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이연희가 '레이스'로 돌아왔다. 결혼 후 조금 더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는 이연희는 처음으로 직장인 캐릭터를 맡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고 있다.
지난 5월 10일부터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기 시작한 디즈니+ 시리즈 '레이스'(연출 이동윤, 극본 김루리)는 스펙은 없지만 열정 하나로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 박윤조(이연희 분)가 채용 스캔들에 휘말리며, 버라이어티한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K-오피스 드라마로, 6화까지 공개가 됐다.
드라마 '하이에나'의 김루리 작가가 대본을,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20세기 소년소녀'의 이동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연희는 스펙은 제로지만 열정은 만렙인 대기업 계약직 박윤조 역을 맡아 류재민 역 홍종현, 구이정 역 문소리, 서동훈 역 정윤호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연희가 연기한 박윤조는 열정 가득한 홍보 대행사 직장인. 스펙은 부족하지만 일에 대한 끝없는 노력과 패기로 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대기업에 입사한 후 '스펙아웃'이라는 이름으로 동료, 상사에게 무시 당하기 일쑤. 그럼에도 포기 하지 않고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다.
이번 '레이스'를 위해 숏컷을 하기도 한 이연희는 최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맡게 된 직장인 캐릭터에 대한 소회와 노력, 연기 열정을 전했다.
- '레이스' 공개 후 어떻게 봤나.
"긴장하면서 봤다. 작년 12월에 촬영이 끝나서 오랜만에 본 거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재미있게 본 것 같다. 2화에서 윤조가 열심히 했는데도 정해진 회사가 있었다. 거기서 오는 부조리함, 억울함이 잘 표현이 된 것 같아서 다음 회가 기대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렸다. 작가님과도 윤조가 잘 표현이 되어서 좋아했다."
- '레이스' 출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요즘 직장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직장 생활을 하지 못했지만, 직장인이라면 공감이 되는 부분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또 캐릭터가 성장해나가는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느꼈다."
- 박윤조에 공감이 된 지점은?
"일에 대한 열정이 많은 친구라 거기서 좀 귀여운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스러워서 좋았다.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부딪혀보는 성격이 윤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 스펙아웃이라며 회사 내에서 부당한 대우나 무시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연기긴 하지만 실제 울컥하는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나.
"윤조는 잘 우는 편이다. 대표님께 이건 아니라고 하는 장면에서 저도 울컥했다. 윤조 자체가 밝고 일에 있어서 긍정적인 친구다. 열심히 하려 노력하는데 사회적인 부분에서 그 능력은 보지 않고 열외로 하는 부분에서 윤조가 많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이 잘 표현이 된 것 같아서 좋았다."
- 윤조가 눈물이 많기 때문에 연기할 때 힘든 부분이 있지는 않았나.
"윤조가 실장님에게 혼나고 우는데 그 부분이 초반엔 어려웠다. '왜 눈물이 날까' 싶었다. 저라면 앞에선 꾹 참고 알겠다고 하고 화장실 가서 엉엉 울 것 같은데 윤조는 달랐다. 요즘 친구들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감정에 솔직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 또 순서대로 촬영하지 않다 보니 윤조가 비를 맞으며 우는 장면을 초반에 먼저 촬영했다. 좌절하듯 우는 건지, 아니면 좀 덜 울어야 하는 것인지 얼마만큼 표현해야 하는가에 대해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이 부분이 어려웠다."
- "요즘 애들은 다 그래?"라는 대사가 나오기도 한다. '젊은 꼰대'가 되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연락두절이 되고 상황에 대한 설명도 안 해서 뭐라고 한 건데 왜 그게 꼰대인지 잘 모르겠다. 요즘은 일은 일, 사생활은 사생활이라며 분리가 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때는 직원이라면 주말에 귀찮기는 해도 연락을 받긴 한다. 그런데 요즘은 주말 칼같이 오프하고, 연락을 안 받는다. 요즘은 다르구나 싶었다."
- 실제론 일과 사생활 분리가 잘 되는 편인가. 윤조와의 싱크로율이 궁금하다.
"일에 대한 열정은 윤조처럼 많은 것 같다.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힘들어하는 스타일이다. 일은 즐겁고 새로운 일을 하면 설렌다. 온종일 그 작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윤조와 닮은 부분이 있다. 그리고 저 또한 혼자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누구 앞은 아니고 혼자 있을 때 감정을 표현하는 건 다르다. 눈물이 많았다."
- 홍보팀 직원을 연기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받은 것이 있나.
"출퇴근하는 분들에게 '90년대생은 어떠냐'라고 물어보면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고 당돌하다', '본인의 억울한 부분은 바로 솔직하게 얘기를 하는 스타일', '중간에서 보는 입장에선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불안하다', '재미있다' 등 여러 얘기를 해주셨다. 그렇게 점점 넓혀갔다. 홍보인들이 어떤 일과를 보내는지 궁금해서 작가님께 여쭤보니 도움이 되는 책을 추천해주셨다. 여러 홍보인이 함께 쓴 책을 통해서 정보를 더 많이 얻었다."
- 혹시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갑질을 당해본 적이 있나.
"저는 심한 갑질은 안 당해봤다. 그런 것보다는 신인 시절 기준이 안 되어 오디션에서 탈락하고, '나는 안 되는 건가' 좌절감을 겪는 시간이 있는 정도였다."
- 직장인을 연기하며 '참 다르구나' 느낀 점은?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것 같다. 배우들은 좀 자유로워서 쉬고 싶을 때 쉰다. 물론 작품을 하면 바쁘지만 직장인은 쉬고 싶을 때 쉬지 못하지 않나. 힘들겠다 싶고 페이스 조절을 잘해야겠다 싶더라. 그래서 왜 칼같이 사생활을 구분하는지 이해가 되더라. 또 다들 모여서 일 얘기보다는 '점심 뭐 먹을래?'라고 하는 것이 재미있더라. 촬영하면서 우리도 그렇게 됐다. '끝나고 술?'이라며 단합이 되는 일이 재밌었다."
- 주변 반응은 어떤가?
"제 주변엔 직장 생활을 하는 친구가 없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 숏컷이 잘 어울리네 정도의 얘기만 한 것 같다. 가족들은 공감을 많이 해서 '회사 생활 정말 힘들지'라는 말을 하더라."
- 남편은 어떤 말을 해줬나.
"'사회생활이 힘든 거다'라는 말을 하더라. 보면서 그렇게 생각하더라. 그런 점이 드라마에 잘 묻어나서 보시는 분들이 공감을 많이 하는 것 같다."
- 2020년 결혼 후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결혼 이후 좀 편해진 것 같다. 불안했던 시기에 가정생활을 통해 제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심적으로 편해졌다. 저를 지원해지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는 마음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이번 작품을 위해 숏컷 변신을 하기도 했다. 본인 생각이었나?
"변신을 해보고 싶었다. 제가 봤던 홍보인들은 숏컷이 많았다. 활동적이기도 하고 신경을 덜 쓸 수 있으니 좋은 방법이다 싶었다. 감독님께 말씀드렸더니 너무 좋다고 해주셨다."
- 만족감은? 앞으로도 숏컷을 유지할 생각이 있나?
"많이 찾아보고 골랐는데 너무 좋았다. 그런데 촬영할 때는 힘들었다. 때가 되면 머리를 잘라야 했어서 헤어해주는 스태프가 고생을 많이 했다. 사실 중학교 때는 짧은 머리가 불편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좀 불편하더라. 스타일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려 보이기도 하고 나이 들어 보이기도 하더라. 어렵다. 그래서 지금은 기르고 있는 상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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