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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마이 네임'의 '지우' 머리


'오징어 게임(Squid Game)'에 이어 '마이 네임(My Name)'도 넷플릭스 세계 탑 10위 안에 들며 K-Drama 열풍을 이어 가고 있다. 이는 자막을 읽어야 하는 우려를 깨끗이 씻어주는 현상이다. 늘 영어로 된 드라마가 탑 10을 차지하다 보니 우리가 자막을 읽기에 바빴지만 이 두 K-Drama는 오히려 외국인들이 영어 자막을 읽어야 했다. 영어 번역을 동시에 보다 보면 한국식의 맛깔스러운 표현이 정확히 전달되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외국인을 붙잡고 설명해 주고 싶은 마음까지 들곤 한다.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 영화에 상당한 투자를 하지만 늘 고민거리는 자막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극복하며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시청하도록 만든 것 중 하나는 바로 시각적인 자극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빨간, 초록색의 복장과 동심을 자극하는 파스텔 톤의 컬러가 우리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면 '마이 네임'은 배우 한소희(지우 역)의 연기력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마이네임' 한소희 스틸컷이 공개됐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네임' 앙상블 포스터가 공개됐다. [사진=넷플릭스]

한소희의 연기 변신과 함께 비주얼 변신은 단연 단발머리였다. 긴 머리의 청순한 이미지와 다르게 짧은 머리, 항공점퍼(bomber jacket), 라이더 자켓(rider jacket), 카고 팬츠(cargo pants)에 군화(military boots)까지 새로운 변신을 위해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터프한 룩을 선보였다. 액션연기를 위해 찌웠다는 10kg는 대체 어디에 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가냘픈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력과 함께 '단발병 유발자' '단발 뽐뿌'(뽐뿌: pump의 속어로 펌프질하듯 욕구가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수식어를 만들며 연일 화제의 대상이다.

단발머리는 밥(bob)이라고 하며 이는 1920년대 미국의 패션 리더였던 유명한 댄서의 이름이었다. 아이린 캐슬(Irene Castle)은 자신의 이름을 캐슬 밥(Castle Bob)이라고 바꿔 소개하면서 짧은 단말머리를 하고 등장했다. 그 헤어 스타일이 급속도로 미국 전역에 유행하면서 그의 이름이 단말머리의 일반 명사가 된 것이다. 지우의 단발은 숏 단발에서 약간 긴 중단발로 이는 long과 bob을 합쳐 'lob'이라고 한다. lob 은 턱선에서부터 쇄골(collarbones)까지 닿는 중단발을 뜻한다.

중단발에 레이어드 컷(layered cut)을 한 머리를 흔히 허쉬 컷(hush cut)이라고 하는데 이는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명칭이다. 영어로는 와일드 한 이미지 때문에 wolf cut 또는 mullet이라고 한다. Mullet의 사전적의미는 숭어과의 어류를 뜻하며 헤어와 관련된 명칭은 1981년 뉴욕에서 결성된 팝 그룹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의 노래 'Mullet Head'(얼간이, 멍청이라는 속어)에서 유래됐다. 이 노래의 히트와 함께 멤버들의 헤어스타일도 유행했다. 당시 멤버들은 앞은 짧고 뒤는 긴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는데 이 것이 남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노래 제목이 일반 명사화 된 것이다.

검은 옷, 흑발, 하얀 피부, 특히 시드루 뱅(see through bang) 사이로 보이는 눈빛 연기가 지우의 단발머리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름이라는 매개체가 자신의 의지와 다른 삶을 살게 하기에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이름을 바꿨다는 스토리 라인을 갖춘 마이 네임. Bob, Mullet처럼 지우(Ji Woo) 만의 고유명사를 가져도 될 만한 한소희의 연기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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