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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나쁜엄마' 작가 "라미란 캐스팅에 눈물, 이도현 응원 큰 위로"


(인터뷰)'나쁜엄마' 배세영 작가, 3년간 집필 끝 JTBC 수목극 최고 시청률로 종영
"암 의심 소견 받고 '나쁜엄마' 기획, 라미란 진정성-스윗한 이도현 감사해"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나쁜엄마' 작가도 주저앉아 울게 만든 완벽 캐스팅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제대로 저격했다. 라미란, 이도현 아닌 영순과 강호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한 연기를 보여준 두 사람에 배세영 작가는 애틋하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지난 8일 종영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극본 배세영, 연출 심나연)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 분)과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 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다.

'나쁜엄마' 라미란과 이도현이 영순, 강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라미란, 이도현, 안은진, 정웅인, 최무성, 유인수, 홍비라, 김원해, 강말금, 서이숙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열연을 펼쳤다. 아들을 위해 나쁜엄마가 된 영순의 모성애와 복수를 하고자 긴 세월 진심을 숨겨온 착한 아들 강호의 가슴 절절한 서사는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을 꽉 사로잡았다. 여기에 강호와 미주(안은진 분)의 애틋한 로맨스도 큰 인기를 얻었다. 최종회에서 영순은 세상을 떠났지만, 강호와 미주는 영순과 해식(조진웅 분)이 그랬던 것처럼 새끼 돼지 프러포즈를 하며 행복한 결말을 완성했다.

4월 26일 첫 방송에서 3.6%를 얻으며 출발했던 '나쁜엄마'는 따뜻하면서도 유쾌하고 또 감동적인 이야기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마지막 회에서 1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JTBC 역대 수목드라마 최고 시청률이기도 하다.

이에 긴 시간 '나쁜엄마'를 집필했던 배세영 작가는 조이뉴스24와 진행된 서면 인터뷰에서 애틋한 종영 소감과 함께 라미란, 이도현 등 열연을 펼쳐준 배우들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을 전했다.

- JTBC 역대 수목극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렇게 큰 인기를 얻을 거라 예상을 했나.

"극 중 영순의 생일인 3월 12일처럼 3%로 시작해 12%로 종영을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영순이 생일을 3월 31일로 하는 건데.(웃음) 요즘처럼 신선하고 재미있는 소재의 작품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이렇게 익숙하고 소박한 이야기가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기획단계부터 많은 분의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지금의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들었다. 우리 한국인들만이 이해하고 공감할만한 정서가 가득한 작품이라는 생각에 해외에서까지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소식이 너무나도 신기하고 반가웠다. 이 모든 것이 앞서 공개된 K-콘텐츠들의 흥행과 그에 대한 믿음에서 이어진 결과라고 생각하기에 그동안 좋은 작품들로 K-콘텐츠의 위상을 높여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소감은 어떤가.

"3년이라는 집필 기간보다 7주라는 방영 기간이 저에게는 더 길고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과연 저의 첫 드라마가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을지, 많은 걱정과 긴장 속에 한 주 한 주를 보냈고 매주 쏟아지는 박수와 질타 속에서 많은 위로를 받고 또 많이 성장했다. '나쁜엄마'에 보내주신 과분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수많은 응원과 가르침의 메시지에 감사드린다."

- 돼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새끼 돼지 프러포즈로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돼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 '나쁜엄마'는 영화 시나리오로 기획됐다. 당시 제가 건강검진에서 암 의심소견을 받고 3개월 후 있을 재진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남겨질 아이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마침 남편이 동물 약품 회사에 재직하고 있었을 때라 돼지 농장을 함께 여러 차례 방문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미돼지는 28일 동안만 새끼 돼지와 함께할 수 있어서 그 기간 동안 돼지의 모든 습성을 가르치고 떠나야 한다'는 말을 듣고 마치 어미돼지의 삶이 그 당시에 제가 처한 상황 같다고 느꼈다. 길고 짧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어찌 보면 사람은 모두가 시한부 인생이고, 대부분 부모는 자식을 남겨두고 먼저 세상을 떠나야 한다. 즉, 부모라면 누구나 '영순'과 같은 처지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니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식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떠나야 할까. 만약 그 자식이 몸도 정신도 성치 않고 도움을 청할 가족 하나 없다면?'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나쁜엄마'가 시작되었다."

"28일 동안만 새끼와 있을 수 있는 어미 돼지의 상황과 주인공 영순이 너무도 닮았다고 생각했다. 닮았지만 다른 시한부 상황을 은유적으로 작품과 연결하려고 했고 '하늘을 볼 수 없는 돼지가 하늘을 보기 위해서는 넘어져야 한다는 시련이 있지만, 그것을 견디고 이겨내어 기적을 만든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엄마를 상징하는 동물이 있다면 항상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돼지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도 했다."

'나쁜엄마' 라미란이 영순 역을 맡아 뭉클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 라미란 이도현의 모자 케미가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만들어줬는데 만족도는 어떤지 궁금하다.

