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이 한준희 감독의 연출력을 극찬한 가운데, 한준희 감독이 'D.P.'의 정해인, 구교환 캐릭터 레퍼런스가 '태양은 없다'였다고 고백했다.
29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성수에서 진행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메가토크에는 김성수 감독, 배우 김성균, 모더레이터 한준희 감독이 함께했다.
앞서 한준희 감독에게 '서울의 봄' 시나리오 감수를 받은 바 있다고 밝힌 바 있는 김성수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 주변 사람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듣는데 '서울의 봄' 시나리오가 나왔을 때는 읽게 하지 않았다"라며 "사람들에게 이걸 쓰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았다. 왜 12.12 군사 반란 이야기를 하느냐는 얘기가 많아서 안 보여주고 써야겠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한준희 감독은 미쟝센영화제에서 액션 파트 심사를 같이 했는데, 제가 좋아하고 응원하는 후배 감독이다"라며 "'D.P.'를 봤는데 진정한 걸작이다. 두고두고 남을 한국의 중요한 작품이다"라고 한준희 감독의 연출작 'D.P.'를 극찬했다.
그는 "지금까지 병영 문화를 다루는 이야기는 많았고, 청춘물에서 군대는 현실을 멈추고 군대라는 공간에서 집단생활을 하다가 복무가 끝나면 현실로 나오는 이야기로 그려진다. 그런데 'D.P.'가 그걸 깨버려서 충격이었다"라며 "현실의 삶을 지우지 못한 사람들이 군대에 온다.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은 흔적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거다. 사실 그게 당연한 거다. 그걸 따라가는 두 병사가 성장해가는 이야기라는 것이 충격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은 짬밥이랑 상관없이 영화 잘 만들면 머리를 숙인다"라며 "그래서 '서울의 봄'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많은 가르침을 얻었다"라고 한준희 감독에게 시나리오 감수를 부탁한 이유를 밝혔다. 또 김성수 감독은 "정해인, 김성균 배우에 대해 물으니 칭찬을 많이 하더라. 그래서 김성균 배우에게 시나리오 준다고 하니 안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김성균을 당황케 했다.
김성균은 "그때 머리를 자를 수가 없어서 고민이 된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김성수 감독은 "처음에 머리 얘기는 없었다"라며 "머리 한 톨 안 건드릴 테니 해달라고 했다. 분장한 상태에서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성균은 "머리에 손을 못 대면 다른 분을 캐스팅하면 될 텐데 '나 같은 놈에게 이렇게까지 하시다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라고 고백했다. 김성수 감독은 "김준엽 역을 김성균 배우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평소에도 김성균과 일을 같이 하고 싶었다는 김성수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을 봤을 때 '어디서 저렇게 놀라운 배우가 나타났지?' 충격이 있었다. 작품마다 다른 사람이 되어 나오더라. 같은 사람인데 역할마다 다른 옷을 입는다"라고 김성균의 연기에 감탄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는 감독, 배우들이 다 친한 사람들이다. 좋은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라며 "작품에서 캐릭터가 세면 자기표현을 많이 하는 배우들이 있다. 그래서 강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훌륭하고 점잖다. 그래서 김성균 배우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거듭 김성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한준희 감독은 "'D.P.'에서 정해인, 구교환 배우가 맡았던 준호와 호열의 가장 큰 레퍼런스는 '태양은 없다'였다"라며 "정우성, 이정재 선배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준호도 군대 오기 전 복서였다"라고 전한 후 김성수 감독의 극찬에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메가토크 말미 김성수 감독은 한준희 감독에게 "'D.P.' 볼 때 배우들이 다 진짜 거기 있는 사람 같았다. 군대인데도 자기 얼굴을 다 가지고 있다. 다 연기 잘하고 진짜 같아서 신기했다"라며 "한 장면을 찍을 때 시간을 충분히 가진다. 'D.P.' 시즌1 같은 경우 정말 짧은 시간에 찍은 건데도 1초의 빈틈도 없는 훌륭한 작품을 만들었다. 정말 대단한 감독이다"라고 거듭 한준희 감독의 능력을 칭찬했다.
김성균 역시 "한준희 감독님은 굉장히 집요하고, 꼼꼼하다. 본인이 원하는 그림을 쟁취하기 위해서 가동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쓰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제 연기가 모자라면 다른 장치를 해서라도 원하는 그림을 만드는 집요함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라이브함, 의외성이 있어서, 제가 생각지 못한 것을 제시하신다"라며 "심각한 장면인데 목에 안마기를 걸치고 해보라고 하셨다. 제가 생각하는 박범구의 톤과 마사지는 안 맞다고 생각했는데 해보니 재미있더라. 기발함이 있고 과감하다"라고 현장에서 경험한 한준희 감독의 장점을 언급했다.
앞서 김성수 감독은 이전 메가토크에서 모더레이터였던 류승완 감독을 '최애 감독', 한준희 감독을 '차애 감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준희 감독이 이를 거론하자 김성수 감독은 "류승완 감독의 최애 감독 지위가 흔들렸다"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지난 22일 개봉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12.12 군사 반란을 다뤄 큰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황정민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정동환, 김의성, 안내상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으며, 여기에 정만식, 이준혁, 정해인이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스토리와 김성수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 배우들의 빈틈없는 호연으로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극찬을 얻고 있다. 이에 '서울의 봄'은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7일째 압도적인 1위 행진 속 흥행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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