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조팬텀' 조승우가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얼굴이 반쯤 가려진 마스크 뒤로 조승우의 미소가 번졌다. 열정적인 공연에 기립박수로 화답한 관객들은 세번의 커튼콜이 끝나는 순간까지 환호성을 멈추지 않았다.
1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배우 조승우(오페라의 유령 역), 손지수(크리스틴 역), 송원근(라울 역)이 열연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제작 에스앤코) 한국어 공연이 펼쳐졌다. 이는 13년 만에 한국어로 선보이는 '오페라의 유령'인 동시에, 부산에서 선보이는 첫 한국어 공연이었다.
이날은 조승우의 첫 공연을 보기 위해 각지에서 팬들이 찾아왔다. 전석 매진의 현장답게 현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에서 온 한 관객은 "조팬텀의 실물영접을 위해 부산을 직접 찾았다"라며 "첫공연을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연의 시간이 다가왔다. 암전 직전 객석에는 숨막히는 정적이 흘렀다. '조팬텀'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기대감과 설렘이 묻어났다. 막이 오르고, 관객들은 어느새 파리의 오페라하우스에서 벌어진 황홀하고 신비한 이야기에 몰입했다.
"배우로서 2막을 향해 도약해야 할 때 선물처럼 다가온 작품"이라고 밝힌 조승우는 20여년의 기다림과 간절함을 무대 위에서 폭발시켰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자타공인 섬세한 완급조절로 마스크 뒤에 슬품을 감춘 '오페라의 유령'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선 소프라노 출신 손지수는 싱그러운 20대의 크리스틴을 완성하며 새로운 프리마돈나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풍부한 성량과 표현력으로 완성된 손지수의 'Think of me'는 관객들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가수 출신 배우로, 13년간 실력을 벼려온 송원근은 남성적이고 강인한 매력의 라울로 분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페라의 유령'은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찬사답게 화려한 볼거리와 주옥같은 음악으로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제작진은 이번 공연을 위해 220여벌의 의상을 모두 '신상'으로 준비했다. 화려하고 정교한 의상은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활약을 더욱 빛나게 했다. 무대는 웅장한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페라 '한니발' '돈주앙'의 무대로, 또 안개 자욱한 지하호수로 쉴틈없이 변화했다.
압권은 역시 음악이었다.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밤의 노래(The music of the night)' '생각해줘요(Think of me)' '바램은 그것뿐(All I ask of you)' 등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매혹적인 선율은 35년의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감동을 선사했다.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은 주요 넘버를 흥얼거리며 공연의 감동을 복기했다.
한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전세계 188개 도시에서 17개 언어로 표현되어 약 1억4천500만명의 관객들을 만났다.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오페라의 유령'과 프리 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오페라의 유령 역은 조승우, 김주택, 전동석이 맡는다. 최재림은 서울 공연에서 합류한다. 크리스틴 역은 손지수, 송은혜, 라울 역은 송원근, 황건하가 맡는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달 30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했으며, 6월18일까지 공연된다. 이어 7월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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