"질문을 듣자마자 라미란 배우가 영순으로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에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던 그 날이 생각난다. 강인하고 냉혹한 엄마의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라미란 배우를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기존 작품들에서 보여주신 그 밝고 유쾌한 이미지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라미란 배우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에 대해 익히 들어 온 저로서는 오히려 이미지가 정형화되지 않은 엄마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컸다. 자칫 무겁고 어두운 영순의 모습이 라미란 배우의 밝은 기존의 이미지로 인해 상쇄될 수 있는 탁월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

"이도현 배우가 캐스팅 확정되던 날은 보조작가들과 밤새 배우님이 출연했던 기존 작품들을 보고 또 보며 행복해했다. 검사 강호로서의 차가운 이미지, 7세 아이로서의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이미지가 다 들어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입을 모아 인정하는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다. 그만큼 우리 '나쁜엄마'의 영순과 강호로 완벽한 배우들이라 생각했고 종영이 된 지금 이 순간까지도 감사한 마음이다."

"두 배우를 너무 좋아하는 팬이었지만 직접 만나게 된 건 이번 작품 캐스팅 과정에서 처음이었다. 라미란 배우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본 이미지보다 훨씬 더 여성스러운 모습에 깜짝 놀랐다. 작품을 대하고 해석하고 과정에서 연기적으로나 외모적으로나 자신이 쌓아 온 모든 이미지를 과감하게 내려놓는 모습을 보며 '나쁜엄마'를 대하는 라미란 배우의 진정성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었다. 이도현 배우는 작품에서 보는 이미지와는 달리 굉장히 다정다감하고 스윗한 배우였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건전하고 착한 교회 오빠 같은 느낌도 들었고 나이에 비해 진중하고 깊다는 느낌도 받았다. 첫 미팅 때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손히 배꼽 인사를 하며 '작가님 걱정 마세요. 저 무조건 잘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장면이든 마음껏 쓰세요. 파이팅!'이라고 말해주셨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정말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

- 방송을 보고 두 사람의 연기에 특별히 놀랐고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장면이 있다면?

"두 분이 함께하신 모든 신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다 감동적이고 좋아서 어떤 장면을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장면을 뽑아야 한다면 3화 사고 이후 강호가 처음으로 엄마에게 했던 '배부르면 잠 와. 잠 오면 공부 못해'하며 눈물 한줄기를 흘리던 장면을 뽑고 싶다. 작품을 쓰면서도 많은 눈물을 흘린 장면이지만 두 배우의 완벽한 구현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좋았고 꼭 감사를 전하고 싶은 장면이었다. 엄마의 말이 너무 지긋지긋하게 싫어서 트라우마로 튀어나온 말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사실 엄마가 자신에게 왜 그토록 모질어야 했는지를 남몰래 지켜보고 있었던 강호는 사랑하는 엄마의 그 말을 꼭 기억해야 하는 주문처럼 간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엄마에 대한 미움과 사랑, 이 두 가지 감정이 서로 섞여 강호의 메마른 얼굴에서 눈물로 흘러내리는 모습이 참 아프고도 감동적이었다."

'나쁜엄마' 이도현이 강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 강호가 7세 지능의 장애를 가지게 되는 것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았을 것 같은데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무엇인가. 이도현 배우도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작품에 임했는데 연기를 본 후 어떤 마음이 드셨는지 궁금하다.

"장애나 병을 다루는 것은 참 예민한 작업이고 조심해야 할 상황이라 어렵다. 무겁게 다루는 것도 가볍게 다루는 것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애보다는 7세 지능이 가진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표현하는데 집중해 이야기를 진행하려 노력했다. 강호는 병을 얻는 것이 아니라 7세의 순수함으로 돌아간 것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설정을 보면 자칫 우스꽝스럽거나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연기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호감이 갈 수 있게 안정적인 연기를 해 주셨다. 작품 속에서 이도현 배우에게 7세라는 순수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

- 안은진, 유인수 등 출연하는 모든 배우가 구멍 없는 연기를 보여줬고, 특히 조우리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따뜻한 웃음을 동반했다. 캐스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나.

"'나쁜 엄마'가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배우님들의 연기력이었다. 저는 제가 작품을 쓰면서 머릿속에 그려 본 캐릭터가 원래 어떤 캐릭터였는지를 잊어버릴 정도로 영순, 강호, 미주에게 빠져있었다. 눈빛, 표정, 말투, 무심하게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완벽하게 영순, 강호, 미주였다. 조우리 마을 사람들은 정말 대본에 저런 인물들을 썼었나 싶을 정도로 세상 둘도 없을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셨다. 게다가 서진(박다온 분), 예진(기소유 분), 안드리아(조쉬 뉴튼 분)의 어색한 발음은 그조차 연기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귀엽고 정감이 갔다. 조우리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 연기 배틀의 장이 아니었나 싶다."

"악의 축 라인인 송 회장(최무성 분)과 오태수(정웅인 분)는 이들을 법정에서 단죄하는 것이 맞나, 조우리 야산 어딘가에 조용히 묻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후회를 할 정도로 완벽하게 미운 연기를 보여주셨다. 강호의 복수를 빨리 보여달라고 원성이 높았던 것도 결국 이 두 빌런의 소름 끼치는 연기력 때문 아닌가 싶다."

- 마지막 회를 다 같이 봤다고 들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한 상태에서 배우들과 제작진을 오랜만에 만났을 텐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다.

"시청률 결과가 만족스러워서 모두가 행복한 마음으로 종방연을 즐겼다. 마지막 방송은 드라마 속 잔치처럼 흥겹고도 아련했다. 화면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등장할 때마다 나올 때마다 환호하고 박수를 쳤다. 또한 오태수와 송 회장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장난스레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마지막 영순의 장례식과 편지 부분에서는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서로 감사하고 격려하면서 헤어진 훈훈한 마무리였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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