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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원더랜드' 탕웨이 "안아주던 공유 멋있고 낭만적, 멜로 당연히"


(인터뷰)배우 탕웨이, '원더랜드' AI 바이리 役 열연…남편 김태용 감독과 작업
"'원더랜드' 같은 세 모녀, 영상통화 후 엄마의 쓸쓸함 느껴져 마음 아파"
"박보검x수지 얼굴 보며 '우와!' 극한의 즐거움…생기 가득한 좋은 에너지"
"캐릭터로 사랑 받을 때, 노력에 대한 보답 받은 기분…좋은 캐릭터 감사해"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가 낯설 법도 한데, 탕웨이는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눈을 맞추고 즐겁게 대화를 이어갔다. 다양한 리액션에 생기 넘치는 눈빛과 표정이 인상적. 주변을 웃게 하는 센스와 재치까지 일품. 괜히 수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스타가 아니구나를 새삼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원더랜드'(감독 김태용)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지난 5일 개봉 이후 이틀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예매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배우 탕웨이가 영화 '원더랜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가족의 탄생', '만추' 등 탄탄하고 섬세한 연출력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태용 감독의 신작으로,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다. 탕웨이와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공유 등이 열연했다.

남편 김태용 감독과 '만추'에 이어 다시 호흡한 탕웨이는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엄마 바이리 역을 맡아 성준 역 공유와 남다른 케미를 형성했다.

탕웨이는 2007년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로 스크린 데뷔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김태용 감독과 인연을 맺은 영화 '만추'로 한국영화계에 입성하며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외국인 배우 최초로 수상했다.

그리고 이번엔 남편인 김태용 감독과 두 번째로 작업한 '원더랜드' 속 바이리로 돌아왔다. 딸에게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항상 일 때문에 바빠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바이리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어린 딸의 곁을 조금이나마 더 지켜주고 싶어서 '원더랜드' 서비스를 직접 의뢰한다.

탕웨이는 인공지능으로 복원된 인물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섬세하고 흡입력 있게 그려내 호평을 이끌었다. 탕웨이가 완성한 모녀 서사에 눈물 흘렸다는 관객들의 평이 쏟아질 정도로 더욱 깊어진 탕웨이의 연기 내공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탕웨이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배우 탕웨이가 영화 '원더랜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어머니 역할로 등장한 니나 파우 배우에 대한 애정을 계속 언급했는데 호흡이 어땠나?

"정말 죽도록 사랑한다. 아마 영원히 그럴 거다. 왜 그런지 궁금하지 않나?(웃음) 시사회 끝난 후 애프터파티 때 들은 얘기가 있다. 두 분인데, 한 분은 감독님이고 한 분은 저희 엄마를 아는 분이다. 두 분 다 저에게 "너희 엄마와 닮았다"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정말 행복했다. 김태용 감독님이 영화 속 엄마를 어떤 배우로 했으면 좋겠냐며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니나 파우 선생님이 바로 떠올랐다. 제가 왜 그랬는지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알았다. 선생님이 이 작품 때문에 수많은 역경과 너무나 긴 시간, 노력을 들여서 현장에 와주셨다. 촬영하고 전체 42일 동안 격리했다. 오셔서 "박보검이다!", "공유다!" 하시고 "탕웨이다!"라고 하시며 저를 안아주셨다. 항상 발랄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어린아이처럼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신다. 그분이 현장에서 모두를 감염시켰다. 그러시다가도 연기에 들어가면 빠른 시간에 포커스를 맞추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만약 그 배우가 없었다면 영화 속 공항 장면은 없었을 거다. 지금 큰 소망이 있다면 또 기회가 되어 선생님을 모시고 와서 손 붙잡고 관객들과 무대인사를 하고 싶다."

- 바이리의 모성애로 시작해서, 딸로서의 성장을 그려냈다. 실제로는 어떤 딸이자 어떤 엄마인가.

"엄마도 외동이고 저도 외동이고 딸도 외동이다. 저와 엄마 딸 같이 있을 때 보면 영화 속 셋이 있을 때와 굉장히 비슷하다. 딸을 위해 원더랜드를 신청했던 바이리가 엄마를 보살피고 달래는 것이 나온다. 실제로 볼 때 엄마가 딸과 영상통화를 끝내고 식은 만두를 먹는데 흰머리가 뚝 떨어진다. 그게 마음이 찢어질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 저도 엄마와 영상통화를 할 때 발랄하게 얘기하고 끊는다. 하지만 엄마도 어쩌면 저렇게 혼자 쓸쓸하고 고독한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저는 제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엄마, 딸과 같이 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또 최대한 신선한 음식 재료를 보내서 신선한 음식을 먹도록 하고, 하고 싶은 것과 실현하고 싶은 꿈을 할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한다. 엄마가 저와 제 딸 썸머에게 하는 얘기가 있다. "외할머니는 지금 4살 반이야"라고 한다. 그래서 딸에게 "할머니보다 네가 언니니까 잘 보살펴줘야 한다"라고 한다. 딸은 할머니 운동하시는지 늘 감시하고, 건강한 음식 먹는지도 살핀다. 영화에서도 운동 잘하고, 잘 먹고 잘 자라고 하는데 지금 딸이 할머니가 그렇게 하는지 감시하고 있다.(웃음)"

배우 공유와 탕웨이가 영화 '원더랜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간담회에서 "성준과 바이리는 과연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라고 했었는데, 혹시 그 뒤의 이야기를 생각해본 것도 있나? 그리고 성준 역 공유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저는 생각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저는 관객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에 궁금해서 감독님에게 물어본다. 만들어서 조립하는 건 감독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점심시간에 밥 먹을 때 공유 씨와 제 역할을 보면 궁금해서 "이후에 어떻게 됐냐"고 또 물어봤다. 공유 씨는 찍을 때마다 좋았다. 너무 조금 촬영해서, 즐거움을 느꼈던 것이 부족했다."

