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3편까지 그야말로 '대박'이다. 정식 개봉 3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3'가 다시 한번 역대급 흥행을 예고했다. 이미 마동석이 인터뷰에서 살짝 언급했던 손익분기점(약 180만 명)을 넘어선 '범죄도시3'가 이번엔 어떤 신기록을 세울지 기대가 모이는 상황이다.
그 중심엔 3대 빌런으로 파격 연기 변신에 나선 이준혁이 있다. 큰 부담에도 도전을 위해 영혼을 갈아넣다시피 해서 주성철이라는 인물을 완성해낸 이준혁은 여전히 긴장되고 걱정되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홀가분한 마음으로 '범죄도시4' 빌런으로 활약할 김무열을 응원했다.
지난 31일 개봉된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지난 해 1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범죄도시2'에 이어 1년 만에 돌아온 '범죄도시3'는 괴물형사 마석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해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그려낸다. 특히 이번 '범죄도시3'는 시리즈 최초 두 명의 빌런, 주성철과 리키가 등장해 마석도와 강력한 대결을 펼친다.
이준혁이 연기한 주성철은 괴력 뿐만 아니라 명석한 두뇌를 이용해 전략적으로 마석도를 공격한다. 기존 악역들과 다르게 정장을 입고, 마석도에게서 도망을 치지도 않는다. 막강한 파워와 체격을 자랑하는 마석도에 대적하고자 이준혁은 캐스팅이 되자마자 액션 스쿨에서 훈련을 하는 동시에 20kg 벌크업을 해 외형을 완전히 바꿨다. 인상과 걸음걸이에도 변화가 생겼고, 목소리도 바꿨으면 하는 마음에 보이스 트레이닝까지 병행했다. 진짜 "쟤 누구야?", "이준혁 맞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준혁의 놀라운 변신이다.
하지만 이준혁 '본캐'는 친절함이 가득 묻어나는 말투와 따뜻한 눈빛을 장착한 '선한' 사람이다. 마동석도 "정말 착하다"라고 자부할 정도. 특히 잘생긴 얼굴과 단정한 느낌의 이준혁은 특유의 기분 좋은 웃음과 위트로 인터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 '은갈치' 정장에 대한 얘기도 많다.
"그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 이런 반응일 줄 몰랐다. 더 세련되게, 엄청 멋있게 입어보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러면 너무 만화적일 것 같았다. 시대적 배경도 그렇고 상황에 더 맞지 않았나 싶다. 저는 '은갈치'라는 말을 몰랐다.(웃음)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멋있는 옷을 많이 입었으니 여기선 이게 괜찮지 않나 싶다."
- 주성철만의 독보적인 강점을 꼽는다면?
"돈이 많다? 상황이 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상황을 이끌고 간다. 실패한 적이 없다. 저는 주성철의 '운수 좋은 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잘풀렸고 최고 전성기였다. 인생 최고의 거래를 앞두고 있었고 마석도와 싸우는 순간에도 플랜B가 있었다. 그런데 타이밍이 애매했다. 괴물형사를 만나면서 그의 황혼기가 온 거다. 그래서 이 사람이 다 잃은 다음에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다. 저는 '범죄도시' 시리즈 중 가장 인간적인 빌런이라고 생각하는데, 욕심을 냈다가 그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 시리즈의 모든 빌런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외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 만약 출연한다면 다시 살을 찌울 수 있을 것 같나.
"마석도에게 그렇게 맞았으니까 살이 빠지지 않았을까.(웃음) 만약 다음에 또 벌크업을 해야 한다면, 100kg을 넘기고 싶다. 이번엔 기간이 짧아서 그렇게 하지 못했는데, 개인적인 욕심으로 그렇게 하면 괜찮지 않을까."
- 마동석 배우는 연기뿐만 아니라 제작사로서도 엄청나게 활약을 하고 있지 않나. 이번 '범죄도시3'를 만들 때는 고민이 많아서 원형탈모가 생기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런 마동석 배우를 보면서 느낀 바가 많을 것 같다.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봤다. 연기를 하다가도 14시간 동안 회의를 한다. 영화에 푹 빠져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서 여기('범죄도시3')에 왔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그러지 못했을 때가 너무 많았다. 요즘은 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스트레스도 받고 웃기도 하면서 나이 먹어서도 계속 연기를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저에겐 희망이다. 평소에도 (마동석을) 멋진 선배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이렇게 잘됐으면 즐거운 일만 추구하며 살 수도 있지 않나. 그러지 않고 계속 도전한다. 정말 영화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형님보다 영화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래서 본받을 점이 큰 선배인 것 같다."
