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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의봄' 정우성밖에 없다는 믿음" 의리의 이정재, 절친 향한 찬사


김성수 감독x이정재, '서울의 봄' 메가토크…정우성 깜짝 등장
이정재 "'서울의 봄', 화면 찢을 듯한 에너지 최절정, 극장에서 꼭 봐야 할 영화"
김성수 감독 "정우성x이정재와 25년 만 공식자리 감개무량, 같이 액션 버디 무비 찍고파"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김성수 감독,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가 '태양은 없다' 이후 무려 25년 만에 관객들 앞에 공식적으로 나서 반가움을 안겼다. 서로에 대한 깊은 믿음으로 여전히 돈독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재는 바쁜 와중에도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이 함께 한 '서울의 봄'을 지원 사격하기 위해 극장을 찾아 의리를 과시했다. 이에 김성수 감독은 두 사람과 함께 액션 버디 무비를 찍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쳐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17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코엑스에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메가토크(GV)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성수 감독, 이정재가 참석했으며, 정우성이 깜짝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배우 정우성, 감독 김성수, 배우 이정재가 '서울의 봄' 메가토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정재 인스타그램]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황정민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정동환, 김의성, 안내상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여기에 정만식, 이준혁, 정해인이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황정민은 10.26 사건의 배후를 수사하는 합동수사본부장을 겸직하게 된 후, 권력 찬탈을 위해 군내 사조직을 동원해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을 일으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을 연기했다. 정우성은 수도 서울을 지키기 위해 반란군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았다. 특히 정우성은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 '아수라'에 이어 김성수 감독과 다섯 번째 만나게 돼 주목받았다.

이성민은 반란 세력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대비책을 세우는 육군참모총장 정상호를, 박해준은 군사반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9사단장 노태건을, 김성균은 강한 신념을 가지고 반란군에 끝까지 저항하는 육군본부 헌병감 김준엽으로 분했다.

이날 김성수 감독을 위해 메가토크를 함께 한 이정재는 "'서울의 봄'을 너무 뜨겁게 봤다. 내용, 비주얼, 감동을 어떻게 다 꽉 채울 수 있는지"라며 "화면을 찢을 듯한 에너지는 매 영화에 다 있었지만 이번이 최절정인 것 같다. 이런 영화야말로 극장에서 꼭 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감탄했다.

'서울의 봄'은 주요 배역만 무려 60여 명이 출연할 정도로 엄청난 연기 합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정재는 당시 '헌트' 후반 작업 중이어서 함께할 수가 없었다고. 이정재는 "우성 씨가 참여한다고 하니까 '나도 뭐 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조마조마하기도 했다"라며 "안 그럼 계속 감독님 작품을 해야 하는데 후환이 있을 수 있으니까"라고 농담을 덧붙였다.

배우 이정재가 27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 진행된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어 "우성 씨 연기를 보니 영화에서 푸근하면서도 가슴이 따뜻하고 넓은 지휘관, 그리고 아버지상까지도 느껴졌다"라며 "동료이고 친구이지만 정우성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어 마음이 따뜻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그는 "역시 정우성이라는 배우를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두 분이 함께 만드니 '또 해냈구나'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정재의 극찬 후 깜짝 등장한 정우성은 "얼떨떨할 정도로 좋은 얘기를 해주셔서 현실감이 없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 이정재가 함께하는 공식 자리는 1998년 '태양은 없다' 관련 행사 이후 처음이라고. 이에 이정재는 "15년 전에 같이 영화를 하기로 의기투합해서 시나리오 써 봤다"라며 "셋 다 바쁘다 보니 시나리오가 생각만큼 빨리 나오지 못했다. 그러다 다 다른 촬영에 들어가면서 완성이 안 됐는데, 빨리 (같이) 해야겠다"라고 전했다.

김성수 감독은 "당시에도 두 분은 어마어마한 스타였다. 이정재는 '모래시계'에 출연했는데, 그 당시 50%에 달하는 시청률을 얻었다. 전 국민의 시계였고, 천상계에 있던 스타였다. 정우성도 최고 배우였다. 두 분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태양은 없다'가 큰 주목을 받았다"라며 "저도 30대였는데 벌써 세월이 이렇게 많이 지났다. 두 분은 더 원숙하고 멋지다. 자기 관리도 철저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더 높은 위치에서 일하고 있다. 뿌듯하고 이렇게 같이 있는 것이 감개무량하다"라고 이정재, 정우성을 향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이정재 역시 '태양은 없다'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두 분은 '비트'에서 먼저 만나 작업을 했다 보니 제가 경험한 다른 작품들과는 달랐다. 두 분이 대화하면서 시나리오를 바꾸더라"라며 "촬영 들어가기 전 숙소 같은 곳에 모여서 셋이서 리딩하고 수정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신선했다. 현장에서도 계속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반영해서 바꿔 가는 젊은 에너지가 있었다. 그런 에너지를 처음 느꼈고, 영화 작업이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고 배웠던 기억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라고 전했다.

배우 정우성이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또 정우성은 김성수 감독과 이정재에 대해 "저를 이해해주고 알아주는 편한 이들이지만, 내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입증해야 하는 대상이다"라며 "두 분이 주는 건강한 에너지가 있다. 동료 감독이자 배우 그 이상의 의미를 주는 분들이다. 그래서 작품을 같이 하거나 따로 또 평가를 받을 때의 기쁨이 남다르다"라고 특별한 의미를 고백했다.