- 김태용 감독은 AI끼리의 사랑, 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할 의향이 있나?

"저는 아직 못 들었는데, 다시 물어보겠다. 당연하다. 왜 안 하겠나. 듣기만 해도 재미있다. 얘기하니까 '둘은 AI인데 싸울까?' 이런 감정이 궁금하다."

(왼쪽부터)김태용 감독-배우 정유미-최우식-탕웨이-박보검-수지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 VIP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CG가 많은 편인데, 연기할 때 어떻게 몰입을 했나?

"바이리가 통화하는 장면은 힘들지 않았다. 화면에 그 상대가 있었고, 엄마와 딸이 연기할 때는 제가 있었다. 현장에서 세 모녀는 서로를 소중하게 대해줬고 항상 옆에 있어 줬다. '원더랜드'의 전체 공간은 CG라 아무것도 없었다. 상상만 해야 해서 그 부분은 어렵긴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니까 너무 장관이 아름답고 음악까지 들어가니까 상상 이상의 그림이 나와서 좋더라. 생명의 나무가 올라오고, 내가 마치 신선들이 노는 경지에 있다 싶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큰 화면으로 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싶어서 보고 싶더라. 사막 장면도 저걸 진짜 맞으면 너무 고통스럽겠다 싶더라. 차가 전복되는데 성준이 나타나 안아준다. 너무 낭만적이더라. CG가 그렇게 만들어줬다. 현장에선 약간의 모래가 있긴 했지만, 그냥 바닥에서 구르고 있었다. 촬영할 때와 완전 다르게 나왔다. 그래서 공유 씨가 더 멋있게 보이더라."

- 박보검, 수지 배우가 연기한 태주와 정인의 에피소드를 너무 좋아했다고 들었다. 두 사람과 함께 한 소감도 궁금하다.

"(옆에 앉은 기자 얼굴을 손으로 턱을 괸 채 바라보며) 우와! 했다. 언제 또 그 두 사람을 한꺼번에 이렇게 가깝게 볼 수 있겠나. 그래서 최대한 할 수 있는 한눈에 둘을 담아야 했다. 무대인사를 할 때도 옆에 있었는데 보고 싶어서 틈나는 대로 돌아보고 사진을 찍었다. 무대에서도 그랬다. 피부, 눈빛, 입꼬리, 올라간 미소. 이렇게 예쁜 건 그 좋아하는 사람 마음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원더랜드' 할 때는 두 사람뿐만 아니라 다 그랬다. 말할 수도 없는 극한의 즐거움이었다. 제가 계속 쳐다보는데 둘은 아무 신경도 안 쓰고 의식하지도 않는다. '왜 자꾸 보나' 하면 못 볼 텐데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수지 씨는 건강하고 건전하고 밝고 순수하다. 그분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생기가 가득 찬 좋은 에너지를 준다. 한국에서도 수지 씨를 '국민 첫사랑'이라고 한다고 들었다. 계속 칭찬하고 싶은데 지금 시간이 없다.(웃음)"

배우 탕웨이가 영화 '원더랜드'에서 바이리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헤어질 결심'으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예능에서도 성대모사를 할 정도로 탕웨이라는 배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 관객들에게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나?

"배우로서, 새로운 분들이 좋아해 준다는 건 그 역할을 인정하고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사람들이 좋아해 주면, 제가 한 노력에 대한 보답인 거다. 방금 이렇게 말씀해주신 걸 집에 가서 딸에게 자랑할 거다. 칭찬받은 기쁜 순간을 집에 가서 즐기겠다.(웃음)"

- 바이리가 고고학자로 설정이 되어 있어서 집에 고고학책을 많이 쌓아뒀다고 했고, 딸 역할을 한 배우와도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들었다. 연기하기 위해 노력과 열정을 많이 쏟는 배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원동력은 무엇인가?

"오디션 때문에 보러 갔을 때 아이의 눈빛에서 사람을 믿고 포용하고, 마음의 문을 열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느꼈다. 굉장히 순수한 눈빛을 가졌는데 신비로웠던 건 저 나이에서는 볼 수 없는 느낌이 있다. 어떻게 저런 느낌이 들 수 있나 싶었다.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 하는 것, 무엇이 중요한지를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 아이였다. 오디션 볼 때 처음 만나 무슨 얘기를 할 때 이 아이는 아무 조건 없이 다 받아들이고 믿어주는 느낌이 있었다. 그 눈빛이 캐릭터에 잘 맞았다. 그리고 제가 계속 열정을 가지고 연기에 임할 수 있는 건 좋은 캐릭터를 만났기 때문이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매번 이렇게 좋은 캐릭터를 맡을 수는 없는데, 정말 감사하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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