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가 '금쪽상담소'에서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아들, 어떻게 조언해줘야 할까요?"라고 고민을 털어놓는다.
21일 오후 8시10분 방송되는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이대호는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에게 야구할 때는 "아파도 아픈 척 하지 마라" "약한 모습 보이면 야구 안 시킬 것"이라며 자꾸만 엄격한 아빠가 되어간다고. 아들이 즐겁게 야구하길 바란다면서도 "아파도 참아야 한다, 뼈가 부러졌다고 해도 울어서 해결될 일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이대호는 같은 팀 선수들도 무서워할 만큼 줄곧 강한 모습을 보여 왔지만 "사실 여리고, 눈물이 많다"고 밝힌다. 자신을 비판하는 기사에 울기도 하고, "얼마나 더 잘해야, 얼마나 더 좋은 성적을 내야 사람들이 알아줄까"하는 생각에 힘들어하기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이어 이대호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큰 부상 중에도 조용히 경기를 뛰었던 지난날을 회상한다. 어깨가 탈골되어 팔을 움직일 수 없어도 야구 배트를 드는가 하면, 발목을 접질려 전치 4주 진단을 받고도 진통제를 먹으며 3일 만에 깁스를 풀고 시합을 뛰었다고. 또한 이대호는 "은퇴할 때까지도 팀에 우승을 안겨주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한다. 하지만 경기에 졌을 때 팬들의 과격한 행동에 상처를 받았던 경험을 고백하기도. 심할 땐 족발 뼈를 던지거나 버스에 불을 지르고, 밥 먹는 식당에 돌을 던져 유리창이 깨진 적도 있었다고 밝힌다. 그로 인해 한동안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를 숙이고 다녔고,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무서울 때도 있었다고 토로한다.
오은영 박사는 이대호가 타인을 실망시키는 것이 두려워 강한 척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대호는 "매일 나에게 욕을 100번씩 했다"면서 은퇴 후에도 자신을 향한 채찍질을 멈추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혹독한 자기 비난, 타인에게 들었을 때 가장 상처 되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안"다른 사람을 실망시키게 될까 봐 두려움이 있거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함을 느끼면 스스로 채찍질하는 것"이라 분석, 이대호가 기대에 부응하고자 했던 인물이 누구였는지 질문한다.
이대호는 3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와 재가하신 어머니 대신, 홀로 자신을 길러주신 할머니를 꼽는다. 할머니가 콩잎 무침 노점장사로 생계를 이어갔던 것을 회상, 쌍가락지를 전당포에 맡기면서까지 야구하는 것을 지원해 주셨다고. 늘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는 할머니를 보면서 내가 힘든 건 할머니에 비하면 힘든 게 아니라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왔다고 밝힌다.
그러나 할머니는 프로 데뷔 전인 18살에 돌아가셨고, 당시 할머니를 호강시켜 드리겠다는 꿈을 잃어버려, 야구를 포기 했었다고. 이어 가장 사무친 기억으로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 불고기버거를 사달라고 하셨는데 돈이 없어 다른 햄버거를 사드린 것이 평생 한이 된다며 씁쓸한 마음을 고백해 상담소 가족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오은영 박사는 "고마운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자기 비난을 하면서까지 버텨온 것"이라며 "가족애가 강하고 결혼에 대한 만족감이 높으며 아내를 애착 대상으로 여긴다"고 이대호의 MMPI(다면적 인성 검사) 결과를 설명한다. 이에 동의한 이대호는 "아내는 할머니가 하늘에서 내려준 사람"이라고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을 표현한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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