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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 잉글리쉬] '한파 패션' 바라클라바·비니·스카프


갑작스러운 한파로 인해 패션이고 뭐고 따뜻한 게 최고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온돌이라는 건축 방식은 한국식 전통 건물을 높이 지울 수 없게 만든 반면, 윗목, 아랫목이라는 단어를 만들며 손님에게는 '아랫목'을 내주거나, 방 한 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를 떨며 추운 겨울 날씨를 녹여 주는 정겨움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 신체 중 혈관과 동맥이 집중되어 있는 머리와 목은 체온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부위로 이 두 곳만 보온을 해도 느껴지는 체감 온도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오늘 같이 추운 겨울 날씨에 난방이 부실했던 옛날 사람들은 어떠한 아이템으로 머리와 목을 보호했는지 그 명칭과 유래를 알아보고자 한다.

뉴진스 [사진=뉴진스 인스타그램]

기온이 점점 떨어짐과 동시에 반대로 바라클라바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고 있다. 바라클라바(balaclava)라는 명칭은 크림 전쟁(1853-1856)때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의 Balaklava라는 마을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전투 중인 영국군들을 위해 따뜻하게 해주는 헤드기어 용도로 손으로 직접 뜨개질 한 크로셰 바라클라바(crochet balaclava)가 보내 것에서 시작되었다. 뜨개질보다 보온성이 높은 양털, 합성소재로 만든 현대식 버전의 바라클라바는 제 2차 세계 대전의 군인들에 의해 그 용도가 이어졌다. 19세기에는 창기병(槍騎兵)이라는 의미를 지닌 'Uhlan'을 사용하였으며 이는 폴란드 군과 프러시안 군이 착용한 헬멧과도 비슷하여 폴란드어(ułan), 프랑스어(uhlan)의 어원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바라클라바 헬멧' '스키 마스크(ski mask)' 안면마스크 기능 때문에 '바라카바'라고도 부른다. 사실 남성들이 검은색 바라클라바를 착용하면 마치 은행을 털 것만 같은 위협감을 주기 때문에 주로 여성들이 선호하며 색상은 베이지, 핑크, 화이트와 같은 밝은 색이 인기다.

비니(beanie)는 머리를 의미하는 속어인 'bean'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beanie라는 용어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주로 소년과 젊은 남성들이 쓰던 작고 머리에 꼭 맞는 모자를 가리키는 데서 출발하였다. 디자인이 변화하며 방울 달린 비니(pom-pom beanie)부터 고깔 모자처럼 윗부분이 솟은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의 비니까지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다소 무겁고 어두울 수 있는 겨울 아웃룩에 비니는 fashion statement로 포인트를 주기에 완벽한 필사템이다.

우리는 겨울용은 머플러, 봄과 여름용은 스카프로 구분하지만, 영어에서는 얇던 두껍던 모두 스카프(scarf)라고 해야 한다. 이는 날카로운 모서리나 가장 자리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scarpe', 구 노르웨이어인 'skarpr'에서 유래되었다. 드레이프(drape)하거나 접었을 때의 모양과 관련되어 생긴 명칭인 듯하다. 17세기에는 프랑스로 파견 나간 크로아티아 용병들은 보온 뿐만 아니라 악마를 물리치고 위험에서 보호해 준다는 의미로 빨간색 스카프를 목에 두른 것이 지금의 넥타이로 이어져 프랑스인들은 넥타이를 여전히 '크라바트(cravat)'라고 부른다.

한파를 뚫고 걷는 거친 숨에서는 '뿜뿜' 입김이 뿜어져 나오지만, 바라클라바, 비니, 스카프로 '뿜뿜' 멋을 내어 보자. 추위와 함께 찾아온 성탄절 연휴동안 가족들과 함께 아랫목에 앉아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는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라본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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