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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불협화음, '데드맨'


'괴물' 공동 각본 하준원 감독 장편 데뷔작 '데드맨'
바지사장 신선한 소재 불구 아쉬운 연출·긴장감 없는 서사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고자 했던 과욕이었을까. 서사부터 연기까지, 모든 것이 다 따로 논다. 여기에 영화적인 재미까지 놓쳤다.

'데드맨'(감독 하원준)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 만재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각본을 공동 집필한 하준원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자, 배우 조진웅과 김희애, 이수경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다.

배우 조진웅이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에서 이만재 역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이만재는 인생 벼랑 끝에서 살기 위해 자신의 이름까지 팔게 된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바지사장 세계에서 탁월한 계산 능력 하나로 가늘고 길게 버텨온 그가 큰 거 한방 터뜨릴 절호의 기회를 잡는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1천억 횡령 누명과 자신의 사망 기사다. 살아있지만 죽은 사람, 즉 '데드맨'이 되어 영문도 모른 채 중국의 사설 감옥에 끌려간다.

그러던 중 정치 컨설턴트 심여사(김희애 분)가 그의 앞에 나타나 목숨값을 담보로 위험한 제안을 한다. 덕분에 사설 감옥에서 유일하게 살아나가게 된 그는 자신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고 주장하는 공희주(이수경 분)도 만나게 된다. 세 사람은 1천억짜리 설계판의 배후를 찾기 위해 의기투합해 추적을 시작한다.

주 소재인 '바지사장'은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명의만 빌려주고 실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서류상의 대표를 일컫는 말로, 그간의 영화에선 중점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신선한 소재로 여겨진다. 이에 하준원 감독은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취재에 공을 들여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배우 김희애가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에서 심여사를 연기하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장함이 가득하다. 바지사장으로 뒤통수를 맞고 사설 감옥에 갇히게 되기까지는 나름대로 긴장감이 끌어 오른다. 외모부터 사람을 다루는 방식까지 범상치 않은 심여사가 등장해 뿜어내는 존재감은 향후 이들이 만들어갈 복수 서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극이 전개될수록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 인물의 관계성은 긴장감 없이 단조롭고 뻔하다. 장황하게 펼쳐놓은 것은 많은데 이를 쫀쫀하게 묶어주고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후반부 드러나는 반전도 이렇다 할 임팩트가 없다.

배우 조진웅과 김희애가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수경과 조진웅이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캐릭터 역시 특별한 매력이 없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도 썩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조진웅은 우리가 잘 알고 있고, 또 예상 가능한 '조진웅식'의 연기를 보여준다. 안정적일 수는 있지만, 새롭지 않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김희애는 외형부터 파격적이고 그 나름의 강렬함이 있지만, 심여사 캐릭터가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잃어 아쉬움을 남긴다.

이름값처럼, 현대 사회에서 각자가 짊어져야 하는 책임감에 대해 힘껏 무게를 잡고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상업영화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재미'가 없으니 무엇 하나 마음을 움직이질 못한다. 음악마저 귀가 아프다 싶을 정도로 과하다. 결국 불협화음이 되고 만 영화 '데드맨'이다.

2월 7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15세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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