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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범죄도시4', 아는 맛의 배신


마동석x허명행 감독 뭉친 '범죄도시4', 4월 24일 개봉
여전히 강력한 마동석 파워, 4대 빌런 김무열 냉혹 액션
마동석 특유의 코믹 담았지만…재미도 통쾌함도 어중간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흔히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한다. 아예 몰랐으면 모르겠는데, 아는 맛이기 때문에 더 생각나고 계속 찾게 된다는 의미다. '범죄도시'는 이 '아는 맛'을 가장 잘 활용한 시리즈다. 나쁜 놈을 다 때려잡는 마동석의 통쾌하고 강렬한 핵펀치는 관객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아는 맛'이자, '범죄도시'의 흥행 이유였다. 여기에 매 시리즈 결을 달리하는 빌런의 매운 맛도 '범죄도시'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시즌4도 이런 의미에서 개봉을 손꼽아 기다려온 작품이었고, 기대 역시 컸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밋밋하고 어중간하다. 과연 내가 알고 있던 '범죄도시' 시리즈가 맞는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재미도 통쾌함도 터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아는 맛'의 배신이다.

배우 박지환과 마동석이 영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김무열이 영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와 IT 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 분)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분),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괴물형사 마석도의 통쾌한 액션과 특유의 유머를 바탕으로, 3편까지 초대박을 친 대한민국 대표 프랜차이즈다. 한국영화 시리즈 사상 최초 누적 관객수 3천만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특히나 이번 4편은 무술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는 허명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한국영화 시리즈 중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큰 호평을 얻어 기대감이 컸다.

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마석도를 중심으로 구축된 형사들이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권선징악의 구조다. 신종 마약 사건 3년 뒤, 괴물형사 마석도와 서울 광수대는 배달 앱을 이용한 마약 판매 사건을 수사하던 중 수배 중인 앱 개발자가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건이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낸다.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와 한국에서 더 큰 판을 짜고 있는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은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납치, 감금, 폭행, 살인 등으로 대한민국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마석도는 더 커진 판을 잡기 위해 장이수에게 뜻밖의 협력을 제안하고 광역수사대는 물론, 사이버수사대까지 합류해 범죄를 소탕하기 시작한다. "나쁜 놈 잡는데 국경도 영역도 제한 없다"라고 외치는 마석도는 빌런들을 거침없이 싹 쓸어버리기 위해 또다시 핵주먹을 날린다.

배우 마동석이 영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김민재와 마동석이 영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액션은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강하다. 마석도의 괴물 같은 펀치력 하나만으로도 속이 뻥 뚫린다. 범죄자를 소탕하는 과정도 군더더기가 없이 명쾌하다. 마석도를 막을 자가 과연 있기나 할까 할 정도로 그 누구도 상대가 안 되는 '무적 파워'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4의 빌런은 어떤 강력한 무기와 존재감을 장착하고 마석도와 대적할지 기대감과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무열은 특수부대 용병 출신이라는 캐릭터 설정에 맞게 빠르고 간결하지만, 힘 있는 액션으로 무게감을 꽉 잡아준다. 윤계상, 손석구, 이준혁 등 이전 빌런들과는 또 다른 냉혹함과 존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백창기는 어떤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상대를 공격하고 죽인다. 이는 다소 단조롭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김무열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이를 상쇄시키며 백창기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렇기에 후반 마석도와 백창기의 대결은 못내 아쉽다. '어차피 승리는 마석도'라 할지라도, 막판 대결이 주는 쫄깃한 긴장감이나 빌런을 응징할 때의 카타르시스가 명확하게 존재한 '범죄도시'다. 하지만 이번 시즌4는 이것을 느낄 새도 없이 맥없이 끝나버리는 느낌이다. 허명행 감독은 마석도의 고군분투를 담고 싶었다고 했지만, 마석도 앞 빌런의 무력함만 더 확인하게 된 순간이었다.

배우 김무열이 영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동휘가 영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두뇌 빌런으로 그려진 장동철의 활약도 미미하다. IT 천재로서의 명석함을 보여주는 장면 하나 없다 보니 캐릭터의 매력을 느낄 수가 없고, 이동휘의 연기도 논할 거리가 부족하다. 장동철을 연기하는 이동휘만 보이는데, 그마저도 임팩트 없이 희미하기만 하다.

이번 시즌4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역시나 돌아온 장이수 박지환이다. 박지환은 마동석과 티키타카 케미를 형성하며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낸다. '아는 맛'이기에 익숙하고 편하고 정겹다. 마석도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매번 당하고 마는 장이수의 코믹함은 건재하다. 마동석 특유의 유머 코드도 어김없이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타율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빵빵 터지는 웃음과 재미를 기대했다면, 살포시 내려놓길 바란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웃음 보장되는 영화"라고 추천할 정도의 재미가 있는 건 아닌, 시리즈물의 장점과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범죄도시4'다.

4월 24일 개봉. 러닝타임 109분. 15세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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