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일반인 부부의 첫 등장에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은 6.9%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김승현의 부모 김언중, 백옥자 부부가 출연한 지난 2회 시청률 7.1%보다 하락한 수치. 그러나 이날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특히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지표인 2049 시청률에서 2.9%를 기록,했다. 주말 밤 퇴근한 아내와 육아를 마친 남편이 만나서 갈등이 폭발한 장면에서는 2049 분당 최고 시청률이 3.6%까지 치솟아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6일 방송된 3회에서는 처음으로 일반인 부부가 출연해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더했다.
대한민국 상위 4.3% 부부로 소개된 이들 부부는 소개 멘트부터 모두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윽고 공개된 4.3%의 정체는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이 5분 미만인 부부'로 밝혀졌다. 올해로 결혼 10년 차에 접어든 주인공 부부는 이미 5년째 대화가 끊긴 소위, '음소거 부부'였다. 이들 부부는 대화는커녕, 서로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며 침묵의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대화가 필요할 때는 메신저를 이용했다. 심지어 공개된 실제 대화창에는 서로에 대한 욕설과 비방만이 가득해 보는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관찰된 부부의 일상은 이중생활이었다. 자녀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한 부모였지만, 아이들만 없어지면 집안은 무거운 침묵만이 가득했다. 아이들의 등원 준비가 한창인 아침, 아내는 메신저로 남편을 호출했고 늦잠을 자던 남편은 말없이 일어나 아이들의 등원을 도왔다. 마치 '맞교대'하는 회사를 연상시키는 광경에 오은영 박사와 MC들은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자정이 넘은 늦은 시간, 퇴근한 아내가 집에 왔지만 남편은 시선을 TV에 고정한 채 아내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한참 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대화가 단 한 마디도 오가지 않았다. 숨 막힐 듯한 부부의 생활에 하하는 "스튜디오에서 보는 우리도 숨소리도 못 내겠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이 법적으로는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이혼한 상태"라고 진단하며 이어 메신저로 대화하는 부부의 상황에 대해 "육아 관련 역할을 나눌 뿐, 이건 대화가 아니다"며 부부 관계를 진단했다.
관찰 촬영 42시간 만에 처음으로 부부의 대화가 포착됐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늦은 시간에 퇴근한 아내가 남편에게 맥주를 마시자고 제안한 것. 힘겹게 용기를 낸 아내의 모습에 MC들은 박수까지 쳤지만, 이어진 남편의 행동으로 스튜디오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아내가 잠시 방에 들어간 사이, 남편이 먼저 맥주를 마셔버린 것.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두 사람의 대화는 이윽고 아이들의 교육 문제로 금세 심각해졌고 어렵게 시작된 두 사람의 대화는 팽팽한 대립 속에 어긋나기 시작했다. 서로의 언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남편은 급기야 집 밖으로 나가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당시 심경을 물었고, 남편은 "말을 먼저 걸어준 아내가 고마웠지만 어색했다"고 답했다. 아내가 "남편이 나를 철저히 무시한다고 느꼈다"고 하자, 남편은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부부가 이런 사이가 된 계기에 대해 남편은 "아내가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밤중에 차를 타고 가다 다툼이 있었는데 아내가 차에서 내린다고 하자 내리고 가버렸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아내는 "남편이 미안하다고는 했지만 제대로 된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소유진은 "사과할 때는 육하원칙에 맞게 정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자, 하하는 "남자들은 항상 이 지점에서 막힌다. 이 퀴즈쇼의 정답을 모르겠다"며 화해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기도 했다.
음소거 부부의 갈등은 자녀 앞에서도 계속됐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부부의 갈등이 폭발했고, 급기야 아이들이 눈치를 보게 됐다. 심지어 아이들이 싸움을 말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 부부는 "싸우는 게 아니다"며 자녀를 달랬다. 오은영 박사는 이 장면에서 아이들 앞에서 다투는 경우 차라리 다투는 게 맞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그렇지만 화해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켜주는 게 더 낫다고 조언했다. 싸우는 게 아니라 대화 중이라고 설명할 경우 자칫 아이들이 일상적 대화와 싸움을 헷갈릴 수도 있기 때문.
음소거 부부의 일상을 모두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상대방이 바뀌기만을 기다린다면 변화하는 것은 없다며 경고했다. 오은영 박사는 "결혼 생활은 원래 쪽팔림의 연속이다. 서로에게 쪽팔려도 상대방이 가장 나를 믿어줄 것이라는 신뢰로 겪고 감당해 나가야 하는 것이 결혼 생활이고, 두 사람은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이들 부부가 겪고 있는 갈등의 핵심을 짚었다. 이어 5년간 대화가 없었던 이들 부부에게 "지인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건 지양해야 하고, 두 사람이 대화할 때는 중재자가 필요하다"며 솔루션을 내렸다. 오은영 박사의 조언으로 한 가닥 희망을 본 뒤, 녹화를 마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며, 이들 부부가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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