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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자덕의 라이딩 패션


[조이뉴스24 기자] 벚꽃이 만개한 요즘 밖에서 하는 활동들이 늘어나면서 옷차림도 한층 가벼워졌다. 추운 겨울 동안 집에만 있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자덕(자전거 덕후)들은 모두 시즌 온(season is on)을 외치며 자전거를 타기에 완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겨울 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로드 패션계도 로드 여신들을 사로잡는 라이딩 신제품을 출시하기에 분주하다.

'덕후'는 1970년도에 일본에서 취미를 잘못된 방법으로 즐긴다는 '오타쿠(オタク)'에서 유래되었으며 '집'이나 '가정'을 뜻하는 'お宅'는 '안성 댁'처럼 우리말에 '댁'이라고 번역된다.

'눈물의 여왕' 김수현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눈물의 여왕' 김수현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과 같은 취미를 집 안에서만 즐겨 사회성이 다소 떨어지는 은둔형 마니아의 지나친 몰입성을 내포하여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된 /오타쿠/가 우리식 발음의 /덕후/가 된 것이다. 이에 비슷한 영어단어로는 fanatic, aficionado가 있으며 이 단어 역시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덕후의 집착을 '덕질'이라고 하며 우리말에 '~질'이라는 접미사 또한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덕후의 덕질이 긍정적인 효과나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경우에는 성덕(성공적인 덕후), '덕업일치'(덕질하던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과 같이 긍정적인 의미로도 사용된다.

'자덕(roadie)'들이 좋아할 만한 로드 패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자덕과 자린이의 우선 패션에서 차이가 확연히 들어 난다. 자린이들은 주로 라운지 웨어(Loungewear)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라운지 웨어는 공항, 호텔 등에 있는 라운지에서 쉬기 편안한 옷차림을 말하며 집에서 가까운 곳을 가기 위해 입는 반바지, 조커 팬츠, 스웻셔츠(sweat shirt)와 같은 편안 복장을 '원 마일 웨어(One Mile Wear)'라고도 부른다. 자린이들은 라운지 웨어로 시작해 쫄쫄이 바지를 거쳐 라이딩 전용 복장으로 갈아타게 된다.

션 [사진=션 인스타그램 ]
션 [사진=션 인스타그램 ]

장시간 자전거의 안장(saddle)에 앉아 페달링을 하기 위해 패드(pad)가 있는 빕 타이즈(bib tights)나 반바지인 빕 쇼츠(bib shorts)가 필수적이며 이는 쫄쫄이 바지, 포춘 쿠키 바지라는 재미있는 명칭도 있다. 빕(Bib)은 흔히 이유식을 먹는 아기들을 위한 턱받이라고 알고 있다. 무엇인가를 받치는 기능 때문인지 흘러내리지 않는 멜빵 바지(Suspenders)를 bib이라고 하며 로드 자전거를 즐기는 분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화장실 가기가 다소 불편한 점이 있지만 그 정도쯤 감당하기에 충분히 멋진 자덕의 필수템이다.

요즘 날씨처럼 가끔 찬바람이 불 때는 저지(jersey)위에 질레(gilet) 입으면 멋스럽다. 질레는 "조끼"라는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로 소매 없는(sleeveless) 조끼를 말한다. 주로 남성 라이더들이 잘 쓰는 쪽모자(cycling cap)은 사이클링 캡의 챙이 스냅 백보다 작은 것이 특징이다. 햇빛을 가려주며 땀을 흡수해주기 때문에 헬멧 안에 착용하기도 하는 라이더들의 액세서리 중 하나다.

프랑스어인 뮈제트(musette)라고도 불리는 봉크백(bonk bag)은 작은 가방으로 에너지 바, 초콜릿 같이 라이딩으로 지친 몸에 영양을 보급하기 위한 것들을 넣는 작은 가방을 말한다. 봉크(bonk)란 흔히 '당 떨어지다'와 같이 극도의 피로와 에너지 고갈 상태를 의미한다.

설인아 [사진=설인아 인스타그램 ]
설인아 [사진=설인아 인스타그램 ]

자전거를 타다 보면 재미있는 속어들도 접하게 된다. 피빨기(drafting)는 앞 선두에 바짝 붙어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는 라이딩을 뜻한다. 팩라(팩라이딩- pack riding의 줄임말)은 여러 명이 무리로 자전거를 타는 것을 뜻하며 영어로는 펠라톤(peloton)이라고 한다. 이는 수백 명의 라이더 중 작은 무리가 마치 공처럼 생겼다 해서 '작은 공(platoon)'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 되었다. 솔라(솔로 라이딩)을 하다가 펠라톤을 만나 '열차탄다(join the pelaton)'라는 표현도 재미있다. 자전거 타는 뚱뚱한 몸을 로뚱(로드 뚱뚱이)이라고 한다. 이는 스코틀랜드의 클라이드 강(Clyde River)지역에서 자라는 대형 말의 품종명인 '클라이즈데일(Clydesdale)'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200파운드(약 91키로그램)이상의 무게를 가진 사이클리스트를 뜻한다.

자전거에 푹 빠지다 보면 건강과 즐거움을 보상으로 얻는 성덕이 될수도 있기에 올 봄부터 멋진 저지에 빕숏을 입고 로드를 가로 지르는 멋진 로드 여신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 소장 [사진=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영어연구소' 조수진 소장 [사진=조수진영어연구소]

◇ 조수진 소장은 베스트셀러 '패션 X English'의 저자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조수진영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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