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무빙'이 상한가를 치고 있을 때 제 이야기라, 너무 긴장됐죠."
그도 그럴 것이, 청춘 3인방의 선전과 조인성·한효주·류승룡의 에피소드가 공개될 때마다 '무빙'의 반응은 더 뜨거워졌다. 기세 좋던 '무빙'은 김성균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풍성해졌다. 세상의 기준에선 어리숙하고 모자란 듯 보였던, 그러나 아들 앞에선 세상 강한 아빠였다. '강훈아', 그의 한줄 대사는 그 어떤 장황한 대사보다 묵직했고 따뜻했다.
김성균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으로 또 한 번 '믿보배'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성균은 "'무빙'으로 제가 동경하던 장르를 이룬 것 같다"라며 "다양한 국가에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특별한 기분이 든다. 세상이 바뀐 수혜를 제가 입고 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작품을 전세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고, 그 한가운데 제가 있구나 생각이 든다"고 이번 작품의 의미를 짚었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전 세계 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이 지난달 24일 공개한 디즈니+ TV쇼 부문 월드와이드에서 1위에 등극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김성균은 "이 작품은 무서울 정도로 피드백이 많다. 작품이 오픈되고 나면 검색해보는데, 이렇게 많이 언급될지 몰랐다. 인터넷 세상은 뜨겁더라"고 웃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두 아들도 '무빙'의 팬이다. 유튜브 쇼츠 등 숏폼에 익숙해진 세대, "10분짜리 동영상도 힘들어한다"던 두 아들은 20부작 '무빙'을 진득하게 시청하고 있다고. 김성균은 "18세 관람가지만 부모님 지도하에, (수위 높은 신은)아이 눈을 가리고 보고 있다"라며 "초반 학교 이야기에 열광했고 액션 이야기도 좋아하더라. '고윤정 누나 예뻐서 보는거지?'하고 놀렸다"고 이야기 했다.
시청자의 마음으로 즐겁게, 또 함께한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하면서 본 '무빙'이지만, 자신의 차례가 다가올 수록 긴장감도 컸다.
"이재만 캐릭터가 오픈되기 전에 너무 긴장됐어요. 주사 맞는 것처럼, 내 순서를 기다렸어요. 피크 찍고 있을 때 내 이야기 차례가 왔죠. 박인제 감독, 강풀 형한테 전화해서 '상승 곡선, 상한가 치고 있는데 (내 이야기 나오면 어떡하냐)' 엄살을 부렸어요."
'무빙'에서 김성균은 엄청난 괴력과 함께 빠른 스피드 능력을 소유한 인물 이재만을 연기했다. 평소에는 자신의 능력을 숨긴 채 아들 밖에 모르는 순수함 가득한 아빠로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괴물 같은 능력을 드러낸다.
"재만은 세상 사람들이 바라봤을 때 어리숙하고 모자란 듯 보일 정도로 순수하고 착한 인물이에요. 내가족에게 해가 됐을 때는 괴력을 발휘하는 인물이죠. 가족에 대한 사랑, 보편적으로 흔히 생각하는 부성애 지점이 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을 다했어요. 가족으로 인해 눈이 돌아가는 장면도 있는데 악인으로 보이는 것을 경계했어요. 나의 사악함으로 인한 폭력성과는 다르게 보여지는 것이 포인트였어요."
극중 재만은 아들바라기다. 대사가 많지 않은 인물인데, 아들의 이름인 '강훈아'를 부르는 한줄 대사들은 그래서 더 짠했고 큰 마음이 느껴졌다. 김성균은 "
원작에서 많은 이야기를 부여하지 않은 캐릭터라 오히려 좋았다"고 했다. 실제 아빠이기도 한 그는 재만의 부성애를 연기하며 진심으로 울컥한 순간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14화에서 집에 덩그러니 있는 아기 강훈이를 생각하면 '내가 또 잡혀가야 하는데'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부모라서 그런지 그것이 큰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기 강훈을 연기한 친구가 어쩜 그렇게 연기를 잘하던지. 그리고 강훈이가 용기를 내서 '아빠 미안해요. 죄송해요' 하는 신도 울컥했어요."
앞서 김도훈은 "김성균 눈만 봐도 눈물이 났다"라며 고마운 마음과 그의 연기에 존경심을 드러냈던 터.
