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사랑을 경험해본 사람도,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싶은 사람도, 설렘으로 마음이 일렁일 영화가 올겨울 찾아왔다. 늘 사랑 앞에 서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상처 주고 상처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가 내 옆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 혼자가 편하긴 하지만,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 뭔가 너무 드라마틱하거나 특별하지 않아서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로맨스, 바로 '싱글 인 서울'이다.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 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다.
영호는 "나한테 딱 맞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싱글이 답이다"라고 외치며 살아가는 싱글남이다. 쉬는 것도, 먹는 것도 모두 혼자 하고 싶은 영호다. 그래서 집 안에 의자도 하나, 컵도 하나. 학원에서 일타강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 자신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칼같이 학생들의 질문을 내일로 넘기고, 회식도 불참이다. 하지만 영호에게 혼자의 삶은 만족감 최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호의 기억 속 사랑은 모두 상처투성이다. 가장 큰 아픔으로 남은 첫사랑을 비롯해 모든 연애에서 본인이 호구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혼자일 때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반면 "사실 혼자인 사람은 없잖아요"라고 말하는 출판사 편집장 현진은 늘 혼자 썸타기를 한다.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다정하게 대하면 '나를 좋아하는 거 아닌가?', '그린 라이트 아냐?'라고 생각한다. 연애에 감이라고는 1도 없어 주변 사람들이 더 답답할 노릇이다. 그런 현진 앞에 영호가 작가로 나타난다. 싱글 라이프를 담은 에세이 '싱글 인 더 시티' 시리즈에서 서울 편을 쓰게 된 작가와 편집자로 만나게 된 것. 생활 방식도 가치관도 서로 다른 두 사람은 사사건건 대립하지만, 어느새 서로에게 관심이 생기고 진짜 '썸'을 타게 된다.
서울을 배경으로 30대 싱글 남녀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는 '싱글 인 서울'은 첫사랑, 썸, 직장 생활 등 일상에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평범하고 보편적인 소재로 공감과 재미를 높인다. 말맛을 제대로 살린 대사와 코믹한 상황을 기가 막히게 소화해 내는 배우들의 호연은 극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동욱과 임수정은 '로맨스 장인'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영호와 현진 그 자체가 되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간 판타지, 장르물에서 맹활약 해왔던 이동욱은 오랜만에 힘을 뺀 편안하고 안정적인 연기로 무게 중심을 꽉 잡아준다. 특유의 유머 감각이 더해진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도 일품. 뭐든 프로처럼 잘 해낼 것 같지만 사랑 앞에서는 늘 서툴러서 머뭇거리게 되는 영호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연기해내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이동욱의 섬세하고 탄탄한 연기에, 또 스크린 속에서 더 빛나는 비주얼에 새삼 또 반하게 된다.
임수정은 자신의 특기를 왕창 쏟아낸다. 자기 일에서만큼은 전문적이지만, 일상생활에선 빈틈이 너무 많은 현진을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엽게 연기해냈다. 답답한 구석투성이지만, 그래서 더 챙겨주고 싶다 싶을 정도로 눈에 계속 밟힌다. 임수정의 로코를 다시 봐서 반갑고, 앞으로도 더 많이 보고 싶어진다. 임수정이기에 가능한 '러블리' 현진이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첫사랑으로 등장한 이솜을 비롯해 장현성, 김지영, 이미도, 이상이, 지이수, 그리고 특별출연 윤계상까지 완벽한 앙상블을 완성했다. 사람마다 기억과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까지, 공감 100% 그 이상의 '싱글 인 서울'이다. 이 겨울 광대승천하는 설렘을 느끼고 싶다면, 또 가슴 따뜻한 힐링을 느끼고 싶다면 '싱글 인 서울'을 추천한다.
11월 29일 개봉. 러닝타임 103분. 12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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