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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스텔스 패션이 대세, 명품들 쉿 조용!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2016년 유타주 리조트에서 미국 여배우 기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가 스키를 타다 한 남자와 충돌한 사고로 인한 법정 싸움이 실시간 생중계 되면서 그녀의 법정 패션이 큰 화제를 모았다. 매번 요구되는 법정 소환에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로 출두하는 그녀의 모습은 미국 전역 생중계로 실시간 공개되었다.

특정 브랜드의 앰버서더인 다른 셀럽들과는 다르게 기네스 팰트로는 로고가 전혀 보이지 않는 주로, 블랙, 화이트, 베이지, 그레이 등 뉴트럴한 컬러를 입으며 화려한 패턴이나 액세서리를 피했다. 그녀의 의상은 미묘한 컷아웃(subtle cutouts), 비대칭 헬라인(asymmetric hemlines), 뜻밖의 패브릭 조합과 같은 디테일이 눈길을 끌며 안경부터 신발까지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기네스팰트로 스텔스 패션 [사진=Getty Images/Ap]
기네스팰트로 스텔스 패션 [사진=Getty Images/Ap]

로고가 보이지 않고, 클래식하며, 럭셔리하면서도 미니멀한 패션이 요즘 패션계를 뒤흔들고 있다. 스텔스(stealth)의 사전적 의미는 '살며시 함, 잠행, 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은폐 기술'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스텔스 패션은 quiet fashion(조용한 패션), 스텔스 웰스 패션(stealth wealth fashion)이라고 불리며 한번 보면 자꾸 생각나게 하는 잔잔한 세련미가 특징이다.

2022년 에미상(Emmy Awards)에서 '오징어 게임'을 제치고 수많은 상을 휩쓴 미국 드라마 'Succession'은 재벌가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승계를 빼앗으려는 드라마로 자녀로 출연한 여배우가 고급스러우면서 클래식한 스텔스 웰스 패션(stealth wealth fashion)을 선보여 화제가 된 봐 있다.

로고가 없는 의상이 단지 색, 옷감, 디테일한 디자인으로만 고급스러운 하이 클래스인 의상이라는 티를 내기란 쉽지 않다. 스텔스 패션의 유행은 명품의 큰 로고 때문에 고가의 의상을 구매하려는 시대는 점점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로고가 보이지 않으면서도 어느 브랜드의 제품인지를 보여주는 건 그 특정 브랜드만의 시그니처 같은 디자인의 힘인 듯하다. 이와 같은 스텔스 패션을 주도 하는 브랜드는 Jil Sander(질 샌더), The Row(더 로우), Max Mara(맥스 마라), Theory(띠어리), Eileen Fisher(에일린 피셔), COS(코스) 등이 있다.

7년간의 법정 싸움에서 결국 승소한 기네스 펠트로는 패션뿐만 아니라 판결, 증언 시에도 잠정 표현을 하지 않은 침착함도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수십억에 달하는 변호사 비용을 패소 측이 지불해야 함에도 이를 1달러로 변경한 전략은 그녀가 운영하는 Goop의 제품 홍보과 판매에 더 큰 효과를 안겨다 주었다.

드라마 'Succession'의 대사 중 "Money talks, wealth whispers.(돈은 말하고 부는 속삭인다)"라는 메시지와 어울리는 스텔스 패션의 움직임은 명품들의 화려한 로고도 점점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 듯 하다.

너무 과한 로고, 과한 가격은 쉿, 조용! 이제는 속삭이는(whispering) 스텔스 패션이 대세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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