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신나라레코드, 어떻게 손절하나요?"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가 음반 판매사 신나라 레코드를 종교 집단 아가동산의 자금줄로 지목하면서 가요계가 신나라레코드 '손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계약으로 묶여 있는 신나라 레코드를 끊어내는 게 가요기획사 입장에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당근'을 흔들고 있으니, 팬들의 현명한 구매 철학이 더욱 필요한 지금이다.
◆아이브, 신나라 예판은 하지만 공지에선 '쏙'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아이브는 최근 내달 발표하는 첫 정규 앨범 '아이해브 아이브'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소속사는 팬카페를 통해 핫트랙스, 알라딘, 예스24 등 예약 판매 링크를 공유했으나, 신나라레코드의 링크는 올리지 않았다. 신나라레코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아이브 앨범을 예약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소속사는 이를 따로 알리지 않았다.
예약 판매를 안 하면 되는데, 왜 예약 판매는 하면서 굳이 알리지 않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계약 때문이다. 대부분의 가요 기획사는 음원, 음반 판매 유통사를 끼고 업무를 본다. 이 유통사가 신나라레코드 같은 음반 판매처와 계약을 하고 납품을 하는 것이다. 유통사에게도 신나라레코드는 오랜 시간 신뢰가 쌓인 고객사고, 신나라레코드도 수많은 유통사들과 이미 계약을 맺은 상태다.
만약 한 가요 기획사가 일방적으로 신나라레코드에 예약 판매를 거부하게 되면 계약 위반이다. 신나라레코드는 이를 이유로 가요 기획사에 소송을 걸 수 있다. 때문에 현 상황에서 가요 기획사가 신나라 레코드를 손절하고 싶다고 한들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예약 판매는 하되 자체적으로 공지를 하지 않는 정도인 것이다.
◆"특전, 팬사인회 하지 말아야 하나" 기획사의 고민
아이돌 팬덤 주류인 10~30대가 OTT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세대이기도 하므로 가요 기획사 입장에서도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한 '나는 신이다'로 인한 파장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계약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각 음반 판매처에 배부되는 특전, 판매처와 함께 개최하는 팬사인회 등에 차등을 두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음반 판매처마다 다르게 배포되는 포토카드 형식의 특전은 계약으로 묶인게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신나라레코드에서 구매할 시 특전을 빼거나 특전의 퀄리티를 조정하려는 논의도 있다.
또 음반 판매처와 함께 하는 팬사인회 같은 이벤트 역시 신나라레코드와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팬사인회는 특정 판매처를 거치지 않아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요 기획사가 팬들에게 "우린 최선을 다했습니다"라고 말하는 일종의 시그널인 셈이다.
◆K팝 팬들의 현명한 구매 철학도 필요
가요 기획사가 예판 물량이 줄어들 것을 각오하고 예약 판매 링크를 공개하지 않고 특전을 줄이고 팬사인회를 하지 않는다고 한들, 팬들이 신나라레코드에서 음반을 구매해 버리면 소용이 없다. 팬들이 자체적인 구매 철학을 가져야 이 모든 것이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조이뉴스24에 "팬덤에서 자체적으로 신나라레코드 불매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팬들 각자가 가진 구매 철학"이라 강조했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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