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뷰's PICK] '흙의 연금술사' 김지아나


[조이뉴스24 엄판도 기자] 어둠이 내리고 빛의 시간이 되자 흙으로 빚은 작품들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흙안에 숨어 있다가 스멀스멀 새어 나온 빛의 추상이 현란한 춤을 춘다.

김지아나 작가가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

지난 12월 16일 시작해 내년 1월 23일까지 서울 동대문 DDP 갤러리문에서는 “생성과 소멸 그리고 그곳(Creation and Extinction and Right There)”이라는 주제의 기획전시가 열린다.

(주)디자인뮤 컴퍼니와 김지아나 아티스트가 콜라보한 행사다.

‘흙의 연금술사 (The Alchemist Of Clay)'로 불리는 아티스트 김지아나의 작품을 빛과 향기, 언어의 세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감상할 수 있다.

생성과 소멸의 의미를 담고 있는 흙을 소재로 한, ‘자연의 삼라만상처럼 인간의 삶 또한 시작과 끝이 맞물려 있다’라는 작가의 인생 철학이 녹아 있는 작품들이다.

“어둠이 내린 후 오셔야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작가의 소중한 팁.

아티스트 김지아나.

한 눈에 보아도 엄친녀다. 미모와 실력을 두루 갖추었다.

미국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을 졸업하고 예술과 미디어로 유명한 몬트클레어 주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강의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작품에 몰두하자는 마음이 더 컸다.

“아티스트는 무당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진정한 아티스트의 경지에 미칠 수 없다.

엄친녀였던 그녀의 삶은 순탄했고 무난했다.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좋은 대학 나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최고의 삶인 줄 알았다.

유명인들의 레퍼토리처럼 어릴때부터 아티스트를 꿈꾼 것도 딱히 아니었다. 스스로도 아티스트가 될 줄 몰랐고 흙에 빠져들 줄은 더욱 몰랐다고 했다. 운명처럼 그 길로 들어섰다.

어릴때부터 혼자 있는 게 편하고 좋았다는 소녀는 삶에 대한 사색에 빠지는 날이 많았다.

조숙했던 걸까

그러면서 결국 사람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창조주가 흙으로 사람을 빚었듯이 흙으로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결심을 하지 않았을까

미국 유학시절, 그녀는 흙을 화두로 삼고 밤낮없이 흙을 연구했다.

수없이 주무르고 치대고 펴고 늘이며 흙의 물성을 터득하려 했을 터.

그렇게 일주일이 넘게 흙과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지쳐가던 때 ‘문득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고 한다.

유레카!

깨달음의 순간이었다.

물아일체(物我一體)

‘흙과 다투지 말고 흙하고 놀자’

흙의 물성을 터득하자 흙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마음이 편해졌다,

이 무렵 선데이 뉴욕 타임즈에서는 그녀의 작품을 ‘흙으로 만든 오브제’라고 비중있게 소개했다.

‘흙의 작가’ 김지아나가 세계 무대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순간.

김지아나 작가 [사진=문수지 기자]

“흙은 자유자재로 형태가 변하는 물처럼 무한한 조형적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 작가는 흙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작품에 녹여 내고 있다.

그녀는 현존하는 작가중 흙을 가장 잘 이해하고 다룰 수 있다고 자부했다.

부드러운 자신감이 넘친다.

김 작가는 세계적인 문화예술 후원단체인 보고시안 재단의 한국 최초 레지던시(입주) 작가로 활동중이다.

레지던시 작가의 의미를 묻자 ‘쉽게 말해 국가대표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웃는다.

김 작가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작품 활동이 많다.

뉴욕,마이애미,브뤼셀,룩셈부르크,상해,홍콩 등에서 초대 개인전 17회를 열었고, 100회 이상의 미술관과 갤러리 전시회를 가졌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프랑스 소시오떼 빅,생투엥 셀리오 등에서 김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작품 가격이 많이 올랐겠어요?”라는 우문에 “작품을 기다리는 줄이 좀 길어요”라는 현답이 돌아왔다.

SNS를 하느냐는 조심스러운 질문에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단다.

그녀가 휴대폰을 꺼내 보여 준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2317명.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충성도면에서는 둘 째 가라면 서러워할 팔로워들이다.

대체불가능한 토큰(NFT) 작품도 구상중이다.

효성그룹의 플랫폼에 NFT 첫 작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기는 내년 5월께.

“흙과 빛으로 마음을 그리고 싶다”

그녀는 요즘 오쇼 라즈니쉬가 설파한 ‘생각의 흐름’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생각과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 낼지 궁금하다.

영원한 작가로 남는 게 그녀의 최고의 바램이라고 했다.

김지아나 작가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그 곳'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문수지 기자]

/엄판도 기자(pand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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