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국내 대표 K팝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전격 인수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자마자 전격 인수가 성사되며 경영권 지분 싸움에 불이 붙었다.
10일 하이브는 SM 설립자인 이수만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14.8%를 4천22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하이브는 SM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하이브는 SM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 공개 매수에도 나선다고 밝히며 SM인수를 공식화 했다. 이수만 대주주가 하이브와 손잡고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게 된 셈이다.
같은 날 SM엔터테인먼트는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SM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뿐만이 아니라 그간 SM이 아티스트와 함께 추구해 온 가치들까지 모두 무시하는 지분 매각 및 인수 시도가 논의되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힌지 불과 1시간도 채되지 않아 인수를 알린 것.
SM은 "팬, 주주 중심의 회사로의 전환과 도약을 앞두고 있는 만큼, 모든 임직원, 아티스트와 함께 힘을 모아 이번에 보도되고 있는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SM의 경영권 분쟁은 카카오가 2대 주주로 올라선 이후 본격화 됐다.
카카오는 지난 7일 이수만 지분 매입이 아닌 신주 발행과 전환사채 방식의 지분 확보를 전격으로 발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수만의 현 SM 지분율은 18.46%로, 카카오가 9.05%를 확보하는 유상증자 이후에는 지분율이 더 떨어진다. 이에 이수만 대주주는 카카오 대상 유증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SM은 이날 카카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경영권 분쟁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SM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SM 3.0의 첫 걸음"이라며 "SM이 보유한 IP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 SM이 그리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의미에 대해 카카오 측과도 충분히 소통하고 합의해 왔다. 결국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경영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최대주주가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어떠한 관련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최대주주인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사업체 라이크기획과 계약 해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SM 측은 " 2004년부터 개인사업체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을 유지해왔다. SM은 "이 전 프로듀서의 역량과 업적에 대해선 SM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만 오히려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프로듀싱 계약의 문제점에 대하여 조기에 인지하지 못했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부의 목소리가 미미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부터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구체적인 의견 제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대주주 홀로 매년 영업이익의 상당한 부분(2015년부터 2021년까지 최저 27%부터 최고 199%까지)을 수취하는 구조로 인해 배당 등 주주환원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문제제기가 본격화되자, SM 내부에서도 점차 이러한 문제점을 생생하게 깨닫게 됐다. SM과 SM의 아티스트를 누구보다 사랑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 관심과 우려의 목소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됐다"고 계약 해지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주주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원점에서부터 객관적인 검토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2022년 9월 15일 계약 조기종료 통보, 2022년 10월 14일 당사의 이사회 결의에 의해 2022년 12월 31일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SM은 "우리는 'SM 3.0' 시대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겠다"며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과 명예가 집중됐던 과거에서 벗어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 집단 지성이 모여 함께 아티스트를 성장시키고, 그 기쁨과 보상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