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성장 거듭하는 김혜준, '구경이'로 얻은 것


"프라임 세포=성장세포, 내면의 성장+성취감이 목표"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배우 김혜준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매 작품마다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기존의 살인범 캐릭터와는 완전히 다른 연쇄살인범 K를 완벽히 소화하며 또 한 발 나아갔다. 매번 기대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는 김혜준의 다음 변신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구경이'(극본 성초이, 연출 이정흠)는 게임도 수사도 버벅대는 걸 참지 못하는 전 강력팀 형사 구경이(이영애)가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 김혜준은 극 중 무해한 인상을 갖고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케이를 연기했다.

배우 김혜준이 JTBC 드라마 '구경이'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앤드마크]

평범한 일상을 사는 20대 여성처럼 보이는 케이에겐 비밀이 있다. '죽어 마땅한 놈들'을 가볍게 처단하고 다음 살인을 위한 조력자를 얻는다. 모든 죽음을 사고사, 자살로 위장해 온 케이의 전력은 구경이의 개입으로 인해 비밀이 하나둘씩 풀리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과 드라마 '십시일반', 영화 '미성년', '변신', '싱크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온 김혜준. 조금씩 초석을 다져온 그가 '구경이'에서 잠재력을 터트리며 시청자의 호평을 자아냈다. 회차를 거듭할 수록 케이의 비밀이 드러나고 김혜준은 섬뜩한 살의와 발랄함을 오가는 표정과 목소리 톤으로 케이를 표현해내며 시청자도 함께 빠지게 만들었다.

한 자리에서 대본을 진득하게 읽지 못하는 그였지만 '구경이'는 달랐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정도로 '구경이'의 흡입력은 대단했다. 머릿 속에 그림이 그려지듯이 상세하게 설명된 대본에 김혜준은 '구경이'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명실상부 국내 톱 배우 이영애, 김해숙 등과 호흡할 수 있다는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케이는 너무 매력적이지만, 신인 배우가 하기에는 난이도가 높은 캐릭터다. 자칫하면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내가 살면서 언제 이런 역을 또 맡을 수 있을까 싶었고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돼 임했다. 부담감이 없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구경이가 쫓는 캐릭터가 케이고 모두가 무서워야 하는 존재기에 그만한 힘을 보여줘야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무서울 필요가 없고 오히려 귀여운 게 무서우니 지금 잘 하고 있다'라고 격려해 주셨다."

배우 김혜준이 JTBC 드라마 '구경이'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앤드마크]

케이는 완벽한 살인을 저지르고 죄의식 하나 느끼지 않는다. 웃는 얼굴로 범죄를 저지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사람들 속에 녹아든다. 이를 티내지 않기 위해 사회성을 연기하고 어딘가 모르게 삐걱거린다. 이 모든 것도 사이코패스 케이에 서사를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해맑게 연기하긴 했지만 중간에 헷갈렸던 부분이 있었다. 너무 과장하는 것 같고 오버하는 것 같았다. 부담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감독님께서 확신을 주셨다. 다르게 해도 이상할 것 같으니 감독님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처음엔 의심했지만 갈수록 확신이 들면서 변했던 것 같다."

이해할 수 없는 케이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스스로를 세뇌시켰다. 안쓰럽게 느껴졌던 케이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고 세뇌시키면서 하나씩 접근해나갔다. 아무리 세뇌시켜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아무리 주변에서 잘한다고, 괜찮다고 해도 제가 확신이 없으면 걱정이 먼저 드는 스타일이다. 제가 무너지면 극이 흔들리고 케이라는 절대 악이 무너지면 드라마의 악도 흔들리지 않나. 그래서 정신 세뇌를 자꾸 시켰다. 평소에도 저를 다그치는 스타일이어서 스스로를 다독이고 세뇌시키면서 치열하게 하려고 했다."

배우 김혜준이 JTBC 드라마 '구경이'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앤드마크]

김혜준의 고뇌가 치열하게 담긴 '구경이'는 시청률에선 아쉬움을 자아냈으나 넷플릭스에서는 '오늘의 TOP 10'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마니아층이 형성되는 것을 보며 힘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작품을 보는 경로가 정말 다양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유입 방법도 다양해졌고. 형식들이 다양해졌다고 생각했더니 시청률에 연연해하지 않게 되더라.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이 좋았고. 저도 SNS에서 체감해서 신나고 설레고 들뜬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했다. 댓글도 찾아보는 편인데 제 연기와 캐릭터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사실 방송 나가기 전에는 불안했는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사실 '킹덤' 시즌1에선 연기 논란이 있었던 김혜준이 어느새 한 작품의 주연 자리를 꿰차고 팬들을 양산하고 있는 모습에서 단기간에 급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다. 공개되는 작품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유미의 세포들'에서 프라임 세포가 있지 않나. 제가 생각했을 때 제 프라임 세포는 성장 세포이지 않을까. 작품을 했을 때 결과물이 좋으면 좋지만, 수치보다도 작품을 했을 때 얻은 게 뭘까 했을 때 내면의 성장과 성취감에 목적을 둔다. 그런 것이 작용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나아갔던 것 같다."

배우 김혜준이 JTBC 드라마 '구경이'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앤드마크]

'구경이'를 통해 한 차례 내면의 성장을 이뤄냈다. 유동적이고 유연한 케이를 연기하며 연기에 자신감이 붙었고 용기를 얻게 됐다. 이제 더 현장에서 자유로움과 재미를 느낀다고 털어놨다.

"재미를 준 현장을 만났다는 게 큰 자산인 것 같다. 배우 김혜준으로서 계산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자유롭고 재미를 느끼면서 현장을 즐겼던 게 조그만 성장이 아닐까. 다가오는 2022년도 '구경이'와 같은 즐겁고 재밌는 현장을 만나보고 싶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게 여기는, 제가 연기하는 재밌는 현장을 느꼈으면 좋겠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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