- '범죄도시3' 캐스팅 전화를 받았을 때 마치 직장인이 사직서를 마음속에 품고 사는 것처럼 고민이 많았다고 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고민이 해소가 된 부분이 있나.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안 해봤던 일이라 몰입하기 좋았고 안 가봤던 길이기 때문에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불나방처럼 다 까먹는 것 같다. 데일 줄 알면서도 가는 것이 참사랑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은 똑같다. 오늘도 이런 고민을 할 거고, 다른 분들도 다 비슷한 것 같다. tvN 예능 백종원의 '장사천재 백사장'을 봐도 다음 날을 위해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하고, '내가 잘했나' '성과가 어땠나' 생각한다. 이건 모든 직업이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배우라고 특별하지 않다. 직업인으로서 '내일 어떻게 하지?' 생각하는 거고, 저는 메뉴를 계속 바꿔가며 오랫동안 장사를 하고 있다. 대표 메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그런 생각을 한다."
- 2007년 데뷔해 지금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지만 유독 '적도의 남자', '신과 함께', '비밀의 숲' 시리즈, 그리고 이번 '범죄도시3'까지, 악역 느낌의 캐릭터로 각인이 더 많이 된 것 같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그런 캐릭터에 연민과 매력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도전을 해보고 싶은 것도 있다. 악역도 그렇고 지금까지 묘한 것을 많이 해온 것 같다. 제가 매니악한 취향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시를 잊은 그대'나 '야구소녀' 같은 작품도 많이 했다. 큰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최근 나이가 좀 더 들다 보니 선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 좋은 영향력을 주는 캐릭터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배우들이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이제 조금씩 공감이 된다."
-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반려견 팝콘이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 '안녕 팝콘'도 관심을 많이 얻고 있다.
"게임이 역주행을 했다.(웃음) 게임 마니아이기도 하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한다. 뭔가 그런 것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에 좀 했었는데, 강아지 팝콘이가 세상을 떠나면서 너무 허무했다. 2년간 쉼 없이 일을 하다 보니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결과적으로 잘 된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뭘 위해 여기까지 왔나' 싶더라. 가만히 있으면 너무 힘든 상황인데 내 감정대로 해소를 할 수도 없었다. 이걸 어떻게 할까 하다가 팝콘이 얘기를 하고 싶었다. 영화로 만드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또 실사로 나오면 너무 슬플 것 같았다. 그래서 게임을 만들게 됐다. 무료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한 작품 중 별점이 가장 높다.(웃음) 이 작은 이야기로 교감을 하는 것이 매우 좋더라. 사실 게임을 만들 때는 개발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시간이 중요하다. 직원도 써야 하고 해서 한 달을 넘기면 몇백만 원을 훌쩍 넘긴다. 그래서 만들 당시엔 긴장하고 있다가 리뷰를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 상업적인 것이 아니라 진심이 많이 느껴졌다고 하시는데 진짜 오열했다. 또 '너는 거기서 잘살고 있겠지?'라는 글에 눈물이 막 나더라.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다.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해보고 싶다."
- 시즌3를 대표하는 빌런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어떠한가.
"이렇게 주목을 받는다는 건 홍보 비용으로 치면 어마어마한 거다.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한 만큼 부담도 받아야 한다. (윤계상, 손석구와의) 비교도 어쩔 수 없다. 이 나름대로 재미있구나 하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시리즈에 합류를 한 것이고 4세대 빌런 김무열에게 넘겨주고 싶다."
- 그렇다면 시즌4 빌런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어 넥스트(You're Next). 그 형(김무열)은 워낙 안정적이라 전혀 걱정이 안 된다. 앞뒤로 친한 사람들(손석구, 김무열)이 빌런 역할을 해서 신기하고 무조건 응원을 하게 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