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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조관우 "연기와 그림, 제2의 인생 열었다…음악도 포기 안해"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할 수 있는 건 노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연기와 그림이 느닷없이 찾아왔죠."

데뷔 30년, 조관우의 시계는 바쁘게 흘러가고 있다. 연기를 하고 있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본업'인 무대에도 오르고 있다. 20년 넘게 가수로만 지냈던 그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고, 이제는 '아트테이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조관우의 지난 시간은 그야말로 파란만장 했다. 1994년 '늪'으로 데뷔해 가요계를 평정했고, '아름다운 가성'의 소유자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굴곡도 많았고 슬럼프도 있었다. '나는 가수다'로 전성기를 맞았지만 성대 결절로 좌절했고 힘겨운 나날도 보냈다. 막다른 골목에서 연기를 하게 됐고, 또 그림을 그리게 됐다. 제2의 인생, 제3의 인생을 얻었다.

한참 촬영 중인 한 영화에 특별출연하고, 그림 전시회까지 참여하느라 쉴 틈 없이 바빴던 조관우를 만났다.

조이뉴스24가 주최하는 '제7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홍보대사를 맡은 '한국의 파리넬리' 가수 조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조이뉴스24가 주최하는 '제7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홍보대사를 맡은 '한국의 파리넬리' 가수 조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미술작가' 조관우, 재능기부 전시회 참여 "취미로 시작했는데"

요즘 조관우는 '그림'에 푹 빠져있다. 조관우는 "그림은 처음에 취미로 접했는데 잡념이 많이 사라졌다. 그림에 집중하다보니 근심이 해소되는 걸 느꼈다. 하다보니 욕심이 생기더라"라며 "손톱이 깨끗할 날이 없다"고 웃었다.

조관우는 자신의 음악세계를 표현하고자 그림을 시작했다. 어느날 문득 20대 시절 음악이 그리워져서, 스케치북에 연필을 들고 자신의 자화상을 그린 것이 시작점이었다. 그림을 그리며 평온함과 행복함을 느꼈고, '재능기부' 기회가 찾아오면서 더 욕심이 생겼다.

지난해 데뷔전을 갖고 미술작가라는 타이틀까지 추가한 그는 내달 7일까지 마포문화원 갤러리에서 열리는 발달장애인 기부전시 'MoM X ASEUM'에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조관우 작품들 [사진=윤스토리엔터테인먼트]
조관우 작품들 [사진=윤스토리엔터테인먼트]

"저와 가까운 사람들은 '니가 무슨 그림을 그려? 노래를 해'라고 해요.(웃음) 응원메시지와 축하해준다는 반응이 많아요. 노래도 연기도 배운적이 없고 그림 또한 배운 적이 없는데 기회가 찾아왔어요. 아버지가 예술을 하시니까 그런 감각이 그림에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아직까지 화가라는 말을 듣기에 너무 부족하고 어색하죠."

특히 발달장애인을 돕는다는 취지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를 위해 밤을 새며 작품을 준비했다고. 이번 전시회에 13점을 출품했는데, 이 중 1~2점을 제외하고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새롭게 준비했다.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이 스며들어 탄생한 그림들이다.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밤샘 작업도 해요. 한 작품을 그리기 위해 열 개 이상 망치는 경우도 많아요. 좋은 취지의 전시회라 더 욕심내서, 더 열심히 그림을 그렸어요."

'재능기부'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자랑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거듭 이야기 했다.

"과거 한참 활동할 때 어린이보호재단에 있으면서 기부도 하고, 방송사에 수재의연금도 냈는데 굳이 알리고 싶지 않더라구요. 방송사에서 사진을 보내달라고 할 때도 보내지 않았어요. 악용하는 것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조용히 하고 싶었어요. 그림으로 재능기부 기회가 있다는게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요. (누군가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그림을 그리려고 하다보니 부담스러운

마음도 생기더라구요. 그래도 좋은 전시회가 열리면 기증도 하고, 돕고 싶어요."

◆ "노래에 대한 한계 느낄 때 연기 시작, 제2의 인생 열었다"

조이뉴스24가 주최하는 '제7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홍보대사를 맡은 '한국의 파리넬리' 가수 조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조이뉴스24가 주최하는 '제7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홍보대사를 맡은 '한국의 파리넬리' 가수 조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조관우의 또다른 탈출구는 연기다. '그 사람이 조관우였어?'라는 소리를 종종 들을 만큼 작품 속에서 또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조관우는 JTBC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로 불혹이 넘은 나이에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 영화 '조선 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에서는 묘한 악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심었고, 사극 '어서와 조이'에서는 왕 역할을 맡기도 했다. 영화 '세.하.별'에서는 주연으로 활약했고, 최근에는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에서 비중있는 캐릭터를 맡아 촬영을 마쳤다.

