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힙하게' 수호 "범인인듯 아닌듯 의뭉스런 연기, MBTI까지 정해 분석"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힙하게'는 '수호의 재발견'이라 해도 무리 없는 작품이었다. 미스터리한 꽃미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선우 역으로 열연한 수호는 심도 있는 연기로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을 안정적으로 그려냈다. 또 극 후반부까지 살인범으로 오해 받는 역할로 의뭉스러움과 해맑음을 오가는 연기로 끝까지 시청자를 헷갈리게 해 극중 긴장감을 더하기도 했다.

수호는 최근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JTBC '힙하게' 종영 기념 인터뷰를 통해 '힙하게' 종영 소감 및 배우로서 활동 계획, 그룹 엑소의 향후 행보에 대해 솔직하게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수호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힙하게'가 종영했다.

지난주 마지막으로 드라마가 끝났다. 그제 배우들, 스태프, 감독님과 회식하며 드라마 마무리를 잘 했다. 난 그저 역할을 열심히 했을 뿐 선배님과 감독님 스태프가 고생 많이 해주셔서 드라마가 많은 사랑 받은 것 같다. 소집해제 후 첫 연기 작품이라 부담되고 걱정됐는데 좋은 사람들 만나서 무사히 잘 만난 것 같아 행복하다. 평생 기억에 남을 필모그라피가 될 것 같다.

◇어떤 부분을 걱정했나.

복무 기간 동안 오래 쉬었기 때문에 욕심도 있었다. 드라마는 4년 만이라 욕심이 컸다. 그 욕심 때문에 더 오버하거나 혹은 대중의 기대에 못 미칠까봐 고민도 있었다. 카메라 앞 연기가 오랜만이라 그것만으로도 부담이었다.

◇'힙하게'를 통해 만난 좋은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유재석 선배님이 미담을 전하기도 했던 김석윤 감독님이 정말 좋은 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 작품을 한다고 할 때 주변에서 다 부러워 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감독님이 너무 좋으신 분이라고 하셨다. 보아도 '너무 부럽다. 나도 또 하고 싶은 감독님이다'라고 말했고, 헬스장에서 만난 비도 '뮤직뱅크 때부터 친했는데 너무 좋은 감독님이다. 나도 함께 해보고 싶다. 네가 그 감독님과 한다니 내가 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었다. 실제로도 감독님이 정말 잘 챙겨주셔서 은인같았다. 나를 알아봐주고 캐스팅 해주셔서 감사했다. 나를 믿어주셔서 배우로서 힘이 많이 됐다. 내게 농담 식으로 '잘생겨서 캐스팅 했다'고 말씀하셨지만, '네가 모범생 이미지지만 정색했을 때 냉소적인 이미지가 스쳐지나가는 걸 봐 왔다. 그래서 수호가 이 역할과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더 말씀해주셨다.

◇처음부터 범인 여부를 알고 촬영을 시작했는지.

초반엔 한지민만 범인의 행방을 알고 있었던 게 맞다. 단체 리딩하고 출연 결정 할 때까진 몰랐지만,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께 '내가 범인인지 아닌지 알아야 연기를 확실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물어봤다. 그래서 촬영 전에 정확한 얘기를 들었고, 시청자와 밀당해야 하는 역할이라서 알게 모르게 디테일하게 연기했다. 나는 범인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해야 하니까 대본에 '이 신은 범인처럼 의뭉스럽게 그려야 한다'는 느낌으로 체크를 해 놨다. 어떤 신에는 '범인'이라 써 놓고 어떤 신에는 '일반'이라 써 놨다. 범인 모드, 일반 모드 오가며 연기했다. mbti까지 검사하며 캐릭터를 분석을 해 몰입해 연기했다.

◇원래 캐릭터 연구를 많이 하는 스타일인가?

나는 원래 연구 분석 많이 하는 스타일이긴 하다. 지난 11년간 해온 대로 해 왔다.

◇주변 지인들이 범인이 누구냐고 많이 물었을 것 같은데.

부모님과 친구들에게서 연락을 받았는데 그 연락을 받으면서 마피아게임을 한 것 같다. 어떤 친구에게는 '그래 내가 범인이야', 또 다른 친구에게는 '예분이가 범인이야'라고 말했었는데 그 친구들에게는 종영 후에 '장난하냐?'라고 연락을 받았다. 윤아는 나와 한지민에게 모두 연락해 범인을 물어봤다. 그래서 한지민이 내게 '너 (윤아에게) 범인 얘기했어?'라고 물어보더라. 나는 내가 범인인 척 애매하게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 정도로 윤아가 집요하게 물어봤다.

◇한지민은 어떤 선배인가.

한지민은 내가 학생 때부터 봐 온 선배님이다. 처음 봐도 10년 간 본 듯한 편한 누나다. 먼저 많이 다가와주셨다. 난 항상 내 또래들과 연기를 해왔는데 여자 선배님과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었다. TV로 봤던 소탈했던 한지민보다 더 편한 분이었다.

◇이민기 박혁권과 연기하며 배운 점이 있다면?

박혁권은 '육룡이 나르샤' 때 변요한에게 얘기를 많이 들었다. 배울 게 많은 분이라 하셨다. 그래서 박혁권에게 내가 먼저 살갑게 다가갔다. 박혁권은 지금도 내게 존댓말을 하실 정도로 나를 존중해주신다. 정이 붙어야 하는 역할이라 얘기를 많이 나눴고, 어떤 쪽이 더 연기하기 편한지도 물어봐주셨다. 또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셨다. 애드리브도 되게 많이 하셔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이민기와는 대립하는 역할이라 내가 먼저 살갑게 다가가진 않았다. 눈으로 욕하고 의심해야 하는데 만날 때마다 스킨십하고 친해지면 그렇게 연기 못 할 것 같았다. 이민기는 학창시절 'X맨'에 출연했던 기억이 크다. 내겐 '냉미남 스타'다. 그런데 이민기가 먼저 말 걸어주고 호감을 가져줘서 어쩌다 보니 너무 친해졌다. 밤에도 연락 와서 '얼굴 보자' 하시며 와인 한 잔 먹기도 했다. 둘이 만나서 얘기도 많이 했다. 그 때 '형이랑 친해질 생각이 없었다. 친해져도 되나 싶었다'고 말한 적도 있다. 지금은 거의 손 꼽히는 '옆 사람'이 됐다. 마음을 나누고 연락도 자주 한다.

◇'힙하게'는 초능력에 대한 드라마다. 평소 살면서 가지고 싶었던 초능력이 있나.

시간을 아까워 해서 움직이는 시간에 뭔가를 많이 하는 편이다. 공간이동 능력이 있으면 그 시간에 온전히 뭔가에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