이어 "감독님이 '서울의 봄'을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시나리오 모니터링을 했다. 그리고 캐스팅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점점 '나에게 오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면 어쩌겠어. 해야지'라는 마음이었다"라며 "정식으로 제안을 받았을 때 '헌트' 촬영이 끝난 직후였다. 정도와 이태신은 다른 인물이지만 외피적으로 한 인물과 관련이 있어서 관객들이 겹쳐보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감독님께 '괜찮겠나' 물었다. 감독님은 '괜찮다'라고 하더라"라고 캐스팅 과정에서 고민되는 지점이 있었음을 밝혔다.

이에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이 안한다고 했다고 말하기도. 그러자 정우성은 "제가 감독님과 밀당을 잘한다. 3시간 동안 답을 안 드리고 '어렵지 않나'라며 한숨을 쉬니까 '할 거야, 말 거야? 너 안 하면 나도 안 할 거야'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하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이 '헌트' 때문에 힘들다고 하긴 했다. '헌트'는 '서울의 봄'의 배경에서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이야기다. 그때 넘어온 세력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연달아 이런 이야기를 동일하게 하는 것이 좀 그렇다고 하더라"라며 "하지만 저는 이태신을 정우성이 꼭 했으면 해서 집요하게 붙잡았다"라고 고백했다.

그렇게 김성수 감독과 다시 손을 잡게 된 정우성은 "전두광의 불과 이태신의 물 싸움처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저는 물은 둘째치고 불 앞에서 장작이 되어 탈 것 같았다. 그 정도로 막연했다"라며 "티격태격도 많이 하는데 감독님에게 가장 의지하면서 쫓아간 캐릭터였다"라고 김성수 감독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배우 정우성이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에서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 대화를 듣고 있던 이정재는 "김성수 감독님에게 정우성이란 배우는 가장 믿는 배우이자 영화의 동지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태신은 극 중에서 캐릭터 잡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출렁대고 넘실대고 파도가 치는 감정을 잘 누르고 연기를 한 것 같다. 김성수 감독님도 시나리오 쓸 때 부화뇌동하지 않고 영화 전체적인 흐름을 충심으로 감싸는 인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 연기를 하는 건 쉽지 않은데 이건 정우성밖에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다시 한번 찬사를 보냈다.

"2시간 20분 동안 물 한 모금 못 마시면서 집중해 영화를 봤다"라고 밝힌 이정재는 "훌륭하고 멋진 장면이 너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이태신이 바리케이드를 넘어가는 설정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것일 듯"이라며 "이 장면이야말로 관객들의 뜨거움을 극대화하는 영화적인 장면이지 않나 싶었다. 보고 나서 그 장면을 누가 썼는지 감독님께 여쭤봤다. 감독님이 생각해내신 거였는데 아마도 우성 씨를 위해서 쓰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우성은 "내가 썼지. 우성이가 키가 크잖아"라고 김성수 감독의 성대모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수 감독은 해당 장면에 대해 "영화감독으로서 도달하고픈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뜻이 그 안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태신 같은 행동주의자가 되라는 건 아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사람의 시간은 동시에 흐른다. 하지만 역사는 중요한 일을 한 사람들의 시간만 기록한다. 대단한 사람들이 대단한 깊이의 생각으로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는데, 그날 밤에 일어난 일은 대단한 사람들이 한 건 맞지만 그 결정은 대단하지 않았다. 하찮은 인간들처럼 행동했다"라며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들의 가치관을 만들지만 정작 그런 중요한 순간에는 본능과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우리를 이끄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냐는 생각이 들더라. 그날 이뤄진 일이 제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라며 "이 영화가 어떤 행동을 하라고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불행이 올지 알지만 신념으로 버티기도 한다. 실존 인물을 토대로 만들었지만 영화 속 인물은 실존 인물 그 자체는 아니다. 실존 인물은 진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속 인물은 이태신의 마지막 말을 통해 자신의 인생이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길 바랐다. 그렇게 부끄러운 마음을 주고 싶었다"라고 고백했다.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 5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헌트'(감독 이정재)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정소희 기자]

'서울의 봄'은 꽤 많은 분량을 편집해 지금의 140분 버전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한 관객이 "만약 영화가 잘 된다면 확장판 DVD 출시도 고려해볼 수 있나"라는 질문을 하자 김성수 감독은 "영화가 굉장히 잘 되고 훌륭한 걸작으로 남겨지는 경우 그렇게 하는 거고, 감독이 어떤 부분을 더 보여줘야 풍성하게 완성이 된다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라며 "'서울의 봄'은 찍은 분량이 많지만 저는 지금 완성된 영화가 최종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자를 때는 아쉬운데 미련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에서 자랐지만 잘려나간 손톱을 가지고 다지지는 않지 않나. 자르면 잊으려 한다. 지금 나온 영화가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 지금 영화가 잘 되길 바란다"라고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성수 감독은 15년 전 정우성, 이정재와 함께하려 했던 시나리오를 언급하며 "형사 두 명이 나오는 영화를 하자고 했었다. 만약 허락한다면 두 분과 함께 하는 멋진 액션 버디 영화를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그 생각이 더 절실해졌다"라고 밝혀 관객들의 환호를 얻었다. 이어 "멀리서 촬영 중인데도 이정재 감독이 여기까지 달려와 줬다. 그 우정과 배려가 저를 짠하게 만들었다"라며 "이정재라는 배우는 이제 한국뿐만 아니라 국외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한국의 대표 배우다. 손흥민 선수 같은 배우다. 더 열심히 책임감 있게 해서 모든 작품이 잘 되길 바라고, 국외에서도 한국영화 위상을 떨치길 소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봄'은 오는 11월 22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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