가수 외길만 걸었던 조관우에게 연기는 또다른 매력이 있었다.

"노래에 대한 한계를 느꼈을 때 연기를 시작했어요. 가수라는 직업은 저를 심판대에 올려놨어요. 경연대회에 나갔고, 성대결절이 와서 수술을 하게 됐어요. 그 무렵에 연기를 하게 됐어요. '노래로 생계가 될까' 걱정이 될 때였는데, '한 번 해보자'고 했어요. 힘들 때 연기가 저를 살렸어요. 한참 나라에 행사도 없고 발목이 묶여있을 때 영화가 들어오고 그랬죠. 저에겐 제2의 생명 같이 다가왔어요. '연기가 너무 하고 싶다'가 아니라, 그렇게 우연히 기회가 되서 찾아왔는데 빠져나오지 못할 만큼 너무 매력이 있었어요."

조관우를 '청담동 살아요'에 캐스팅 하며 인연을 맺었던 김석윤 감독은 "그만이 할 수 있는 배역이 있다"고 빛나는 선구안을 자랑했다. 조관우는 "연기를 하다보니, 나도 모르는 내면이 발견됐다. 다른 연기자가 안 갖고 있는 연기가 나온다고 하더라"고 했다.

작품에 깊게 몰입하는 편이라는 그는 "'조선명탐정'을 찍고 악역에서 못 빠져나와 3개월 고생을 했다. 내가 차려준 선식을 둘째 아들이 안 먹으니까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 그 정도로 극에 빠졌다"고 웃었다.

조관우는 "연기는 내 전문분야가 아니지만 즐겁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나를 찾는 작품이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출연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 "노래는 내게도 도전, 포기할 생각 없다"

조이뉴스24가 주최하는 '제7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홍보대사를 맡은 '한국의 파리넬리' 가수 조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조이뉴스24가 주최하는 '제7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홍보대사를 맡은 '한국의 파리넬리' 가수 조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그림으로, 연기로 활동 영역을 넓혔지만 조관우는 '가수'라는 타이틀이 가장 익숙하다. 지난 30년 동안 대중가요계에 길이 남을 무수한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지난 1994년 데뷔해 '늪'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 '님은 먼곳에', '꽃밭에서' 등 히트곡을 선보이며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데뷔 초엔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했고, 조관우의 아버지인 국창 조통달 덕에 '명창 가문'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팔세토 창법' 등도 조관우를 설명하는 연관 검색어 중 하나다.

단순히 히트곡을 부르는 가수로 설명되진 않는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동시대의 슬픔, 사회적 이슈 등을 꾸준히 노래해왔다. '실락원'은 성수대교 붕괴 아픔을, '유배'는 현대판 고려장을, '엔젤 아이즈(Angel Eyes)'은 동성애 이슈를 다뤘다. '풍등'은 세월호 참사를 애통해하는 추모곡이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헌정 곡 '그가 그립다'도 불렀다.

"아팠던 현대사를 끄집어내 노래를 많이 했어요. 그런 부분들이 많이 감춰졌고, 뮤직비디오가 갑자기 차단되는 경우도 있었죠. 저희 아버지가 제게 '유행가 부르는 가수가 되지 말라'고 했어요. 지금 가수 인생이 끝난다고 해도, 먼훗날 기억될 만한 가수가 되길 바란다는 의미이지 않을까요. 그런 음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조관우는 지난 2021년 7월 발표한 '엄마의 노래', 10월 발표한 '비가 오려나' 싱글 앨범을 끝으로 1년이 넘는 공백기를 갖고 있다. 그는 현 음원 시장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면서도 "팬들이 긴장해서 내 노래를 찾을 수 있고, 묻히지 않게 해준다면 음악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힘주어 이야기 했다.

"제게도 노래는 도전이에요. 공부를 안하면 이길 수가 없어요. 연기와 그림도 마찬가지구요.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조이뉴스24가 주최하는 '제7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홍보대사를 맡은 '한국의 파리넬리' 가수 조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조이뉴스24가 주최하는 '제7회 희망찾기 등산‧트레킹교실'홍보대사를 맡은 '한국의 파리넬리' 가수 조관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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