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블랙의 신부' 김희선 "스스로 해결한 서혜승, 속 시원"


김희선, 수동적인 과거 캐릭터에서 나아간 '블랙의 신부'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배우 김희선의 변신이 반갑다. '한국형 캔디' 이미지를 벗어나 이제는 조금씩 변주를 주고 그만의 새로운 색을 입히는 김희선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블랙의 신부'에선 그가 여태껏 그려온 캐릭터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전세계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블랙의 신부'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김희선은 극 중 남편의 불륜으로 강남 중산층 주부였다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서혜승으로 분했다. 본인의 남편을 무너트린 진유희(정유진 분)에게 복수하는 내용이 중점적으로 그려진다.

배우 김희선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1990년대에 데뷔해 청순하고 아리따운 외모로 시선을 모았던 김희선은 주로 남자에게 도움을 받는 수동적인 인물을 주로 맡았다. 당시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흐름이었으나 김희선은 답답함을 크게 느꼈다. 이후 드라마계의 흐름이 조금씩 달라지자 김희선은 캐릭터를 통해 맡았던 배역들의 틀을 깨나갔다.

그런 가운데 이번 '블랙의 신부'는 그가 맡아왔던 캐릭터 중 가장 통쾌함을 주는 작품 중 하나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짜릿함을 선사하는 '사이다스러운' 작품은 아닐지언정, 다른 사람에게 피해당하고 '엉엉' 울기만 하던 과거 작품에서 한 발짝 나아가 직접 응징을 가한다는 면에선 시원하고, 서혜승을 응원하게 만든다.

이 역시 김희선이 '블랙의 신부'를 선택하게 된 계기였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했지만, 맡은 역할들이 다 누구에게 맞고 괴롭힘을 당하고 함정에 빠져도 혼자 꾸역꾸역 나오고 버티고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는 캔디 같은 역할을 했었다"라며 "얼마나 답답하냐"라고 토로했다. 그 역시 이전의 수동적인 캐릭터,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이겨내는 캐릭터들에 답답함과 아쉬움을 오랜 기간 느껴왔음을 속 시원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옛날 작품에는 혼자 이겨내고 버텨야 한다는 사회적인 관념이 있었다면, '블랙의 신부' 속 혜승이는 물론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지만 누가 건드리면 가만히 있지 않는다"라며 "시대가 변하면서 캐릭터도 많이 변한 것 같다. '사이다'적인 면이 있다. MBC 드라마 '내일'도 그렇고 서혜승도 그렇다. 한 방을 먹이는 게 제가 봐도 멋있다"라고 작품에 끌렸던 부분을 밝혔다.

배우 김희선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극 중 서혜승은 남편이 진유희에게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복수의 칼날을 간다. 진유희도 서혜승이 자신에게 피해를 줄까 계략을 짜고 위협을 하자 서혜승은 가진 것 없지만, 당돌함으로 진유희에 맞선다. 진유희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다시 또 나타나 더 큰 일을 꾸미지만 결국 마지막에 웃는 건 역시 서혜승이다.

극 초반부 서혜승은 모친의 강요로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해 이를 환불받기 위해 결혼정보회사 렉스를 찾는다. 그러나 그곳에서 남편을 사망케 한 진유희를 만나고 몸을 숨기다 조형물을 깨트린다. 놀란 서혜승은 자신이 망가트린 조형물을 치우기 급급하다. 이후 진유희의 과거를 폭로하려 했던 가면 파티에서 또 때를 놓치기도. 김희선은 이러한 장면들을 찍으면서 엄청 답답했다고 가슴팍을 두드리기도 했다.

그는 "청자 조각을 들고 진유희를 찔렀어야지 그걸 줍고 있다. 파티에서도 타이밍을 놓치고. 나 같으면 찌른다"라면서도 "서혜승이 답답한 면이 많은데 맹수가 타이밍을 위해 온종일 숨죽여서 기다리다 성공하는 것처럼 때를 기다리는 걸로 받아들였다. 사람은 때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희선은 "물론 서혜승이 고구마 같은 면도 있다. 하지만 때를 기다리고 복수하는 것을 시원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마지막에는 진유희 따귀도 때리지 않나. 예전에는 맞았으면 맞았지, 때리진 못했다. 그런 시원한 서혜승을 표현하기 위해 터프하게 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김희선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진유희가 분노에 차 발작하는 것에 가깝다면 서혜승은 차분하고 차갑다. 진유희는 소리를 지르고 화가 나 본인도 어떻게 해야 할 줄 모를 정도로 날뛰지만 서혜승은 적당한 때를 노리고 기다리는 맹수 같다.

이에 김희선은 "누구한테 분노를 느끼면 큰 소리가 먼저 나오지 않나. 오히려 분노에 찰 때 화를 내지 않아도 표현할 수 있는 무서운 방법이 많더라"라며 "화내지 않지만 온화함과 무표정으로 상대방에게 비수를 꽂는 게 더 무섭더라. 그래서 진유희랑 있을 때 기에 눌리지 않으면서 한 방 먹일 수 있는 말, 더 열받을 수 있게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김희선 역시 처음에 대사할 때는 감정이 거세져 강하게 말이 나오지만, 모니터했을 때 강한 감정으론 상대방이 화가 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 감정의 적절한 톤을 찾아 나갔다.

이형주(이현욱 분)와 결혼하기 위해 혈연단신인 진유희와는 다르게 서혜승은 진유희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만 행동한다. 그러던 중 차석진(박훈 분)이 서혜승에게 끌리고 결국 이형주도 서혜승에게 마음을 뺏긴다. 차석진과 이형주 중 누구와 결혼하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치닫고 결국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나름의 반전 엔딩으로 "이게 맞아?"를 연발하게 되는데, 김희선 역시 "생각했던 게 아니어서 좋았다"라고 답했다.

그는 "석진이는 석진이대로 최고로 멋있는 것을 보여주고 형주는 형주대로 매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라며 "혜승이는 형주를 위해 자기가 희생하면서 결혼할 마음을 먹지 않나. 각각 세 명의 진심이 잘 드러나고 최고의 선택을 하게 만들어준 엔딩"이라고 평가했다.

김희선은 '블랙의 신부' 속 서혜승의 당찬 면모, 반전이 섞인 해피엔딩에 줄곧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그는 "억울함을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해서 하면서도 속 시원했다"라며 또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 달라질 김희선의 다음 모습을 기대케 했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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