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오징어 게임'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고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미국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정재는 또 한번 글로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고 새 역사를 썼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지난 해 공개돼 전 세계에서 신드롬급의 인기를 누렸다.
이에 '오징어 게임'은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진행된 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4일 개최된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 시상식에서는 게스트상(이유미),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시각효과상(정재훈 외), 스턴트 퍼포먼스상(임태훈 외),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1시간 이상)(채경선 외)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여기에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2개 부문을 추가하며 총 6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황동혁 감독은 드라마 시리즈 연출 부문에서 한국인으로서 최초 후보에 이어 수상까지 거머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고, 이정재와 이유미는 비영어권 배우로서는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무대에 오른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이후, 많은 분들이 제가 역사를 썼다고 말씀 주셨다. 하지만 저 혼자 이러한 역사를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오늘 밤 '오징어 게임'을 사랑해주신 여러분이 문을 열고 저희를 이 자리에 초대해주신 덕분이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셨기에, 우리 모두가 함께 역사를 썼다고 말하고 싶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는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을 수상하는 마지막 비영어권 시리즈가 아니길 바란다. 그리고 제가 받는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기를 바란다. 시즌2로 돌아오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에미상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며 SAG 배우조합상 남우연기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남우주연상, 크리틱스 초이스 수퍼 어워즈 액션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뉴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등 대부분의 TV 부문 시상식을 휩쓴 이정재는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들과 친구 가족 그리고 소중한 저의 팬들과 이 기쁨을 나누겠다"라고 영광스러운 소회와 뜻깊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이정재는 8년째 공개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임세령 대상 부회장과 손을 꼭 잡고 레드카펫에 서 큰 화제를 모았다. 또 이정재가 호명될 때 옆에서 크게 축하를 하며 굳건한 사랑을 보여줬다. 일과 사랑 모두를 다 잡은, 그야말로 '왕이 된 상' 이정재다.
이후 황동혁 감독, 이정재, 정호연, 박해수, 오영수는 미국 JW Marriott LA LIVE에서 진행된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수상으로 인해 기쁜 마음이 클텐데도 이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진지하게 소감을 밝히며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이정재는 "감독님이 준비해놓은 시나리오와 프로덕션 과정이 너무나도 훌륭했다. 훌륭하게 나온 세트장 안에서 저희들이 연기를 생동감 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그래서 많은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준 것 같다. 촬영은 굉장히 오래 전에 끝이 났지만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제가 여기 와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비영어권 콘텐츠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느냐'다. 이런 어워즈 기간에는 '비영어권 연기로 주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는다. 오늘 이 상을 받고 또 그 질문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기자는 꼭 언어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법이 있다. 언어가 다르다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번 '오징어 게임'의 성기훈을 통해서 수상을 하는 것으로 증명이 된 것 같다"라며 "우리가 어떤 이야기나 메시지 주제로 소통을 할 때 잘 설명하고 전달하는 방법은 연출, 연기적으로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주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주제에 공감하는지가 중요한데, '오징어 게임'이 많은 부분에서 부합한 것 같아서 훨씬 더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이번 에미상 수상이 주는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한국이 만든 이야기가 전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것.
황동혁 감독은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저희에게 일어난 것 같다. 피날레가 이뤄진 것 같아서 뜻깊은 하루였다"라며 "오기 전에는 여기 온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지만 막상 빈손으로 돌아가면 씁쓸해지는 게 사람 마음이라 트로피를 들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행복한 밤이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박해수 역시 "귀중한 자리에 온 것만으로도 큰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긴 시간 동안 여러 시상식을 다니며 자부심을 많이 느꼈다"라며 "저희가 만들어온 귀중한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귀중하게 보여지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 느낀 것이 큰 채찍질이 될 것 같다. 한국 문화 자체가 역사가 되는 순간에 같이 있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고 겸손하게 함께 한 소감을 밝혔다.
또 황동혁 감독은 "교포분들이 '덕분에 위상이 높아졌다'는 말을 하신다. 이런 자리에 나올 때마다 국가대표가 된 것 같은 기분이라 부담감이 항상 있다"라며 "일련의 여행이 잘 마무리가 되어 성원을 해주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뜨겁게 응원하고 지지를 해주는 국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한국 관객들 취향이 까다로워서 조금만 안 맞아도 질책을 하고 나무라신다. 그런 곳에서 영화를 만들고 지나온 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발전하고 더 나은 작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한국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로 좋은 성과를 얻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즌2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그는 "성기훈이 시즌1에서는 실수도 많고 아이 같이 순진무구한데 시즌2에서는 진중하고 심각하고 일을 벌일 것 같은 무거운 인물이 된다. 또 다른 차이점은 다른 게임들이 많이 등장을 할 것 같다. 기대를 해주시고 기다려주셨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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