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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① "고통스러운 작업" 이응복 감독, '스위트홈3' 혹평에 입 열었다


(인터뷰)이응복 감독,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 여정 마무리
"괴물-신인류가 되었을 때 어떤 선택을 할까에 대한 질문, 인간성 돌아봐"
확장된 이야기, 새로운 캐릭터 변주 "시즌1 캐릭터 이렇게 좋아할지 몰랐다"
박규영부터 허남준까지 "허무한 죽음 아냐, 숭고한 희생"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스위트홈'이 시즌3로 5년 여정을 마무리했다. '스위트홈' 시즌3는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차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시즌1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시즌2와 지난 19일 시즌3를 공개했다.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줬던 시즌2를 지나 시즌3에선 신인류가 된 차현수와 이은혁(이도현 분), 이들을 지키려 하는 이은유(고민시 분) 등이 편상욱(이진욱 분)과 맞서 싸우고 다시 '스위트홈'을 찾아 '컴백홈' 하는 마지막 이야기를 담았다.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스위트홈'은 송강,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 등 이제는 한국 콘텐츠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배우들을 발굴하고 K-크리처물의 성장을 제대로 보여주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시즌1의 성공과는 달리 시즌2와 시즌3는 실망이 컸다. 기대치가 컸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시즌1의 장점과 매력이 시즌2와 시즌3엔 전혀 담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내가 과연 '스위트홈'을 보고 있는 것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의미, 재미 어느 것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생각은 시청자들과 사뭇 달랐다. 오히려 한 번 더 보면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시즌2와 시즌3의 방향성이 꼭 필요했던 것이라고 피력했다.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졌다고 말하면서도 작품에 대해 아쉬운 소리를 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이해해주기만 바란다. 정작 이해나 설득이 되는 설명은 하나도 하지 않으면서. 작품뿐만 아니라 인터뷰마저도 실망을 남긴 '스위트홈3'다. 다음은 이응복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시즌1 촬영부터 시즌3 공개까지, 5년 여정이 끝이 났다. 공개 후 반응은 찾아봤는지, 소감은 어떤지 궁금하다.

"반응은 지금도 보고 있다. 공개된 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 시리즈물이기도 하고 시즌2까지 아직 안 보신 분들도 있으므로 시간을 두고 검토하려고 한다. '스위트홈'은 제가 연출한 작품과 결이 많이 달라서 부담도 많이 되고 엄청 고통스러운 작업이었다. 그 작업을 5년에 걸쳐 시즌 3개로 내놓을 수 있어서 감사드리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크게 힘이 된 것 같다."

- 이 드라마에 담고자 했던 의미는 무엇인가?

"원작도 마찬가지지만 사람이 아무런 이유 없이 괴물이 된다. 그다음에 고치가 되고 괴물의 욕망을 소진한 다음 신인류가 된다. 신인류가 되면 감정이 없어진다. 이 세계관 안에서 과연 인간은 어떤 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인가, 연인이나 가족, 친구 이웃이 신인류가 됐을 때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성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왼쪽부터)김무열-오정세-유오성-진영-이응복 감독-고민시-이시영-김시아-이진욱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왼쪽부터)김무열-오정세-유오성-진영-이응복 감독-고민시-이시영-김시아-이진욱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 연출의 포인트는 무엇이었나?

"이야기의 흐름상 시즌2가 흩어져서 괴물화 사태가 되어 미스터리를 쌓아가는 과정이라면 시즌3는 미스터리가 풀리면서 인물이 귀환하고 부딪힐 때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 마지막에는 이 괴물화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다. 그 속에 동양적인 사상을 살짝 넣으려고 했다. 약간 불교적인 메타포가 있다. 인간이 괴물이 되고 고치가 되고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는데, 불교의 윤회를 넣고 싶었다."

- 시즌1에서는 주제가 명확했지만, 시즌3로 가면 갈수록 그 의미를 읽을 수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설명이 충분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 반면, 어떤 시청자분은 부족했다고 느끼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너무 설명적이라고 느끼는 분들도 있다. 저희는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유지하면서 가려고 했던 전략이 있었다. 이런 장르에서는 너무 세계관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면 상상력을 뺏는 것 같아진다. 그리고 원작에서도 많이 알려진 부분이라 저희가 간과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작품에 진입하는 걸 실패한 시청자들도 많아졌다.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 있어서 장점도 있지만, 연출할 때 무리수가 됐다고 하는 부분도 있나?

"세계관은 똑같고, 플레이 그라운드가 확장된 부분이 있다. 확장했다가 좁히는 과정이 시즌3의 이야기다. 김단비 작가님과 얘기한 부분이, 사실 원작에서도 밖으로 나오고 싶었는데 제작비 같은 이슈가 있었나 보다. 복잡하기도 해서, 드라마에서는 그걸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신인류나 MH, 아이가 등장하는데 그 캐릭터들이 한 공간에 있으면 좀 이상하다. 필연적으로 아포칼립스를 구현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로 구조를 짠 거다. 시청자들이 다소 혼란스럽다고 느끼는 건 시즌1의 주요 인물이 시즌2에는 등장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은데, 저는 되게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시즌2에서 등장한 인물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팔로우 하다 보면 세계관에 등장하는 크리처, 신인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배우 이진욱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이진욱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워낙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다 보니 이야기가 산만해지고, 큰 줄기를 읽어내기 어렵다는 반응도 굉장히 많다. 게다가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방법으로 인물들을 죽이는 것이 아니냐며 아쉬워들 한다. 그런 부분에서의 고민은 무엇이었나?

