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액션사극 끝판왕이다. 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전,란'을 선택했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헤가 되는 웰메이드 사극의 탄생이다.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넷플릭스 영화 '전,란'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상만 감독,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이 참석했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동원은 최고의 검술 실력을 가진 노비 천영 역을 맡아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천영은 부당하게 규정된 노비 신분에서 벗어나 본래의 양인 신분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집념을 가지고 고군분투하는 인물. 강동원은 뛰어난 검술 액션은 물론, 천영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박정민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외아들, 종려를 연기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과 함께 무예를 연습하며 자란 몸종 천영과 신분을 뛰어넘은 우정을 쌓지만, 천영이 자신의 일가족을 모두 살해했다는 소식을 듣고 배신감에 휩싸여 천영을 향한 복수를 다짐한다. 친구에서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가 강렬하게 휘몰아친다.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난세의 군주 선조는 차승원이, 천민 출신 의병 범동은 김신록이, 혼란 속에서도 민중들을 이끄는 의병장 김자령은 진선규가, 정성일이 맡은 겐신은 조선 땅을 침략한 일본군의 선봉장 겐신은 정성일이 맡았다.
이날 김상만 감독은 "10년 만에 영화를 찍어서 기대, 설렘이 섞여 있다"라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이 됐다고 해서 한편으로는 안심했다. 훌륭한 배우들, 스태프들과 즐겁게 촬영한 기억이 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선조 외에는 창조된 인물이다"라며 "실화 기반이라기 보다는 배경 정도에서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노비 역할을 맡은 박정민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좋았다. 해보고 싶었다"라며 "양반 역할을 하면 제약이 있다. 조금 덜 자유롭다. 말도 조심해서 해야 하고, 감정 절제를 해야 한다. 양반 기품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박정민의 몸종 역할을 맡아 자유롭고 편하게 해서 좋았다. 감정 표현도 기존 캐릭터보다 많이 하고, 자유로운 액션도 마음껏 했다. 액션도 선이 딱 떨어지지 않는 칼을 쓰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강동원은 "천영은 자유분방한 검을 쓴다. 상대하는 인물의 검술을 흉내내는 탁월한 천재 검사다. 여러 인물과 싸우는 장면이 많다"라며 "상대방들을 향한 분노와 수련할 때 즐거움 등 다양한 감정이 있었다. 감정을 잘 담아서 찍었다"라고 말했다.
천영과 대립하는 박정민은 "천영과 헤어지기 전에는 비슷한 검술을 쓰다가 7년 정도 왕을 호위하면서 군대 안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가지고 돌아와서 천영과는 다른 느낌의 검술을 구현하려 감독님, 액션팀과 상의를 했다"라며 "천영보다 굵고 큰 검을 쓰고 세로에서 가로의 형식으로 가져가는 걸로 고민해서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김상만 감독은 각본을 맡은 박찬욱 감독에 대해 "촬영 중에도 일일이 컨펌 받으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주셨다"라며 "현장에는 많이 못 오셨지만, 시나리오의 섬세한 대사 한 마디를 정확하게 디렉션하고 조언을 주셨다"라고 전했다.
강동원은 "박 감독님 현장에 처음 오셨을 때다. 제가 연기를 하고 모니터로 돌아왔을 때 '장원급제' 대사에 대해 "단음이 아니라 장음이다"라고 하셨던 것이 생각난다"라고 회상했다.
이 말에 김상만 감독은 "이후에 강동원이 장음, 단음을 다 체크해왔다. 강동원도 대단하다"라고 감탄하며 "사소한 디테일도 충격적일 정도로 큰 가르침이었다. 제가 관성적으로 편집한 것도 다 뜯어보고 얘기해주셨다. 원래 의도를 살리고 마무리하도록 해주셨다. 스승님 같은 분이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전,란' 후반부 하이라이트는 천영, 종려, 겐신이 싸우는 해무 액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상만 감독은 "3인 액션을 설계하니 어려웠다. '놈놈놈' 총격 액션은 그런 것이 있어서 레퍼런스로 봤지만 검술은 어려워서 생각하다가 안개 설정을 했다"라며 "서로 상대가 바뀌면서 오리무중이 된다. 어디서 칼이 날아올지 모르는 고독감으로 표현했다. 7년의 애증을 풀어내는 부분에서 안개가 걷히면서 결말로 가는 극적 효과를 얻을 것 같아서 해무 액션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영화는 시대가 가진 사회 계급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다. 시대에 따라서 생각하는 틀이 있을거라 생각한다"라며 캐릭터마다 다른 관점을 포인트로 집었다.
일본 장수 겐신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정성일은 "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무라이다. 실력을 쌓고 대결을 하는 것보다 사람을 죽이는 과정에서 무사 정신이 아니라 살육으로 변하는 인물을 개인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변하는 과정 중간 자만, 오만해서 무너지는 인물을 생각하고 연기했다"라고 강조했다.
백성보다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왕 선조 역을 맡은 차승원은 손이 많이 탄 캐릭터라 경우의 수가 별로 없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두 가지만 생각하고 연기했다. 아주 고약한 왕과 위엄있는 왕이다"라며 "한 신 안에서 양쪽으로 파생이 될 수 있게 하는 캐릭터로 구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잘못해서 저울이 조금이라도 기울면 우스꽝스러울 수 있고, 경계를 잘 타야 하는 캐릭터다. 다행히 여지를 많이 열어주셔서 캐릭터에 풍성하게 살을 입히는데 도움이 됐다"라고 전했다.
'전,란'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공개 이후 오는 10월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