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의 거짓 사과문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음주 스쿠터 사고를 낸 이후 발표한 사과문의 내용이 잇따라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팬들은 물론 여론의 역풍까지 불고 있는 형국이다.
슈가는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큰처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다 넘어졌고, 이를 발견한 경찰이 음주 측정을 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227%로 면허 취소 기준(0.08% 이상)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다. 만취 상태였던 슈가는 경찰 조사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귀가 조치됐다.
슈가는 7일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어제 밤 식사 자리에서 술을 마신 후 전동 킥보드를 타고 귀가했다. 가까운 거리라는 안일한 생각과 음주 상태에서 전동 킥보드 이용이 불가하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도로교통법규를 위반했다"며 "집 앞 정문에서 전동 킥보드를 세우는 과정에서 혼자 넘어졌고 주변에 경찰관 분이 계셔서 음주 측정한 결과 면허 취소 처분과 범칙금이 부과됐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슈가의 사과문은 공개 직후 논란을 빚었다. 같은 날 JTBC '뉴스룸'에서 공개된 CCTV 화면에서 슈가는 킥보드가 아닌 스쿠터를 몰고 있었기 때문. 경찰 역시 "슈가는 킥보드가 아닌 스쿠터에 타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하이브와 슈가의 입장문이 사안을 축소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랐다.
그러자 빅히트 뮤직은 8일 부랴부랴 2차 사과문을 게재하며 "당사에서는 아티스트가 이용한 제품을 안장이 달린 형태의 킥보드라고 판단해 '전동 킥보드'라고 설명드렸다. 추가 확인 과정에서 제품의 성능과 사양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고, 사고에 대한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며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슈가의 사과문에서는 "면허 취소 처분과 범칙금이 부과됐다"는 문장이 적혀 있었지만, 이 역시도 사실이 아니었다. 여전히 경찰 수사 및 절차가 남아있었던 것. 종결되지도 않은 사건을 종결됐다고 거짓 발언해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자 빅히트 뮤직은 "내부 커뮤니케이션 착오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드렸다"고 재차 해명했다.
하지만 슈가의 거짓 사과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집 앞 정문에서 전동 킥보드를 세우는 과정에서 혼자 넘어졌다"는 내용 역시 13일 연합뉴스TV가 보도한 CCTV 영상을 통해 거짓임이 밝혀진 것이다. 공개된 CCTV 영상에 따르면 슈가는 인도를 달리다 경계석을 들이받고 넘어졌고, 마침 순찰 중이던 경찰 기동대원들이 슈가를 발견한 뒤 인근 파출소에 지원을 요청했다. 사고 장소 역시 슈가의 자택 정문이 아닌 자택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곳이었다.
여기에 슈가가 경찰에 '맥주 한 잔'을 마셨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면허 취소 기준보다 훨씬 높은 혈중알코올농도를 기록해 사실상 '만취 상태'에 가까웠다는 보도가 나왔고, 짧은 거리를 주행했다는 주장 역시 거짓임이 드러나는 형국이라 논란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10년간 고생을 하며 쌓아온 커리어가 순식간에 사라질 정도로 슈가의 음주 운전과 거짓 사과문은 빠른 속도로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숨김 없이 당당하고 무대에서 욕설을 여과없이 내뱉을 정도로 솔직함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슈가의 모습은 간데 없이 거짓 사과문을 남긴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인 터라 팬들과 여론의 실망도 어느 때보다 커져가고 있다.
결국 팬들은 13일부터 용산에 위치한 하이브 신사옥에 슈가 탈퇴 화환을 보내는 등 분노를 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일부 몰상식한 팬들은 세븐틴 승관, 블랙핑크 제니 로제 등 애꿎은 아이돌들에게 악플 테러를 해 눈살을 찌푸려지게 한다. 또 일부 팬들은 차 안에서 술병을 들고 찍는 일명 '슈가 챌린지'까지 선보이고 있어 그동안의 방탄소년단의 행보와 정반대의 '악한 영향력'까지 보이는 터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슈가의 음주량과 스쿠터 기기의 분류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소속사 빅히트 뮤직이 "수가가 전동 킥보드를 탔다"고 밝혔으나 경찰이 스쿠터라고 정정하며 CCTV 영상까지 공개되면서 사안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만큼 더욱 철저한 경찰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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