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우리말에 '머리 올리다'라는 표현은 혼인 후 남자는 상투, 여자는 쪽진 머리로 머리를 올리는 데서 유래되었다. 골프를 치기 위해 필드에 처음 나가는 사람에게 주로 사용되다가 라이딩 등 다른 스포츠에 입문하거나 무언가를 처음으로 하는 경우에 많이 사용되는 재미 있는 표현이다.
스포츠를 즐기려면 일단 복장이 갖춰줘야 한다는 생각에 자린이(자전거+어린이)가 자덕(자전거 덕후)이 되는 과정에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은 단연 라이딩 패션이다. 공항, 호텔 등에 있는 라운지에서 쉬기에 편안한 옷차림을 '라운지 웨어(Loungewear)'라고 하며 1마일 정도의 가까운 곳을 가기 위한 편한 복장은 '원 마일 웨어(One Mile Wear)'라고 한다. 쫄쫄이 바지 같은 원 마일 웨어로 시작해 점차 라이딩 전용 복장으로 자덕의 길을 밟게 된다.
사이크리스트의 여름용 하의에는 빕숏(bib shorts)와 바이크 쇼츠(bike shorts)가 있다. 빕(Bib)은 흔히 이유식을 먹는 아기들을 위한 턱받이나 레스토랑에서 식사 시 옷을 보호하기 위한 턱받이로 알고 있다. 무엇인가를 받치는 기능 때문인지 흘러내리지 않는 멜빵 바지(Suspenders)를 bib이라고 하여 빕숏은 '멜빵 반바지'에 해당한다. 화장실 가기가 다소 불편한 점이 있지만 그 정도쯤 감당하기에 충분히 멋진 자덕의 필사템이다.
질레(gilet)는 프랑스어로 무릎까지 닿는 점퍼 스타일의 소매 없는 재킷을 의미한다. 이 단어는 영어로도 널리 사용되면서 체온을 유지하고자 할 때 착용하는 조끼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봉크백 (bonk bag)은 뮈제트(musette)라고도 하며 프랑서 어인 뮈제트는 'small bag' 'small sack'의 의미를 지녀 주로 농부들이 사용했으며 20세기부터 사이클리스트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다. ‘Bonk’는 간과 근육의 글리코겐 저장량이 고갈되어 급격히 약해지거나 느려지는 극심한 피로 또는 소진 상태를 의미하며 '벽에 부딪히다'라는 뜻도 있다. 그래서 당 떨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봉크백 안에는 주로 에너지 보충 식품을 넣고 다닌다.
기타 클래식 저지(classic jersey), 클릿 슈즈(cleat shoes), 쪽모자(cycling cap), 글러브(core mitts), 토시(warmers), 베이스 레이어(base layer)등이 있다.
"몸은 거짓말을 안 하잖아요"라는 드라마 '사냥개들'의 대사처럼 패션의 완성이 얼굴이라면 검게 그을린 피부와 단단한 몸이 라이딩 패션을 완성해 주는 듯 하다. 자덕의 열정은 거짓말을 안 하는 몸을 만들어 주기에 평소 관심 있던 스포츠가 있다면 주말에 머리 올리고 운동하며 이열치열(fight fire with fire)로 더위를 이겨내 보자.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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