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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내남결' 송하윤, 20년만 첫 악역 "캐릭터에 홀린 기분"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배우 송하윤이 데뷔 20년 만에 첫 악역에 도전했다. 순진무구한 눈빛에 안광이 도는 순간, 시청자들은 모두 숨을 멈췄다. 사랑스러운 얼굴에 말간 웃음을 머금은, 말 그대로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그 자체였다.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뜨거운 인기 속에 종영했다. 드라마는 불행한 인생을 죽음으로 마무리한 강지원(박민영 분)이 10년 전으로 회귀, 절치부심 새 인생을 펼쳐내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강지원은 자신의 인생을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각종 빌런들에게 제대로 복수를 펼쳐낸다.

송하윤 [사진=킹콩by스타쉽]
송하윤 [사진=킹콩by스타쉽]

그 중에서도 송하윤이 연기한 정수민은 드라마의 주요 전개를 이끈 악의 축이다. 강지원의 오랜 절친이자 '반쪽'이었던 정수민은 사실상 강지원의 모든 것을 야금야금 앗아간, 기생충같은 존재다. 강지원의 직장과 친구, 심지어 남편까지 욕심 낸 정수민은 결국 강지원의 목숨까지 빼앗는 악행을 저지른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킹콩 by스타쉽 본사에서 만난 송하윤은 "정수민은 현실에서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서 "정수민에게 장점은 없다. (혹시 마주치면) 피하세요. 도망가세요"라고 했다.

"첫 촬영을 할 때 너무 감정적 몰입을 하다보니 온몸이 떨리고 몸살이 날 정도였어요. 도저히 이렇게는 못버티겠다 싶어서 캐릭터와 저를 분리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정신과 의사와 프로파일러를 만나 정수민의 심리와 정신상태를 직접 들어봤어요."

프로파일러의 분석에 따르면 드라마 속 정수민은 소시오패스에 가깝다고.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르고, 이에 대해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게 특징이다.

송하윤은 "초반 정수민을 이해하지 못해 거부감이 있었다.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정수민을 마음에 품고 지난 1년간 미치도록 외롭게 연기했다"고 했다.

송하윤은 '연기 차력쇼'라고 불릴 만큼 미친 활약도 펼쳤다. 하지만 정작 송하윤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감독님의 '액션'과 '컷' 소리에 그냥 다른 세상에 다녀온 기분도 든다"고 했다.

"7분30초의 촬영을 마치고 주저앉아 탈진한 적도 있고, '대사 다 했나요?'라고 물은 적도 있어요.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신기한 경험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제가 수민이를 품은 줄 알았는데, 제가 수민이한테 홀린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각종 악행을 펼치던 정수민은 결국 박민환(이이경 분) 살인을 자백하고 교도소에 갇힌다. 16회 만에 완성된 인과응보. 완벽한 권선징악이었다.

송하윤은 "정상적이지 않은 아이가 더 정상적이지 않은 곳으로 갔다. 교도소 세트만 갔는데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압박감이 컸다"면서도 "그래도 수민이는 그 안에서 왕언니들에게 잘 보이며 나름 잘 살 것 같다"고 예측했다.

"수민이를 교도소에 두고 오니 마음이 좀 그랬어요. 물론 절대 용서 받으면 안되는 인물이지만, 수민이는 정말 열심히 살았거든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참 바쁘게요. 그런 의미에서 수민이에게 빌런은 지원이가 아니었을까요."

첫 악역을 성공적으로 마친 송하윤은 이후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까. 그는 "모든 역할에 열려 있다"며 "정수민은 지난해 내가 표현한 악이고, 또 다른 악역은 미래의 내가 가진 다른 걸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누군가 제게 '서른 여덟에 뭐 했냐'고 물으면 '정수민으로 살았어'라고 할 것 같아요. 딱 1년간 정수민으로 살았거든요. 정수민을 (마음에) 품은 배우 송하윤도 기대돼요. 또 어떤 감정이 나오게 될지 궁금해요. 그래서 다음 작품이 더 궁금해져요."

한편 송하윤은 2005년 '태릉선수촌'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화차' '완벽한 타인', 드라마 '내 딸 금사월' '쌈, 마이웨이'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재 차기작을 검토 중이며, '찌질의 역사' 공개를 앞두고 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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