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김윤진, '자백'으로 입증한 '스릴러 퀸'의 진가


러닝타임 105분간 팽팽히 유지하는 긴장감...김윤진만이 보여줄 수 있는 텐션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두 시간 가까이 전개되는 영화 '자백'에서 긴장의 끈을 팽팽히 끌어당기고 관객을 더욱 몰입시킨다. 알 듯, 알 수 없는,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배우 김윤진이다. 그만이 가능한 연기를 영화 '자백'에서 보여준다.

영화 '자백'은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 유망한 IT기업의 대표지만, 하루아침에 내연녀를 죽인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 분)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윤진은 변호사 양신애로 분했다.

배우 김윤진이 영화 '자백'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양신애는 결백을 주장하는 유민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의 별장을 찾는다. 유민호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라며 소극적인 태도로 이야기를 늘어놓고 양신애는 '만약에'라며 자신이 구상한 사건을 유민호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는 동안 유민호는 양신애가 얼마나 유능한 변호사인지, 어떻게 자신을 변호해줄 수 있을지 마음속으로 판단한다. 양신애는 그런 유민호를 알아차리고 "만약에 제가 지금까지 말한 게 다 반대의 상황이었다면?"이라며 상황을 반전시킨다. 영화의 중후반부까지 양신애와 유민호의 속고 속이는 진술 게임이 이어지는 것.

계속되는 반전에 마음을 쉬이 놓을 새가 없다. 극도의 긴장감을 높은 텐션으로 유지한다. 소지섭과 김윤진의 팽팽한 신경전이 극의 묘미인 것. 높은 긴장감은 초기 대본에서부터 살아있었다. 김윤진은 출연을 제안받고 원작을 보면서 윤종석 감독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대본을 받고 나서 원작을 봤다. 감독님이 각색을 잘했지만, 정서적으로 이렇게 옮기고 후반부는 아예 다른 영화로 만든 게 너무 좋았다"라며 "양신애가 폭력을 쓰지 않고 심리적으로 압박하면서 유민호에게 자백받아내고, 그를 법정에서 벌을 받게 하는 이 우아한 복수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라고 출연을 결정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김윤진은 리메이크작에 들어가기 전엔 원작을 보고 참여하는 편이라고. 그는 "잘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리메이크하지 않나. 별론데 리메이크할 이유가 없다"라며 "리메이크하는 이유를 보고 싶고 오리지널 작에서 도움받을 수 있으면 받는 게 너무나도 도움이 되니까"라고 말했다.

배우 김윤진이 영화 '자백'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극에서 김윤진은 1인 2역을 맡았다. 극 초반엔 양신애였다가, 이후 진짜 정체가 공개된다. 김윤진은 극 초반과 중후반부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일 고민스러웠던 부분이었다. 진실이 밝혀지고 난 다음부터 정석대로 하는 게 맞지만, 그 전의 연기가 부담스러웠다"라며 "정체가 공개되기 전 너무 아무렇지 않게 연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다 보고 나서 '배우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진짜 변호사처럼 하는 것도 이상하고 그렇다고 관객들이 눈치를 챌 정도로 보여주면 안 되고. 그래서 더 힘들었다"라고 토로했다.

윤종석 감독은 김윤진에게 '반의반 스푼만 연기해달라'라고 디렉팅을 했다고. 소지섭도, 김윤진도 입을 모아 말했던 윤종석 감독의 섬세한 디렉팅이었다. 김윤진은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당연히 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종이를 어디로 펼쳐서 놓는 각도까지도 중요하다고 하더라"라며 "각도나 사전 준비를 굉장히 철저하게 하셔서 감독님이 영화를 잘하고 싶은 열정이 저한테도 전염이 됐다. 열심히 하고 싶었고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참 좋은 자극받았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배우 김윤진이 영화 '자백'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야말로 훈훈한 현장이었다. 김윤진은 윤종석 감독에게 자극받았고, 소지섭은 김윤진에게 자극받았다고 털어놨다. 그 많은 대사를, 통으로 외어와 소지섭을 긴장시켰다. 김윤진은 "대본을 통으로 외우는 건 당연하다"라고 연기 장인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많은 주문이 들어올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디렉팅이 들어올수록 더 외웠고 최대한 감독님을 위해서 유연하게 현장에 있고 싶었다"라고 했다.

김윤진은 대본을 철저하게 외울 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뒷받침하기 위해 외적으로도 신경을 썼다. 양신애가 아닌, 암 투병 중이던 이희정은 아주 짧게 등장하지만, 그마저도 쉽사리 넘길 수 없었다. 아들을 잃고 영혼이 찢겨나간 엄마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막연한 모성애를 떠나서 한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 사람이 이 세상에 없어져서 벌어지는 이 여파를 제 얼굴로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다이어트 했다. 일주일 동안 2.5kg 정도 확 뺐다. 편안한 얼굴이 아니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원작 '인비저블 게스트'와 '자백'은 같은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결말은 상당히 다르다. 반전에 그치지 않고 죄를 받게 된다는 닫힌 결말이다. 김윤진은 감정을 최대한 덜어내는 방식을 좋아하는 윤종석 감독의 연출법이라고 전하면서 "이게 원작과의 차이다. 원작은 반전을 위해서 달려가는 영화였고 우리는 반전도 있지만, 캐릭터의 감정과 공감을 충분히 끌어내 여운을 즐길 수 있다"라고 비교했다. 그는 여러 버전의 엔딩을 찍었고 지금의 결말이 마음에 든다고 만족했다.

배우 김윤진이 영화 '자백'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1996년 드라마 '화려한 휴가'로 데뷔해 영화 '쉬리', '밀애', '세븐 데이즈', '하모니', '이웃사람', '국제시장' 등 굵직굵직한 작품을 맡아왔다. 여러 작품을 통해 '스릴러 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아직 악역을 맡은 적이 없어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그는 "악역 진짜 자신 있다. 신뢰를 주는 사람이 뒤통수를 치면 무서울 것 같지 않나. 신뢰감이 있는 역할을 많이 해왔으니 정반대의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라며 "우리 작품에서도 소지섭 씨가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 달라 신선하고 좋지 않았나. 저도 그런 거 하고 싶다"라고 열의를 드러냈다.

무엇보다도 김윤진은 한국 연예인 중 최초로 미국 드라마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금처럼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양한 OTT로 해외 진출의 벽이 낮았던 것과는 달리 김윤진은 노력과 근성만으로 자리에 올라 세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힘든 시기를 거쳐 배역을 따냈던 과거의 자신과 달리 현재 해외 진출이 용이해진 것에 "질투 난다"라고 솔직한 감정을 고백하기도.

그는 "대한민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찍어도 전 세계에서 스타가 될 수 있는, K-콘텐츠가 이런 위치에 올라왔다는 것은 너무나 기적적이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라며 "이 좋은 기회를 잡아서 길게 유지했으면 좋겠다. 제일 좋은 건 영어를 안 써도 되는 게 제일 좋지 않겠나.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다. 제 일처럼 기쁘고 이 열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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