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2024년 연예계는 매일 같이 쏟아지는 사건·사고 소식으로 소란스러웠다. 음주운전과 불법도박 등 구설수에 휘말린 스타들이 실망을 자아냈고, 도 넘은 사생활 폭로전과 스캔들로 충격과 피로감을 안겼다. K팝 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형 기획사의 분쟁 소식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엔터 업계 종사자들이 꼽은 '2024 가장 기억에 남는 연예계 이슈' 1위는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분쟁과 진흙탕 폭로전이었다. 연예인보다 더 유명해진 민희진 전 대표에 대한 관심도 컸다. 구속 엔딩을 맞은 김호중의 음주운전 사고와 거짓말도 '역대급 사건'으로 기록됐다.
◇ '업계 1위' 하이브 분쟁…표절·내부고발등·문건 등 끝나지 않는 폭로전
이변은 없었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은 무려 과반이 넘는 147표를 얻었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하이브와 빠른 시일 내에 뉴진스를 정상으로 올려놓은 민희진 대표의 균열은 엔터 업계에 그만큼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 4월 시작된 양측의 폭로전 양상은 반 년 넘게 법정 싸움으로 이어졌고, 여론전 양상도 격화됐다.
하이브는 지난 4월 22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임원 A씨 등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며 감사권을 발동했다고 알렸고, 민희진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도 발송했다. 하지만 민희진 대표 측은 즉각 반박했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해임안건에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고 5월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하이브는 어도어 임시주총에서 민 전 대표를 해임하진 못했지만 이사회를 재편해 장악했고, 8월 김주영 당시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주주 간 계약과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결정에 반한다"며 재차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지난 29일 법원이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 대표 복귀는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민희진 측은 재선임을 요구하며 "하이브의 주주간계약 위반에 따른 민희진 전 대표의 권리를 행사할 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고, 하이브는 "어도어 정상화, 멀티레이블 고도화, 아티스트 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법원의 결정을 반겼다.
하이브와 민희진의 내홍 속에서 소속 아티스트들은 내상을 입었다. 민희진 편에 선 뉴진스 멤버들은 하이브 내 따돌림과 차별대우를 당했다고 폭로했고, 당사자인 하니는 지난 15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눈물 증언을 했다. 하이브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데뷔한 신인 걸그룹 아일릿 역시 음악이 아닌, 불필요한 이슈의 중심에 섰다. 민희진은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해 문제 제기를 한 것이 이번 갈등의 시발점이라고 알렸으며, 아일릿의 표절 시비와 관련한 양측의 입장 차는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하이브(HYBE)의 내부 문건 '하이브 음악산업 리포트'도 업계에 파동을 일으켰다. 하이브의 경쟁사인 SM, YG, JYP 소속 아티스트들의 외모 품평까지 상세히 기록된 보고서였다. 하이브는 국감 도중 "해당 문건은 외부로 유출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가 질타를 받았고, 이후 "회사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수습에 나섰다. 소속 아티스트인 세븐틴 승관마저 내부 비판글을 올렸고, 결국 이재상 CEO는 "책임을 통감한다. 각 소속사에는 별도로 연락드려 직접 사과드리고 있다"고 재차 소개 숙였다.
◇ "파격 그 자체"…민희진 기자회견
민희진과 하이브의 갈등이 아닌, 민희진 기자회견 그 자체를 '사건'이라고 본 관계자도 무려 20명이나 있었다.
뉴진스의 프로듀서이자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대표 혹은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알려졌던 민희진. 그러나 기자회견으로 단숨에 대한민국 최고 유명인이 됐다. 두 차례에 걸친 민희진의 기자회견은 '파격' 그 자체로, 연예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화두를 던졌다.
지난 4월 열린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첫 기자회견은 길이 남을만한 현장이었다. 하이브의 경영권 찬탈 의혹에 비속어와 욕설, 눈물이 뒤섞인 기자회견으로 응수했다. 통상 정제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기자회견과 달리, 민희진은 직설적 단어를 쏟아내가며 자신의 입장을 표현했다. 방시혁 의장을 비롯해 하이브 임원진들을 '개저씨' '양아치'라고 표현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기자회견 한 번으로, 민희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반응도 일었다. "나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 "개 같이 일했다" "내가 너네처럼 기사를 두고 차를 끄냐, 술을 마시냐, 골프를 치냐" 등 조직문화에 반기를 든 그의 발언에 공감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XXX 밟으실 수 있죠?'라는 방 의장의 카톡에 해당 걸그룹의 팬덤이 들끓기도 했다.
민희진이 입고 나온 티셔츠와 볼캡 모자가 품절됐고, 그의 발언은 수많은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양산하기도 했다. 특유의 말투를 따라하는 패러디 영상까지 등장했다.
