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상했다"는 하정우, '1947보스톤' 임시완과 추석엔 웃을까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하정우와 임시완이 강제규 감독과 함께 '1947 보스톤'으로 추석 극장가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앞서 '비공식작전'으로 흥행 실패라는 뼈아픈 결과를 얻어야 했던 하정우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1947 보스톤'으로 이번 추석엔 웃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건대입구에서 영화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강제규 감독, 배우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가 참석했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강제규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선수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영웅 서윤복 선수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하정우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1947년 보스턴의 기적을 이끄는 손기정 감독 역을, 임시완은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불굴의 마라토너이자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국가대표 서윤복 역을 맡았다.

또 김상호는 보스턴 현지에서 국가대표팀을 돕는 재정보증인 백남현 역을 맡아 극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배성우와 박은빈이 힘을 보탠다.

이날 강제규 감독은 "오랜만에 관객을 만나서 설레고 긴장도 많이 된다"라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보니까 어떻게 사실에 근접해서 보여줄 것인가에 중점을 뒀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 작업 때도 픽션을 최소화하고 실제 이야기를 담는 데에 신경을 썼다. 마라톤 영화이다 보니까 '마라톤에 집중하자', '어떻게 마라톤을 보여주고 설계할 것인가', '마라톤을 어떻게 흥미진진하게 보여줄 것인가'를 시나리오, 촬영 단계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전했다.

또 "임시완을 통해 서윤복을 보고 느낄테고, 그 부분이 영화 집중도를 올리는 핵심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임시완을 진짜 마라토너로 만드는데 집중했다"라고 덧붙였다.

손기정 역을 맡은 하정우는 출연 이유에 대해 "드라마의 힘이 컸다. 손기정 선생님을 민족의 영웅이라 알고 있었지만, 그 안의 상황은 몰랐다"라며 "태극마크 달고 보스톤 대회에 참여 여정이 울림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움직였다. 또 강제규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혼란한 시기에 세계 대회에 나가서 원대한 꿈을 펼치는 도전, 열정, 희생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 분들의 시대 정신이 힘들게 살고 있는 국민과 관객들에게 시사하는 바, 울림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마라토너로 변신한 임시완은 "'런온'에서 육상선수로 임했었는데 시기적으로 따지면 달리기를 접한 건 이 영화가 처음"이라며 "이 영화로 마라톤을 처음 접하고 매력에 빠지고 자연스럽게 현재까지 러닝 크루에서 달리고 있다. 제 일상에 연기 활동을 하느라 없었던 건강한 취미 생활이 생기게 해줘 특별한 영화로 다가온다"라고 전했다.

이어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저 역시 작품이라도 임하는 동안만큼은 실제 국가대표만큼은 못하겠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국가대표라고 생각하고 임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하정우는 "뿌듯하다. 마라톤 대회 장면이 있었는데 임시완이 뛰는 거 보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정말 마라토너 같았다. 자랑스럽다"라고 칭찬했다.

마라토너가 되기 위해 두 달 전부터 코치와 훈련을 했다는 임시완은 "실력적으로도 짧은 기간 안에 비슷하게 담기 위해 노력했다. 또 외적으로도 마라토너의 모습이 보여야 될 것 같아서 촬영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식단과 운동을 겸했다"라며 "운동을 평상시에 대단히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서 촬영 중간 사이사이 조금씩 운동을 해서 근육이 쫀쫀하게 있는 상태로 유지하려 했다"라고 전했다.

또 임시완은 체지방 6%까지 만든 것에 대해 "인생에서 체지방이 6%가 되긴 하는구나 싶어서 많이 신기했다. 그 다음에는 보지 못했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에 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임시완은 "그 6%를 만들기 위해 한 고생을 알아서 또 할 자신이 없지만 언젠가 마라톤 영화가 생긴다면, 도전은 해보긴 할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강제규 감독은 이런 임시완에 대해 "촬영이 15% 진행이 됐을 때 합류를 했다"라며 "첫 촬영 첫 프레임이 잡혔을 때 서윤복이 나타났다고 중얼거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지 속에 안고 있던 서윤복과 모니터 서윤복의 일체감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짜릿한 경험을 했다"라고 극찬했다.

또 하정우에 대해선 "전체적인 외모나 느낌이 비슷하다고 볼텐데 촬영 때도 그런 애기가 많았다"라며 "이 작품 준비를 하며 손기정 선생님 자료 영상을 보면서 어투, 성품, 걸음걸이를 많이 접했는데 많이 닮아있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배우가 손기정, 서윤복이 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구나, 굉장한 노력을 했구나'라며 좋은 이미지 인상을 가지고 작업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하정우는 "다들 너무 비슷하다고 하니까 진짜 비슷한 것 같았다. 선생님도 저처럼 얼굴이 큰가 했다"라며 "그렇게 마음이 가니까 닮아가는 것 같았다. 계속 선생님 생각하면서 작업에 임했다"라고 전했다.

임시완 역시 "외적인 싱크로율은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겠지만, 마라톤을 계속하고 있으니까 영적으로는 싱크로율이 높지 않을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1947 보스톤'은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킨 배성우가 출연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에 강제규 감독은 "속상하고 안타깝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며 "후반 작업을 하면서 어떻게 하나, 버겁고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이어 그는 "주변 의견도 많이 듣고 작업을 하면서 생각한 지점은 이 영화는 1947년도 손기정, 서윤복, 남승룡 세 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라며 "그 분들의 삶과 업적이 충분히 녹여져 있는데 특정한 사실 때문에 선생님의 삶의 기록이 변형되고 축소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민 끝에 작품이 가고자하던 방향으로 마무리 하는 것이 감독의 일이고 그 분들을 향한 예우라고 생각해서 작품을 마무리 했다"라고 양해를 당부했다.

또한 올여름 텐트폴 중 하나였던 '비공식작전'으로 고배를 마셔야 했던 하정우는 "속상하고 가슴 아팠다. 내부적으로 기대했는데 현실은 달랐다"라고 하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고배를 마신 것이 처음도 아니고 다시 추스르고 경험을 바탕으로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1947 보스톤'은 오는 9월 27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