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참 멋진 건 계절의 변화나 시간의 흐름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또 봄이 왔으니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는 것 같아요."
추웠던 겨울의 끝자락, 가수 산들과 김기태, 바다의 따뜻한 목소리와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이 2천여 관객에게 희망의 봄을 선물했다.
'뮤지컬·OST 콘서트-봄이 오는 소리'(이하 봄이 오는 소리)가 23일 서울시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열렸다. 개그맨 겸 가수 유재필이 진행을 맡았고, '국보급 보컬' 산들과 김기태, 바다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났다.
'봄이 오는 소리'는 IT최강 인터넷종합지 아이뉴스24의 창간 24주년과 고품격 엔터테인먼트 경제지 조이뉴스24의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공연이다. 가수들의 히트곡은 물론 많은 이들에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넘버, 드라마와 영화 OST들이 오케스트라와 가수들의 완벽한 하모니로 재탄생 했다.
이날 윤승업 지휘자와 스테이지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The Phantom Of The Opera'(오페라의 유령), 'Cinema Paradiso'(시네마 천국) 무대로 시작된 이번 공연은 B1A4 산들, '싱어게인2' 우승자 김기태,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바다의 라이브 무대로 이어졌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B1A4 산들은 "아이뉴스24 24주년, 조이뉴스24 20주년을 축하드린다.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안목이 탁월하시다"고 말한 뒤, 솔로 대표곡 '그렇게 있어줘'로 무대를 활짝 열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남다른 가창력을 뽐낸 산들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할 줄 몰랐는데 제 노래가 고급스러워지는 느낌이다"라며 "지휘자 님이 자주 만나자고 하신는데 너무 좋다. 감사하다"라고 색다른 무대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이후 산들은 tvN '갯마을 차차차' OST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대 모습은', '무인도의 디바' OST '너는 계절처럼 멀어져가네', '그대 한 사람' 등을 열창하며 탁월한 가창력과 무대매너를 뽐냈다. 또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던 명곡 '취기를 빌려'를 관객들과 함께 부르며 분위기를 더욱 달궜다. "14년차 아이돌이자 8년차 솔로 가수, 13년차 뮤지컬 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산들은, 그 내공을 녹여내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산들의 뒤를 이어 김기태가 무대에 올랐다. 김기태는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고(故) 김광석의 대표곡 '그날들'을 열창했다. '그날들' 무대 전 선보인 인트로 무대의 현대 무용 무대와 어우러진 '그날들' 무대는 관객들도 숨죽이게 했다.
김기태는 "살면서 많은 기도를 해왔다. 많은 분들 앞에서 노래를 할 수 있길 바라는 간절한 기도를 했다. 요즘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고 있다. 나는 헤어지는 걸 싫어하고 힘들어 한다. 헤어짐이 있기에 또다른 만남이 있고, 이로 인해 계절을 더 기다리게 된다"며 '싱어게인2' 우승 후 낸 첫 곡 '계절을 돌고 돌아'를 열창했다.
이어 김기태는 임재범의 '비상', 윤도현의 '나는 나비'를 잇따라 부르며 관객에게 싹이 움트는 봄을 기다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기태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재킷을 벗고 뛰어다니며 특유의 샤우팅 창법으로 '나는 나비'를 불러 관객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겼다. 뜨거운 열광 속 이어진 앙코르 무대에서는 이선희 '인연'을 부르며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바다는 요정을 연상케 하는 화이트 미니 드레스를 입고 등장과 동시에 단숨에 관객을 사로잡았다. 바다는 "러브 마이 셀프, 스스로 사랑하는 멋진 시대가 왔다. 사랑을 나누는 것도 멋지지만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하지 않나. 스스로에게 불러줄 수 있는 노래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를 건넨 뒤,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불렀던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열창했다.
바다는 "시대가 정말 달라지고 있다. 쫓아갈 수도 없는 세상이다. 어떨 때는 도태된 것 같고, 어떨 때는 시작도 전에 겁이 난다. 때로는 너무 뛰어나서 따라잡을 수 없는 시대같다. 그래도 너무 멋진 건 계절의 변화가 아닌가 싶다. 푸른 봄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노래들을 불러드리고 싶다. 한국 최고의 디바 바다가 부르겠다"고 말한 뒤, 특유의 청량하고 깨끗한 목소리로 '옛사랑'을 불렀다. 이어 셀린 디옹을 잊게 만드는 '타이타닉' OST 'My Heart Will Go On', 엘사로 완벽 빙의한 '겨울왕국' OST 'Let It Go'를 열창해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고, 마지막으로 '미녀는 괴로워' OST인 '마리아'로 객석의 모든 관객을 일으켜 세웠다. 에너지 넘치는 무대 매너와 열정, 그리고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을 전율케 했다.
이날 공연은 윤승업 지휘자와 스테이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오페라의 유령' '시네마천국' '미션 임파서블', '레미제라블'로 이어지는 귀에 친숙한 뮤지컬 넘버와 OST 연주는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사했다. 대중가수와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환상의 하모니는 더할 나위 없었다.
MC 유재필도 안정적인 진행 실력으로 무대와 무대 사이를 빈틈 없이 유려하게 메우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유재필은 "K팝을 사랑하고, 뮤지컬을 즐겨보는 팬의 한 명으로서, 오늘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고 했다. 그는"'봄이 오는 소리'는 계절적인 의미를 넘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 같아서 의미가 남달랐다"라며 "함께 하는 동안 내내 봄에 흠뻑 젖은 느낌이다. 여러분에게도 봄날이 찾아오시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2천여 명의 관객들의 '만 점 짜리' 공연 매너도 '봄이 오는 소리'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이들은 산들 김기태 바다의 무결점 목소리와 아름다운 노래,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선보이는 연주에 손을 흔들고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전했다. "함께 노래해달라"는 주문에 함께 '떼창'으로 화답하고, 무대 아래로 내려와 마이크를 건네자 망설임 없이 노래했다. 그야말로 관객과 함께 즐기는 '완성형' 공연이었다.
대학생으로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연정원, 김도연(23) 씨는 "예전에 가수 규현이 오케스트라와 협업한 공연을 봤다. 당시 너무 감동을 받았고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번 공연도 오케스트라와 함께해 망설이지 않고 티켓을 예매했다"며 "좀 더 자주 이런 공연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싱어게인2'를 본 뒤 김기태의 팬이라는 노서준 군(11)은 "가족들과 함께 공연장에 왔다. '나는 나비'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저도 같이 따라 불렀다"고 수줍게 이야기 했다. 노서준 군은 김기태의 퇴근길 팬미팅까지 하며 열정 팬심을 드러냈다.
공연을 주최한 아이뉴스24·조이뉴스24 이창호 대표 "이번 콘서트는 추운 겨울을 끝내고 새 봄을 맞이하고자 하는 희망의 전주곡"이라며 "암울한 현실과 경제 한파 전망 속에서도 희망의 봄을 노래하고, 벅찬 감동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공연 기획의도를 전했다.
이 대표는 "'봄이 오는 소리'를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 있는 브랜드 공연으로 만들겠다"며 "관객과 독자들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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