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시청자들의 감성을 제대로 두드렸다.
27일 지니 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연출 김윤진, 극본 김민정, 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스튜디오앤뉴·아티스트스튜디오, 원작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제작 TBS 텔레비전))가 뜨거운 기대 속에 첫 방송됐다. 섬세하고 깊은 감정선이 돋보이는 스토리와 아름다운 미장센, 감각적인 음악이 감성의 깊이를 더하며 오랜만에 만나는 클래식 멜로의 진수를 선사했다.
정우성과 신현빈 표 멜로는 차원이 달랐다. 11년 만에 멜로 드라마로 귀환한 정우성은 청각장애 화가 차진우의 고요한 세상, 그가 느끼는 감정을 깊은 눈빛과 표정에 담아내며 몰입을 더했다. 신현빈은 녹록지 않은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배우의 꿈을 향해 직진하는 정모은의 매력을 다채롭게 그리며 호평을 이끌었다.
이날 차진우(정우성 분)와 정모은(신현빈 분)은 서로의 세상에 낯선 파동을 일으켰다. '똑같은 모양과 똑같은 크기의 마음은 아닐지라도, 그래서 조금은 공평하지 못할지라도 그때까진 우리, 사랑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정모은이 읊는 대사가 운명의 신호탄이라도 된 듯 바람에 날려간 스카프가 차진우의 발치로 떨어졌다. 그렇게 두 사람의 세상이 만났다. 스치듯 지나갈 줄 알았던 인연은 계속됐다. 단역 아르바이트에서 잘리고 자판기는 고장 나고, 정모은은 되는 일 없는 하루에 심란했다. 게다가 바닷가 첫만남 이후 자꾸만 마주치는 남자는 자신의 말을 무시하기 일쑤다. 그러나 벽화에서의 재회 이후 정모은은 차진우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차진우, 정모은의 세계가 만나는 결정적 사건이 또 발생했다. 두 사람이 있던 카페에 화재가 발생한 것. 건물을 빠져 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걸음을 서두르던 정모은은 문득 소리를 듣지 못할 차진우가 떠올랐다. 발걸음을 되돌린 그는 영문도 모른 채 홀로 남겨진 차진우를 발견했다. 차진우는 다급한 정모은의 얼굴에서 위기를 감지했다. 그러나 차진우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 과거의 한 장면이 떠올라 공황에 빠졌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혼란에 빠진 차진우를 구한 건 정모은이었다.
병원에서 눈을 뜬 차진우는 정모은이 깨기를 기다렸다. 정모은에게 '고맙습니다. 도와주셔서. 그리고 무사해주셔서'라고 필담으로 진심을 전한 차진우. 그리고 배가 고프다는 엉뚱한 답변에 처음으로 웃어 보였다. 차진우의 캠핑카에서 늦은 저녁을 하게 된 두 사람. 꾸밈없이 솔직한 정모은의 모습에 차진우는 '아주 오랜만에 시끄러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모은에게 배우냐고 물었다. 수어를 모르는 정모은에게 차진우는 휴대전화에 '배우'라고 적어 건넸다. 처음 들어본 '배우'라는 말에 정모은은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단역, 엑스트라로만 불려왔던 정모은에게 '배우'라고 불러준 사람은 차진우가 처음이었던 것. 천둥소리에도 고요한 차진우의 등을 바라보다 자신의 귀를 막아보는 정모은. "소리없이 내리는 비도 나쁘지 않네"라는 혼잣말엔 따스함이 묻어났다. 그러고 차진우가 건넨 뜻밖의 선물은 정모은에게 큰 힘이 됐다. 바닷가에 선 자신의 초상화, 그리고 그 아래에 적힌 '배우님에게'라는 글씨는 정모은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렇게 차진우와 정모은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을 둘러보던 차진우는 정모은의 사진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이내 미련없이 사진을 삭제하는 차진우. 혼자가 익숙한 그는 인연에 연연하지 않지만, 밀려드는 외로움은 어쩔 수 없었다. 정모은은 오디션을 찾아다니며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정모은은 자신에게 '배우'라고 불러줬던 차진우를 생각하며 묵묵히 버티며 더 노력했다.
그런 두 사람이 운명적으로 재회했다. 정모은이 버스에 탄 차진우를 우연히 발견한 것.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어보지만 차진우는 듣지 못했고, 버스는 떠났다. 멀어져가는 버스를 바라보는 정모은의 눈빛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안타까움이 밀려드는 순간 길 건너에 차진우가 서 있었다.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선 두 사람. 정모은은 차진우를 향해 그간 연습한 수어로 인사를 건넸다. 예상 못한 수어 인사에 낯선 감정을 느낀 차진우.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히 내 몫이라 생각했다. 세상에 노력하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중 누군가 다가와 먼저 인사를 건넸다. 나를 다시 만나게 돼서 반갑다고"라는 내레이션은 차진우의 고요한 세상에 찾아온 변화를 예고하며 설렘을 자아냈다.
28일 밤 9시 2회 방송.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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