. 초반에는 특히나 더. 새벽이로 서 있는 것 자체로서도 부담스러웠고 방법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많은 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했고 감독님께도 여쭤봤다. 하루는 톤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모르겠어서 감독님과의 식사자리에서 여쭤봤더니 감독님이 '내가 너를 뽑은 이유는 네가 새벽이기 때문이고, 넌 새벽이로서 충분하다'는 말을 해주셨다. 그게 위로가 됐다. 상상과 많이 다르고 불안한 것들이 해소가 많이 됐다. 상상과 달라도 괜찮고 방향을 찾아갈 수 있고 상대배우를 믿고 가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정호연 씨에게 '네가 곧 새벽'이라고 한 이유, 그렇게 느끼신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눈빛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에피소드 마지막에 제가 천장을 바라보는 눈을 감독님이 현장에서 너무 좋다고 칭찬해주셨다. 인터넷 반응도 '정호연만이 할 수 있는 감정과 눈빛이 있다'라고 말씀을 해주시더라. 너무너무 감사했다.

-내면의 아픔을 갖고 있는 새벽이지만 겉으론 표현하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감정 표현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새벽이는 리액션이 없는 아이다. 특히 초반에는 리액션을 안 하는 게 어렵더라. 표현을 안 하긴 하는데 또 아예 안 하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하다보면서 새벽이가 몸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들이 생기더라. 그러면서는 리액션을 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하는 시간들이 조금 더 짧아졌다. 그래서 바로 리액션이 없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몸과 머리로 이해했다. 이게 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많은 배우 선배님들이 인터뷰를 할 때 '이 캐릭터로 살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시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배우 정호연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겡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정호연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겡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새벽이로 살아가면서 정호연 씨에게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을까요?

새벽이는 남을 위하는 캐릭터다. 저는 사실 새벽이라는 캐릭터를 만나기 전에 개인주의,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새벽이라는 친구는 게임에 들어오는 목적 자체도 가족을 위해서지 않나. 그런 점이 캐릭터로 다가가기 힘든 점이지만, 제가 새벽이를 겪고 나서 제일 변화된 점인 것 같다. 나의 개인적인 이익도 이익이지만 남을 생각하고 남을 위해서 사는 삶이 가치 있는 삶인 것 같고 그런 삶을 살고 싶은 사람으로 변했다.

-'오징어게임'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 작품에서 해보고 싶은 캐릭터, 자신 있는 캐릭터가 있을까요?

자신 있는 건 없을 것 같다. 캐릭터들마다 다를 것 같고 해보고 싶은 것은 많다. 긴 호흡을 갖고 연극처럼 흘러가는 연기도 해보고 싶고.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이번에 만났던 선배님들을 다시 다 만나고 싶다. 너무 좋았다.

-정호연 씨에게 '오징어게임'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요?

뜨거웠던 여름밤의 꿈 같다. 여름에 주로 촬영을 하고 후덥지근한 날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에피소드를 촬영했던 날이 떠오른다. 뜨거운 여름밤의 꿈으로 남지 않을까.(웃음)

-정호연 씨에게 기대가 많이 쏠린 상황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어떻게 되시나요?

새로운 작업환경, 새로운 분들을 만나는 게 가장 기대가 된다. 부담도 많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연기적으로 많이 부족하기에 제가 더 많이 발전해야한다. 하루하루, 열심히, 꾸준히, 최선을 다해서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관심이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모두들 신나게 제 다음 스텝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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