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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괴이', 구교환의 신선한 표현법


고고학자 정기훈 役 "이웃에서 볼 수 있는 인물 느낌…연기→연기 재밌어서 하는 일"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배우 구교환의 얼굴은 매번 신선하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처럼 살아 숨 쉬고 그의 눈, 손발, 표정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다. 티빙 오리지널 '괴이' 속 정기훈도 익숙한 듯 새롭다.

최근 티빙을 통해 공개된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 구교환은 극 중 기이한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고고학자 정기훈으로 분했다.

배우 구교환이 티빙 오리지널 '괴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영화 '반도'로 연상호 작가와 연이 닿은 구교환은 '괴이'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D.P.'를 끝내고 얼마 되지 않아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라며 "기훈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했다"라고 '괴이'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맡은 캐릭터의 세세한 설정과 전사까지 생각한다는 구교환은 자신이 연기하게 될 기훈에 물음표를 가졌다. 이 역시 캐릭터 몰입 방법의 하나였다. 그는 기훈에 대해 "그냥 궁금하고 호기심을 자극했다"라고 말하면서도 간결한 답변에 머쓱했는지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이게 저한테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고고학자이지만 현재는 괴담을 다루는 유튜버로 활동 중인 기훈. 학자라고 한다면 얼핏 연상되는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기훈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친구 중 하나, 이웃 중 한 명으로 볼 법한 수더분한 이미지와 친근한 분위기로 시선을 잡아끈다. 구교환은 이를 의도했다며 "제가 고고학자라면 어떤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을 것 같았다. 그냥 우리 이웃에 사는 고고학자 정기훈으로 다가갔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같이하며 인사를 나눌 정도의 친근함"이라고 설명했다.

기훈은 아내 수진(신현빈)과 딸을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다 교통사고로 딸을 잃었다. 딸을 잃었다는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가정까지 무너졌다. 정리되지 않은 집, 집안에서 아무렇게나 태우는 담배 등이 이혼 후 온전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기훈을 설명한다. 사고가 나기 전 화목했던 기훈과 수진, 딸 하영(박소이)의 회상 장면을 통해 이들이 얼마나 행복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구교환은 기훈이 수진과 대학 비밀 CC를 했고, 동기들에게 들켰다는 설정을 혼자 만들어봤다고 수줍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작품에 설명이 된다고 해서 배우에게 유리해지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 그건 연출자와 작가의 선택이기 때문에 배우로서는 농담으로서 생각해보긴 했다"라고 첨언했다.

배우 구교환이 티빙 오리지널 '괴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세상에 나타나면 안 되는 귀불이 등장하고, 이의 위험을 알고 있는 기훈은 수진에게 글자 해독을 부탁한다. 이후 수진에게 걸려 온 전화는 기훈을 혼란에 휩싸이게 만든다. 딸을 친 교통사고 가해자가 수진의 근처에 있는 듯하다. 불안감을 느낀 기훈은 귀불이 있는 그곳, 진안으로 출발한다.

아무리 시동을 걸러도 걸리지 않던 차량은 기훈의 간절함을 들었는지 그의 뜻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딸에게 받은 마지막 선물이 수호신인 듯 흔들리고 아내 수진을 지키기 위해 진안으로 달려간다. 구교환은 "기적 같은 현상들은 때론 우연일 수도 있고 우연이 아닐 수도 있는데 기훈의 상황에선 반반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짬짜면' 같은 상황이랄까"라고 재치를 발산하면서도 "기훈에게는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것 같다. 저로서는 기적이었는지, 우연이었는지 정확하게 정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통제된 진안을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기훈은 귀불과 아내가 있는 진안군청에 도착한다. 혼비백산이 된 군청에서 귀불의 눈을 가리고 아내 수진을 구조해낸다. 연상호 작가가 쌓아 올린 서사의 탑이 다소 맥이 빠지는 결말로 마무리 짓는 것에 호불호가 갈린 상황. 구교환은 "극 전체로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정기훈으로서는 수진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고 수진이와 함께 벗어났기 때문에 정기훈으로서는 알찬 엔딩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우 구교환이 티빙 오리지널 '괴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티빙]

독립영화계의 스타에서 영화 '반도', '모가디슈', 넷플릭스 'D.P.' 등 상업 작품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 구교환은 연출도 꾸준히 임하고 있다. 최근엔 유튜브를 통해 '구교환 대리운전 브이로그'라는 단편영화를 게재했으며 시나리오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해서 모르실 수도 있지만, 곧 티 나도록 노력해서 제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연출자이면서도 배우기도 한 그는 어느 한 역할을 맡고 있을 땐 정확한 'ON', 'OFF'가 되는 사람이었다. 연출하지만 배우일 때는 연출자의 시선에서 현장을 바라보지 않았고, 연기에 임할 때도 다르지 않다. 그는 "배우로서 현장을 갈 때 연출자의 태도를 가져가지 않는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공존하는 경우는 제게 없다"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연기를 하는 것도, 연출을 하는 것도 모든 일상이 재미가 있다는 구교환이다. 그는 본인에 대해 "재미를 위해서 억지로 혹은 강제로 무언가를 하지 않기를 원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러 방면에서 '열일'할 수 있는 원동력 역시 '재미'라고. 의무감이 아닌 원해서, 하고 싶어서 자신만의 이야기한다.

어떤 것보다 재미가 중요하다는 그는 "어떤 것 때문에 처음 재미를 느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누군가를 오래 좋아할 때 첫 순간이 기억나지 않는 것과 같다. 계속 오랫동안 좋아했는데 그게 언제 처음이었는지 아득해서 더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매번 하는 작품이 다르기에 더 재밌는 것 같다. 권태기를 느낄 때마다 다른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 재밌어진다. 인생에 재미가 없어진다면? 끔찍하다. 또 다른 재미를 찾지 않을까."라고 진지하게 답했다. 그의 재미가 끊이지 않길 바라며, 그가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새 재미가 기다려진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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