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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맥베스' 황정민x김소진, 천만배우의 넘사벽 존재감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천만배우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2년만에 무대로 돌아온 배우 황정민과 김소진이 탐욕과 욕망의 끝을 향해가는 인간의 민낯을 완벽하게 까발렸다. 커다란 움직임이나 거친 호흡 없이도 격한 감정의 움직임은 충분히 전달된다. '연기 만렙'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두 사람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맥베스'에서 맥베스와 레이디 멕베스로 분했다. 맥베스는 말도 안되는 예언에 현혹되고 휩쓸리는 인물이고, 레이디 맥베스는 남편의 욕망을 일깨우고 부추긴다. 말 그대로 부창부수다.

연극 '맥베스' [사진=샘컴퍼니 ]
연극 '맥베스' [사진=샘컴퍼니 ]

연극 '맥베스' [사진=샘컴퍼니 ]
연극 '맥베스' [사진=샘컴퍼니 ]

연극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마지막 작품으로, 복면을 쓴 5인의 배우가 까마귀를 직접 날리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꽤 오랜시간 객석을 누비며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곧이어 무대에서는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황정민 분)와 동료 뱅코우(송일국 분)가 승전 후 돌아오는 모습이 펼쳐진다. 맥베스와 뱅코우는 우연히 세 마녀를 마주하고, "맥베스는 장차 스코틀랜드의 왕이 된다. 그리고 뱅코우의 후손은 왕이 된다"는 세 마녀의 예언을 듣게 된다. 이후 권력과 욕망에 사로잡힌 맥베스와 아내 레이디 맥베스(김소진 분)는 스스로 파멸의 길로 걸어들어가게 된다.

연극에는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송영창, 남윤호, 홍성원 등이 출연한다. 이들은 원캐스트로 5주간 함께 무대 위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말이 필요 없는 배우 황정민은 '맥베스'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는다. 앞서 '맥베스' 기자간담회에서 황정민은 맥베스에 대해 "'아수라'와 '서울의 봄'과 다른 또 다른 욕망의 끝"이라면서 "쉽게 말하면 구청장인데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하니 결국 자기 무덤을 파는 인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캐릭터 소개만으로도 감히 접근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하지만 황정민이 누구인가. 그는 어마어마한 대사량과 널을 뛰는 감정의 진폭을 가진 맥베스를 흔들림없이 표현해 낸다.

맥베스의 곁에서, 맥베스의 욕망을 조종하고 이용하는 레이디 맥베스 역의 김소진 역시 감탄을 이끌어낸다. 특히 레이디 맥베스가 조곤조곤한 말투와 이성적인 판단력, 그리고 다소 과격한 행동력으로 맥베스를 몰아부치는 장면은 압권이다. 관객 모두 숨을 죽인 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여기에 뱅코우 역의 송일국, 덩컨 왕 역의 송영창, 맥더프 역의 남윤호, 맬컴 역의 홍성원 등 주역들은 조화로운 연기 합을 만들어낸다. 세 마녀로 분한 임기홍, 윤영균, 김범진 역시 주목할 만하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극 '맥베스'는 의상과 무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체적인 의상의 톤은 블랙 앤 화이트의 단조로운 색상으로 통일했다. 하지만 왕의 상징인 왕관 만큼은 그대로 살렸다. 중세시대의 이야기지만 무대 위 군사들은 칼과 총을 함께 사용한다. 3면의 스크린을 적극 활용하고, 현대적인 미장센도 돋보인다. 전체적으로 고전과 현대적 감각이 뒤섞여있다.

연극 '맥베스' [사진=샘컴퍼니 ]
연극 '맥베스' [사진=샘컴퍼니 ]

무대는 현대적이지만 전체적으로 음산하고 음울하다. 앞서 양정웅 연출은 "무대는 굉장히 현대적인 비주얼이다. 하지만 맥베스의 욕망의 창고이자 폐허 속 하수구 같은 기괴한 공간"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 현대적이면서도 기괴한 무대는 묘하게 조화롭고 그래서 흥미롭다.

레드와 그린으로 대비되는 조명의 쓰임새와 시기적절한 음향 역시 인상적이다.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느낌을 더한다.

연극 '맥베스'는 8월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러닝타임 120분. 중학생 이상 관람가.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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