"(김도훈이) 노력을 많이 하고 먼저 다가와주고, 제게 해준 것이 너무 많았어요. 안부 문자도 늘 해주고, 제가 없는 현장에서 신을 찍을 때는 '오늘 무슨 장면 찍었어요'라고 이야기 했어요. 촬영 기간이 워낙 길었어요. 한 신 찍고 몇 개월 지나 만났는데, 일상에서 메꿔주는 지점들이 있었죠."
'무빙'이 회를 거듭할수록 뜨거운 인기와 화제를 더하는 가운데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히어로 이재만(김성균)의 이야기가 지난 14회와 15회를 통해 공개됐다. 조인성, 류승룡, 한효주 등 초능력을 지닌 부모들의 서사가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그 정체를 드러나지 않았던 인물이 바로 이재만으로, 그의 서사가 공개됐다.
뒤늦게 풀린 이재만의 서사를 언급한 김성균은 "감성적으로 봤다. 액션을 부각해서 보는 사람들도 많고, 정서적인 부분도 봤다. 빌드업 하는 역할로서 재미있게 봤다"라고 말했다.
특히 재만과 주원(류승룡 분)의 하수도 액션 장면은 '무빙'의 하이라이트라도 해도 될 만큼, 두 사람의 격렬한 결투와 웅장한 스케일로 완성도를 높였다.
"류승룡 선배님은 워낙 액션 베테랑이에요. 우리 작품에서도 이재만을 만나기 전부터 몇개월을 구르고 저를 만났잖아요. 리드를 많이 해줬어요. 그 신을 찍기 전에 '이제 좀 젖자'고 한마디 했고, 난 '믿고 있겠다'고 했죠."
"제작진이 지하수로 구현을 너무 잘했어요. 더 놀라운 건, 물을 다 데워놨어요. 조금만 더 맑았으면 좋겠는데, 그럼 수로가 아니잖아요(웃음). 배려에 감동을 많이 받았고 이렇게 큰 작품, 큰 세상에 내가 들어와있구나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다른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했다고도 털어놨다. 김성균은 "너무 놀랐다. '저렇게 했다고?' '저 장면을 저렇게 찍었다고?' 같은 작품 하고 있는것 맞나 할 정도로 깜짝 놀라고, 마음을 졸였다. 진짜 대단했던 것 같다"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한효주도 엄마인 적이 없었던 배우인데, 어쩜 저렇게 저 정서를 알고 표현을 했나 싶고, 류승룡 선배님도 신들린듯이 했다. 조인성도 너무 잘했다. 제가 출연했다는 사실을 잃어버리고 관객의 마음으로 봤다"고 감탄했다.
김성균은은 현재 공개 중인 '무빙' 외에도 다양한 작품에 얼굴을 내비췄다. 최근 개봉한 영화 '타겟'과 현재 방영 중인 예능프로그램 tvN '형따라 마야로:아홉 개의 열쇠'에도 출연 중이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디피2'에도 출연했다.
"매주 한 주 한 주 내가 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어요. 수요일 오후 4시가 되면 '무빙' 딱 나오는데, 엄마한테 용돈 받는 날이 돌아오는 것처럼, 재미있는 날을 보내고 있어요. 올 여름에 어쩌다보니 대중들을 많이 만날 시간이 있었는데,.새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이런 일이구나. 피드백을 받고 좋은 직업이구나' 느껴요. 더군다나 반응도 너무 좋고. 예능도 좋은 기회가 찾아오면 안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막바지 '무빙'에 대한 기대도 당부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한 공간에 모여서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다 때려부순다"라며 "안그래도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는데, 너무 기대를 줄 것 같다. 잘 쌓아온 것 같고, 관객들도 너무 재미있게 봐주고 있다. 감동적인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결말이 나오진 않았지만, 벌써부터 '무빙'의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타이밍', '무빙', '브릿지' 등으로 이어지는 강풀 유니버스는 '무빙' 흥행 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무빙'은 '브릿지'라는 작품도 있고 세계관이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수 있어요. 만드는 사람들의 의지에 있지 않을까요. 언제든 스케줄을 비워두고 체력 단력하고 있겠습니다.(웃음)
20부작 '무빙'은 20일 남은 3회가 모두 공개된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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