민희진은 10월 초 열린 한 카드사 강연에서 "(기자회견이) 밈이 되고 그런 게 솔직히 너무 상처였다"며 "제가 되게 힘들게 꺼낸 처절한 이야기인데 그게 밈이 되고 희화화되는 것을 받아들이질 못했다. 밈을 보고 힘든데 웃음이 나더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 김호중, 음주뺑소니에 거짓말까지…트바로티의 몰락
'트바로티'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던 김호중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도 17표를 얻었다. 과거 음주운전을 한 수많은 스타들이 큰 실망을 자아냈지만, 구속 전까지 김호중의 행보야말로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승용차 운전 중 마주보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났다. 사고 후 현장을 벗어난 김호중은 소속사 직원과 통화한 뒤 경기도의 한 호텔로 이동했고, 사고 발생 약 2시간 뒤 김호중과 옷을 바꿔입은 매니저가 경찰서를 찾아 본인이 사고를 냈다며 자수했다.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던 김씨는 사고 열흘 만에 범행을 시인했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뺑소니 뿐만 아니라 "유흥주점에 갔지만 술을 마시지 않았다" 등 거짓 해명과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훼손 의혹 등 사고 은폐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같은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무리수 공연 강행으로 대중을 경악케 했다. 최악의 거짓말 후에도 반성하는 모양새도 없었다. '도둑 출석'으로 경찰에 출석했고, 귀가길에도 경찰, 언론과 '기싸움'을 했다.
결국 김호중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 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로 서울 구치소에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현재 이 시간까지 와보니 더더욱 그날 내 선택이 후회된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조직적 사법방해 행위를 했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 故 이선균 사망 그 이후…추모 분위기+'이선균법' 발의 故 이선균의 빈소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어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그해 12월 27일 세상을 떠난 故 이선균의 사망을 꼽은 이도 10명이나 됐다. 이선균의 충격파가 그만큼 컸던 탓도 있지만, 경찰 수사와 관련 법안 발의 등이 올해까지도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故 이선균의 유작이 연달아 개봉되면서 추모 분위기기도 계속 이어졌다. 이선균의 마약 혐의 수사는 피의자인 이선균이 사망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故 이선균의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검찰 수사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고인을 공갈·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흥업소 실장과 전직 배우에 대한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선균 사망 이후 수사 중 인권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면서 법 개정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선균 사망 직후 이번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는 경찰 수사와 언론 보도를 "인격 살인"으로 규정하고,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에 착수해 달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은 '형사사건의 수사 및 공보에서의 인권 보호에 관한 법률안' 일명 '이선균법'을 대표발의했다. 이선균에 대한 추모도 이어졌다. 이선균의 유작인 스릴러 영화 '탈출:프로젝트 사일러스'와 '행복의 나라'가 각각 7월과 8월 개봉돼 관객을 만났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고인을 회고했다.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고, 고인의 활약이 담긴 개막식 추모 영상에 송중기 등 동료 배우들이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도 포착됐다. 또한 영화제 기간 열린 '고 이선균을 기억하며-나의 아저씨' 행사에서는 김원석 감독과 배우 박호산, 송새벽이 참석해 "동훈아 편안함에 이르렀는가. 우린 널 믿는다. 쪽팔릴 것 없어 괜찮아"라고 눈물과 울분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 슈가 음주운전→한소희·류준열·혜리 '재밌네' 대첩
슈가 음주운전(5표)과 한소희 류준열, 혜리의 이른바 '재밌네 대첩'(4표) 등도 이목을 집중 시켰다.
그간 국위선양에 앞장 섰던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이었던 만큼 멤버 슈가의 음주운전은 실망스러웠다. 슈가는 지난 8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큰처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다 넘어졌고,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슈가는 사건 발생 후 하루 만에 1차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오히려 사건 축소 의혹에 휘말리며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음주운전 적발 17일 만에 이뤄진 첫 경찰 조사 이후 슈가는 자필 사과문까지 게재하며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슈가에게는 벌금 15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내려졌다.
한소희와 류준열, 혜리를 둘러싼 열애 결별 스토리는 '청춘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했다. 지난해 배우 류준열은 혜리와 7년 열애의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올해 류준열은 한소희와 열애설의 주인공이 됐다. 하와이 호텔 목격담에서 시작된 열애설에도 전 연인 혜리가 등판하면서 판이 커졌고, 환승연애 논란이 일었다. 류준열과 한소희는 열애를 인정했으나 얼마 안가 결별했다. 이렇게 끝나는 줄 알았던 스캔들. 그러나 최근 한소희가 혜리의 악플러 의혹을 부인하는 등 '불편한' 관계는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방시혁과 과즙세연의 스캔들, 변우석 인기 급상승, 유아인 구속 등의 응답이 나왔다.
설문조사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연예계는 굵직한 이슈들이 계속 됐다. FT아일랜드의 최민환이 전 아내인 라붐 출신 율희의 폭로 여파로 성매매 의혹에 휩싸였다. 율희는 최민환이 결혼 생활 중 유흥업소를 출입했다며 녹취록을 공개해 충격을 안겼고, 최민환은 활동을 잠정중단한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일용엄니'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수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연예계를 슬픔에 젖게 했다. 고인은 지난 25일 오전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5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했고, 그를 사랑했던 수많은 연예계 동료와 선후배들이 눈물로 애도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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