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가수 겸 이승기가 데뷔 후 18년을 함께해온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 분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권진영 대표의 법인카드 횡령 의혹이 제기됐다. 권 대표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개인 재산을 처분하겠다"며 '책임'을 강조했지만, 횡령 의혹 유무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30일 디스패치는 권진영 후크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016년 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약 6년 동안 법인카드로 약 28억 원을 유용했으며, 그 기간 연봉으로도 26억 원을 챙겼다고 보도했다.
권 대표의 법인카드 한도는 한 달 약 8천만원이다. 명품 구입으로 약 18억 4천만원을 사용했으며, 사적 여행으로 간 호텔 숙박비와 사이버 머니 결제와 에스테틱, 온라인, 병원비까지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친동생을 후크 직원으로 고용해 4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퇴직금을 챙겨줬으며, 모친에게 5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내줘 1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심지어 명품 L사에서 일하던 직원에게 1천만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선물하기도 했다고.
반면 이승기 팀의 법인 카드 한도는 200만원으로, 권 대표는 이승기 매니저와의 대화에서 "너무 많은 지출을 삼가라" "개인 카드 사용을 유도하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후크 경영진의 법인 카드 사용 내용처도 충격적이지만, 유명 배우를 다수 보유하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사의 내부회계 관리 감사와 허술한 운영 실태도 충격적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경영진의 '깜깜이 횡령'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실 여부에 대중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권진영 후크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직접 입장을 내놨다.
권진영 대표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매니저로 25년을 살았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번 일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은 처음 겪는다"며 "어떤 다툼이든 오해든 그 시작과 끝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내가 25년을 다해 만든 회사 후크 엔터테인먼트에게도 그리고 지금 소속 연예인들에게도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기를 바란다"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또한 "이승기씨 관련 다툼에도 온전히 책임지는 자세로 낮추며 제가 지어야 할 책임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개인 재산을 처분해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권진영 대표는 '책임'을 강조했지만, 정작 해당 입장문에는 '중요한' 내용이 빠졌다. 이날 제기된 횡령 의혹의 사실 여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지금까지의 일들을 에둘러 "이번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만 표현했다.
이승기와 소속사의 갈등을 단순히 곪아터진 '감정 싸움'으로 치부하기 어렵게 됐다. 음원료 정산금 미지급 등 금전적 채무 관계와 불합리와 계약, 직원들을 상대로 한 갑질 의혹, 법인카드 횡령까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많다. 비단 이승기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업계에서 탄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후크엔터테인먼트는 각종 의혹들을 속시원하게 해명하지 못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고, 오너리스크에 좌지우지 되는 엔터 산업에 대한 불신도 확산되고 있다.
후크의 자랑이던, 탄탄한 패밀리십도 무너지고 있다. 자랑해오던 대표는 "소속연예인들에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길 바란다"며 절절히 호소했지만, 이미 소속 연예인들의 명예와 이미지에도 '흠집'이 나고 있다. 후크가 공들여 쌓은 25년이 무너지고 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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