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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원더풀 월드 패션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MBC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잃은 슬픔 속에서 복수를 선택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진실을 추적하는 여정을 담은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다. 6년 만에 복귀한 ‘드라마 퀸’ 김남주의 깊이 있는 연기가 이야기의 토대를 마련하고, 권선율(차은우 분)의 캐릭터는 회를 거듭하면서 점점 어두워져 가며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주인공이 겪는 가족의 상실, 그에 따른 슬픔과 복수, 위로와 배신과는 상반된 외로움을 드러내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두 캐릭터에 대한 다층적인 이해를 유도한다.

드라마 '원더풀 월드' 김남주 스틸. [사진=MBC]
드라마 '원더풀 월드' 김남주 스틸. [사진=MBC]

대학 교수인 은수현은 아들을 잃은 엄마, 외도한 남편의 아내, 홀어머니의 장녀 등 다양한 이미지 연출을 위해 여러 가지 룩을 선보인다. 주로 어두운 컬러의 통이 넓은 슬랙스(wide-leg pants), 심플한 셔츠, 굽이 낮은 스니커즈(sneakers)를 즐겨 입는다. 하지만 때로는 아들과 외출 하거나, 남편, 시어머니와 만날 때는 다소 밝고 화려한 블라우스, 주름치마(pleated skirt), 또는 밝은 컬러의 드레스 룩까지 연출한다.

콤뱃부츠(combat boots)는 Docs(닥스), 구멍이 송송 뚫린 여름용 샌들은 Crocs(크록스), 두툼한 밑바닥을 한 슬리퍼는 버켄스탁(Birkenstocks), 스니커즈를 대표하는 컨버스(Converse), 푹신한 어그 부츠(Ugg) 등은 브랜드명이 신발명칭으로 일반화된 예다. Docs 또는 DMs라고도 하는 콤뱃부츠는 영국 신발 회사인 Dr. Martens을 줄임말이다. 컨버스사가 농구용 올 스타(All Star)를 출시하면 운동화에 별을 새겨 넣으며 별모양의 컨버스를 대표하는 디자인이 되었다. 또한, Ugg는 미국 회사인 데커스 아웃도어 코퍼레이션(Deckers Outdoor Corporation)이 소유하고 있는 패션 신발 및 의류 브랜드이며 마치 스니커즈처럼 낮은 굽과 뒤꿈치 부분에 Ugg라는 로고로 잘 알려져 있다.

스니커즈(sneakers)는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에 소음이 나는 가죽 밑창 대신 조용하고 편안한 고무 밑창을 한 신발을 만든 것에서 출발하였다. 1800년대 말, 미국 고무 회사가 조용한 고무 밑창 신발을 만들어 'sneakers(몰래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것)'라는 이름 지었으며 이는 1892년에는 Keds로 출시되었다. 컨버스의 '올 스타' 운동화가 큰 성공을 거두게 된 후 지금까지 스니커즈는 스포츠용도를 넘어 패션과 문화의 필수품으로 자리 매김하였다.

'원더풀 월드' 차은우 스틸. [사진=MBC]

'아름다우면서도 오싹한 빌런'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만찢남 차은우의 눈웃음이 서서히 싸늘하면서도 광기 어린 눈빛으로 변하는 것도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그의 계획적인 복수의 여정에서 흘러나오는 깊은 상처는 꾹 눌러쓴 검은 야구 모자(baseball cap), 라이더 가죽 재킷(rider leather jacket), 카고팬츠(cargos), 길게 늘어뜨린 셔츠 등이 그의 이미지 연출에 한 몫을 한다.

남성들은 셔츠의 앞뒤를 모두 바지 안에 넣는 입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통통한 뱃살을 보다 슬림해 보이도록 셔츠의 뒷부분은 밖으로 빼고 넣은 셔츠 앞부분은 살짝 밖으로 빼는 프렌치 턱(French Tuck)이라는 연출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프렌치 턱'은 넷플릭스 퀴어 아이(Queer Eye)에 출연한 영국 디자이너인 탄 프랑스(Tan France)가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해 알려진 패션용어이다. 프렌치 턱을 사용하지 않는 자신감은 아마도 우월한 피지컬에서 나오는 듯극 중 차은우는 탱탑(tank top)위에 셔츠 전체를 오픈해서 입는다. 또한 오토바이를 타는 선율은 라이더 가죽 재킷을 즐겨 입는다.

모터사이클 재킷이라고도 하는 라이더 재킷은 1928년에 어빙 스콧(Irving Schott)이 처음 디자인하였으며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시가(Ciga)이름인 ‘퍼펙토(Perfecto)’라는 명칭을 사용해 출시하였다. 디자인의 특징은 바이크 위에서 몸을 숙였을 때 바람으로부터 저항을 덜 받도록 짧게 디자인 되었으며 벨트를 밑단에 붙이고, 대각선 지퍼와 스냅단추가 달린 라펠(lapel)이 특징 이였다.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이유 업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 1955)'에서 청바지를 대유행 시킨 것처럼 1953년에 배우 마론 브란도는 영화 ‘The Wild One'에서 퍼펙토 재킷를 입고 나와 대유행을 이끌었다.

극중 오토바이를 즐겨 타는 선율이 사는 동네는 사실상 자전거로 업힐(uphill) 하기 좋은 '이화벽화마을'로 자덕(자전거 덕후)들에게 잘 알려진 동네라는 점도 재미있는 포인트다.

극 중 상반된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와 안타고니스트(antagonist)의 연기, 캐릭터에 스며든 이미지 연출, 치밀한 복수의 행보 뒤에 묻어나는 진한 고독감과 상처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원더풀하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 소장 [사진=조수진영어연구소]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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