"저는 그 인물들에게 애정이 다 있다. 대단원으로 가는 순간에 대전투신과 극적인 신들이 많았기 때문에 인물들이 의미적으로 조금 빈약하게 평가를 받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수를 세워보니 시즌1만큼이더라. 시즌1은 한 공간 안에 다 밀접하게 있어서 영향을 받았다면, 시즌2와 3는 그룹이 나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때 다소 몰입도가 떨어졌을 것 같다."

- 연출자로서 그 부분을 염두에 뒀을 것 같은데, 새 인물이 등장하면서 초반 속도감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 확장이라는 미션이 있긴 하지만 캐릭터까지도 확장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반복과 변수라는 중요한 부분이 있는데, 시즌1에서의 캐릭터를 반복하면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세계관에 기반해서 아포칼립스 느낌을 보여주려면 수호대의 등장과 새로운 주민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캐릭터에 임하는 배우들도 연기를 되게 잘하시는 분들로 많이 채웠고 기꺼이 응해주셨다. 그 부분에서 몰입도는 있으나 아무래도 시즌1을 생각하고 봤을 때는 좀 낯설 것 같다. 제 주변에도 두 번 봤을 때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 다시 한번 보거나, 만약 두 번 보기 힘들다면 언젠가 우연히 봤을 때 그런 의미가 좀 더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시즌1을 좋아한 애청자들은 1의 인물들이 다음 시즌에서도 활약하는 걸 보고 싶어한다. 그런데 박규영 배우를 비롯해 너무 많은 이들이 죽거나 분량이 확 줄었다. 그 빈자리를 새로운 인물이 채우다 보니 시청자들은 마치 전혀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여러 가지 고민을 했다. 가장 중요한 건 아포칼립스에서 플레이그라운드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인물의 등장이었다. 그린홈의 소중한 캐릭터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저도 아픔이 있었다. 최대한 피날레에 각인이 될 수 있고 시청자들이 공감될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생각했다. 지수(박규영 분)나 재헌(김남희 분)도 그렇고, 보낼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사실 저는 시청자들이 시즌1에 있던 캐릭터를 그렇게 생각하는지 몰랐다."

배우 이도현과 고민시가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이도현과 고민시가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고민시와 송강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고민시와 송강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 시즌1에서 열광적인 반응이 있었기 때문에 시즌3까지 올 수 있었을 텐데, 제작진에선 그 이유에 대한 분석을 당연히 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답을 듣다 보면 시청자들이 생각한 시즌1의 매력 포인트와 제작진이 생각한 것이 달랐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연출자가 생각한 시즌1의 매력은 무엇인가?

"저도 놀랐다. 그렇게 좋아해 주실지 몰랐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건데, 저는 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즐거운 과정이었다. 그래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생각하는 시즌1의 매력은 관계성과 케미다. 지수 같은 경우엔 재헌이 죽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이후에 엄청 우울하고 힘들어한다. 맹장 수술한 곳이 터졌고 움직이지도 못한다. 옆구리를 맞아서 실밥이 터져 피가 계속 나던 상황이다. 치료받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고, 폭탄으로 인해 고막이 나가 청력을 상실하는 순간 자신이 깨달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아이를 구하고 죽는다. 숭고한 희생이다. 그건 정재헌과 똑같다. 필요 없어서 사라진 건 절대 아니다."

-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왜 꼭 확장을 해야만 했나. 시즌1의 인기 요인이 관계성과 케미라고 생각했다면, 다음 시즌에도 이걸 이어갈 수 있었지 않나.

”저도 아포칼립스물을 무조건 확장하면 망한다는 걸 알고 있다.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시즌1의 미덕이었던 부분들이 2에서는 많이 희석되곤 한다. 그걸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가 중요한데, 이건 시츄에이션물이 아니다. 그린홈에서 밖으로 나오다 보니 새로운 과정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주인공들의 변화가 필요했고, 새로운 그림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 스타디움 안의 지하 벙커였다. 사실 처음 기획할 때는 단일하고 비슷한 구조였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이야기로 나오더라. 그렇게 되면 누가 봐줄까 싶더라. 그런 부분에서 여러 시뮬레이션을 하다 보니 새로운 캐릭터들이 합류했고, 그들이 기본은 다 했다고 생각했다."

- 석찬(허남준 분)이나 호상(현봉식 분)의 죽음에 대해서도 허무하다는 반응이 있다. 시즌3에 뭔가 서사가 있을 것처럼 그려졌지만, 그렇지 않아 아쉽다는 의미의 반응이다. 그런 죽음을 의도적으로 연출하려 한 건가?

"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괴물화 사태에 대한 공포가 극도로 치닫지 않으면 일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면 '얘네는 뭐 하는 거야? 왜 이리 편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그 안에서 끊임없이 괴물화가 되다 보니 일반 크리처물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특히 괴물을 가장 싫어하던 호상이 스스로 괴물이 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가 되게 중요한 것을 던져준다. 석찬 역시 그렇다. 영후(김무열 분)에게 인간애와 같은 중요한 부분을 전하는 역할이다. 그래서 영후가 그 임무를 받아 다시 복귀한다. 물론 팬들은 아쉽거나 허무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되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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