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이혼 예능이고, 연애 프로그램인데 이렇게 순한 맛이라니. '돌싱글즈'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도파민이 터져야 시청률도 터진다는 방송계에서 '돌싱글즈'는 자극적이지 않은 착한 편집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30일 오후 고양시 덕양구 MBN미디어센터에서 '돌싱글즈' 시즌1부터 시즌6까지 함께 해 온 박선혜 PD, 정우영 PD를 인터뷰했다.
'돌싱글즈'는 2021년 시즌1 당시 미혼의 솔로 제작진이 만드는 돌싱 중매 예능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어느새 '돌싱글즈'는 방송 4년차, 시즌6를 맞았다. 제작진의 신상에는 큰 변화가 없을까.
박 PD는 "작가님 한분이 결혼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여전히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이혼한 분들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이미 결혼을 경험한 기분도 든다"고 했다. 하지만 이어 "초반엔 결혼을 왜 꼭 해야하나 싶었다. 하지만 힘든 상처가 있어도 사랑을 찾아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결혼에 큰 매력이 있는건 아닌가 궁금해졌다. (결혼을) 한번쯤은 꼭 해봐야하는 건 아닌가 싶다"고 달라진 생각을 전했다.
정 PD는 "편집할 때마다 부럽기도 하다. 제작진이 차려준 밥상에서 적극적으로 사랑하고, 방송을 잊을 만큼 몰입하는 출연진들을 보면 결혼을 고민해보게 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어느새 방송 3년차를 맞은 '돌싱글즈'는 돌아온 싱글인 이혼 남녀들의 2회차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서로의 아픈 상처를 보듬고 위로하며 또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남녀들의 모습은 진한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앞서 시즌2의 이다은-윤남기 커플은 재혼 후 출산에 성공했고, 시즌4의 지민-희진 역시 재혼 후 임신 소식을 전했다. 시즌3 이소라-최동환, 시즌4 제롬-베니타 커플은 예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박 PD는 "남기-다은 커플은 PD인생에 다시는 이런 서사를 못만들겠다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덕분에 많이 울었다. 시즌3 소라-동환 커플은 함께 안타까워했고, 예쁘게 사랑하는 모습에 뿌듯하곤 하다. 시즌4 지민-희진 커플은 결혼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 이어져서 신기하다"면서 "출연자들이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는 걸 보면서 또 다른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최근 방송계에는 이혼 소재의 예능과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 이혼 변호사가 극본에 참여한 드라마 '굿파트너'는 시청률 15%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이혼위기의 가정을 들여다보는 예능 '이혼숙려캠프' '한번쯤 이혼할 결심' '결혼지옥', 이혼 후의 삶을 들여다보는 '이제 혼자다' 등도 높은 화제성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다들 자극적인 마라맛으로 홍보하기 여념이 없지만 '돌싱글즈' 만큼은 진정성 있는 순한맛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혼사유에 MSG를 더하기 보다는 서로의 상처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모습을 부각하며 진정성 있는 사랑 감정에 한발짝 다가서게 만든다. 덕분에 '돌싱글즈'는 돌싱 본인이 출연을 희망하는 동시에, 돌싱 가족들도 출연을 적극 권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정 PD는 "이혼이 많아진 만큼 이혼예능이 많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혼한 사람을 넘어 결혼을 준비하거나, 결혼 생활 중인 사람들도 이혼에 대한 공감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이혼예능의 인기 비결을 꼽았다.
박 PD는 2021년 프로그램을 처음 론칭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인터뷰 촬영까지 마치고 출연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었고, '왜 내 딸(동생)을 부끄럽게 만드냐'는 가족들의 항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 당시 제작진도 상처를 많이 받았고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돌싱글즈'를 향한 인식도 달라졌다고. 박 PD는 "요즘엔 부모님의 응원을 받는 출연자 뿐 아니라, 스스로 인연을 찾고자 노력하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다. 거기엔 사랑을 찾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있지만, 함께 상처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 같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돌싱글즈'에도 매운 장면이 많이 연출돼요. 하지만 고민을 많이 하고 편집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자극적이어야 화제도 되고 재미도 있겠죠. 하지만 자극적으로 소비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상처가 되기도 하니까요."(박 PD)
시즌3까지 한국 돌싱들의 연애를 다뤘던 '돌싱글즈'는 시즌4에 미국편을. 시즌5에 90년대생 MZ 특집을 선보였다. 이후 '돌싱글즈'는 또 어떤 특집을 선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PD는 "연예인 특집이나, 기존 출연자 중 커플이 안된 분들을 또다시 섭외하는 방식도 생각중이다. 돌싱 출연자의 친구를 소개하면 어떨까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PD는 "미국편에 이어 유럽 지역도 가보면 어떨까 싶긴 한데, 제작비 압박이 좀 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시즌7은 아직 결정된 부분은 없어요. 다만 2025년 이른 하반기 쯤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돌싱글즈'의 마지막은 모르겠지만, 시즌10은 채워야 하지 않을까요.(웃음)"(박PD, 정PD)
한편 '돌싱글즈6'는 매주 목요일 밤 10시20분 방송된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