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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 잉글리쉬] 어웨이 유니폼 입고 중국 완파한 붉은 악마


21일,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인 중국을 3대 0으로 완파했다. 중국에서 치러지는 경기다 보니 붉은 색 유니폼은 중국에게 양보하고 붉은 악마인 우리 팀은 검은색 계열의 원정 유니폼(away uniform)을 입었다.

축구 유니폼은 단순한 운동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유니폼(Uniform)'이라는 단어 자체가 'uni(합쳐진)'와 'form(형태)'의 결합으로, 한 팀을 하나의 형태로 묶는다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며 팬들이 유니폼을 착용하는 것 역시 팀과의 일체감을 표현하는 행위이다.

대한민국과 싱가포르의 2026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1차전이 1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후반 한국 황의조가 패널티킥으로 팀의 네 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평가전에서 6-0 대승을 거뒀다.전반 한국 황희찬이 슈팅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붉은 색은 행운, 사랑, 행복을 상징함과 동시에 상대 팀에게는 공격적인 이미지와 위협감을 주는 효과가 있어 스포츠 유니폼에 자주 사용된다. 운동복뿐만 아니라 프랑스어로 ‘넥타이’라는 의미를 지닌 크라바트(cravat) 또한 붉은 색과 관련이 있다. 17세기에는 '30년 전쟁' 때 크로아티아 병사(cravat)들은 마귀를 쫓고 병사를 보호하는 차원으로 목에 빨간 색 스카프를 두르기도 하였다.

원정 유니폼을 지칭하는 영어 용어에는 '체인지 킷(Change Kit)', '로드 유니폼/킷(Road Uniform/Kit)', '스트립(Strip)', '얼터네이트 킷(Alternate Kit)', '방문자 킷(Visitor Kit)', '세컨드 킷(Second Kit)' 등이 있으며, 이 표현들 중 대부분은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사용되는 되는 단어들이다.

홈 유니폼인 붉은색 유니폼의 디자인은 한국 전통 캐릭터인 도깨비와 호랑이 문양이 특징이다. 태극 문양의 빨간색을 주 컬러로 하며, 어깨의 물결무늬는 호랑이의 줄무늬를 형상화한 것이다. 홈 유니폼은 크루 넥라인(crew neckline)에 검은 색을 덧댄 디자인 특징이다. 중국과의 경기에서 입은 세컨드 유니폼은 검은색 바탕에 하늘, 땅, 사람의 조화를 상징하는 삼태극 색상의 패턴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화제가 된 봐 있다.

관중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저지를 입고 응원하기도 한다. 이번 경기 중 손흥민의 7번이 새겨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중국 관중이 경기장에서 쫓겨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와 같은 자기의 최애(bias)인 선수의 유니폼을 일상복(Outfit Of The Day)로 연출 한 것이 블록코어 룩(blokecore look)이다. 영국식 속어로 ‘bloke’은 '녀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2021년 한 유명 틱톡커가 유니폼에 데님, 스니커즈로 연출한 룩이 크게 유행하면서 블록코어는 패션의 신조어가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오버사이즈(oversized)로 약간 박시(boxy)하게 입고, 타이트한 미니스커트나, 청바지로 대조적인 상의와 하의를 연출을 하는 것이 블록코어 연출법이다.

11월 4번째 목요일은 11월 23일은 추수 감사절(Thanksgiving)이다. 다음날인 금요일을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라고 하며 일 년 중 가장 큰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다. 적자를 in the red, 흑자를 in the black이라고 하듯, 미국 필라델피아 (Philadelphia)에서 흑자(Black)와 Friday를 합쳐 광고 문구로 사용한 것이 Black Friday의 시초였다. 이어 지는 월요일은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라고 하며 온라인에서 할인 행사가 월요일에도 이어진다. 나의 bias인 최애 선수의 유니폼을 감각 있는 블록코어 룩으로 연출할 저지를 이번 블프에 득템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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