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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마스크걸' 안재홍 "끝판왕 고현정 대단해…더 도전하고 싶다"


(인터뷰)배우 안재홍, 넷플릭스 '마스크걸' 주오남 役 파격과 충격의 변신
시선·표정·걸음걸이 디테일한 설정…"김용훈 감독님이 설계한 미학"
"새로운 시도·용기 낸 것에 뜨거운 반응 감사, 고현정 선배 에너지 대단"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뜨거운 반응에 들뜨지 않고 앞으로 더 잘해내고 싶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다. 파격 변신과 혼신을 다한 연기에 호평이 끝없이 쏟아졌다. 하지만 안재홍은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며 더욱 연기 열정을 불태운다. 인터뷰 내내 깊이 생각하며 말 한마디도 조심하는 안재홍의 진중함은 그가 얼마나 연기에 진심으로 임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지난 18일 전 세계에 공개된 '마스크걸'(감독 김용훈)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고현정과 나나, 이한별, 안재홍, 염혜란, 최다니엘, 문숙 등이 출연했다.

배우 안재홍이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감독 김용훈)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마스크걸'은 공개 2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을 비롯해 볼리비아,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대만, 베트남 등 12개국 1위, 72개국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안재홍은 이한별이 연기한 20대 김모미와 얽히는 주오남 역을 맡아 10kg 체중 증량, 탈모 특수분장 등 파격 연기 변신을 감행해 "은퇴작이냐", "씹어 먹었다" 등 시청자들의 뜨거운 극찬을 얻고 있다.

이에 안재홍은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걸' 주오남을 표현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과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소감, 배우로서의 지향점 등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 처음 주오남 스틸이 나왔을 때 못 알아봤다가 '안재홍'이라고 적혀 있어서 다시 보고 깜짝 놀랐다. 촬영 때도 처음 분장을 마치고 딱 나왔을 때 주변 반응도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

"첫 테스트 촬영을 했을 때 분장을 하고 나왔는데 모두가 당황한 것 같더라. 조명 감독님이 좋은 환경에서 그 인물 자체로 담아주셨던 것 같다. 사실 1회 김모미 에피소드부터 주오남은 거의 안 보일 듯 나온다. 다른 인물에 가려져서 살짝만 나오는데 고개를 들면 보이니까 의도적으로 숨겼다. 그래야 2회 주오남 에피소드에서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걸 효과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들이 저희 작품이 주는 재미인 것 같다. 김용훈 감독님이 설계한 미학이다. 대본을 볼 때부터 처음 보는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재미있었다."

- 눈도 못 마주치고 사람을 피하는 듯한 디테일한 표현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주오남은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꺼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하는 사람이다. 목소리도 누군가와 대화를 많이 하지 않을 테니 잠겨 있는 톤을 줘야 하고 시선을 안 마주치고 위축된 걸음걸이를 했다. 인사도 하고 싶지 않을 테니 사람들을 외면하면서 혼자만의 세계에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시선과 표정을 많이 생각했다."

- 연기할 때와 결과물을 봤을 때의 느낌도 달랐을 것 같은데 완성본을 본 후 느낌은 어떠했나.

"소재 자체가 파격적이고 전개가 충격적이고 강렬하다. 그래서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했다. 하지만 이렇게 뜨겁게 반응해줄지는 예상을 못 했다. 너무 감사하다. 촬영 때도 느꼈지만, 주오남은 낮과 밤이 다른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는 남자인데, 사무실에 있다가 바로 주오남의 공간으로 이어지거나, 천장을 바라보면 사무실 컷으로 전환이 된다거나 하는 식으로 감독님이 화면 전환에 공을 많이 들였다. 편집본을 보는데 '이 인물의 낮과 밤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도 너무 좋았다. 오프닝의 기괴한 음악으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멋졌다.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끝내준다는 생각을 했다."

'마스크걸' 안재홍이 주오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강렬했던 김경자, 염혜란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많은 신 같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김경자에게 주오남은 계속해서 남아있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염혜란 선배님과 처음 작품을 했는데 더 많은 신을 같이 연기할 수 없던 것이 아쉬울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김경자처럼 느껴졌다. 주오남으로서 선배님과 연기해서 너무 좋았다."

- 이한별 배우는 데뷔작인데 연기 호흡은 어땠나.

"정말 깜짝 놀랐다. 큰 역할로 스타트를 끊었는데 단단하게 모미를 만들어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주오남으로서도 에너지를 받았다. 멋있었다. 1회에서 한별 배우가 끌고 가는데 힘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순삭'이었다. 다음 작품도 빨리 보고 싶다."

- 자신의 연기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또 작품 전체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엇인가.

"후반에 모미의 집에 찾아가 대면하는 장면이 좋았다. 투샷인데 한 명은 마스크를 쓰고 한 명은 특수분장을 한 채 대화한다. '나는 지워지는 건가'라고 하는 장면이 텅 비어버린 울림처럼 남는다. 그리고 '처음이었어, 누군가에게 이런 감정을 갖는다는 거'라는 대사가 그 인물을 다 설명해주는 대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대화는 아니지만 거기서 오는 힘과 에너지가 있는 장면이었다. 작품 전체로는 고현정 선배님께서 후반부 모미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장면들이 멋졌다는 생각이 든다. '끝판왕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싶을 정도로 선배님 에너지가 엄청났다. 절제하고 섬세하게 연기하는데 긴장감이 생겨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혼신의 열연이 돋보였던 살해 장면에서 고민했던 지점은?

"극한의 모멸감을 비롯해 다양한 감정이 한순간에 터져 나오는 장면이었다. 주오남을 좀 더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건, 그럴수록 김경자의 복수 동기가 강해진다고 생각했다. 어느 순간 김경자의 복수는 주오남을 초월한 것 같다. 그런 강력한 동기를 제공하기 위해선 존재감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겼고, 그래야 모미도 빛이 날거라 생각했다."

배우 안재홍이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감독 김용훈)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배우로서 연기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좋은 연기를 하고 싶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그 역할을 살아있는 사람처럼 생동감 있고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그 역할을 충실히 표현해서 진짜 같은 순간을 만들고 싶은 것이 제가 갈망하는 지점이다. 물론 좀 더 다양한 역할에 도전을 해보고 싶고 나아가고 싶다. 주오남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용기 낸 것에 뜨겁게 반응을 해주시는데 들뜨기보다는 '앞으로 더 잘해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더 선명해졌다."

- 배우 안재홍에게 연기의 의미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관객,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이나 위안, 혹은 놀라움 등 다양한 감정을 드리는 것이 연기가 아닐까 싶다."

-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작품의 기준은 무엇인가.

"재미다. 웃음에서 나오는 재미뿐만 아니라 먹먹함도 마음을 움직이면 재미있는 것일테고 스릴러를 봐도 재미있다고 느낀다. 정말 다양한 의미로 재미있는 것이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 '마스크걸'이 던지는 재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마스크걸'은 모미의 이야기다. 주오남은 모미의 이야기를 터트리는 역할일 수 있다. 그의 등장과 퇴장으로 인해서 폭주하게 되는데, 여러 가지 장르가 버무려진 장르물이고 메시지가 많이 담겼다. 시청자들이 다채롭게 느끼셨으면 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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