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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햄릿' 조승우, 24년만 첫 연극…'믿보배' 존재감 입증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배우 조승우가 연극 무대를 선택했다. 뮤지컬에서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내온 조승우의 새로운 도전이다.

오로지 대사와 연기로만 이뤄진 연극 무대에서, 과연 조승우는 어떤 무대를 완성해 낼지 우려와 기대가 뒤섞였다. 하지만 조승우는 역시 조승우였다. 단지 노래와 춤이 빠졌을 뿐, 무대 위에는 연기 잘 하는, 믿고보는 배우 조승우만 남았다.

연극 '햄릿' [사진=ⓒ예술의전당]
연극 '햄릿' [사진=ⓒ예술의전당]

조승우가 데뷔 24년만에 도전한 작품은 연극 '햄릿'. 인간 내면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고찰이 담긴 깊이 있는 연극 세계를 선보여 온 토월정통연극 시리즈를 통해서다. 직전에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선보였던 신유청 연출과 합을 맞췄다.

연극 '햄릿'은 '사느냐 죽는냐'로 400여년동안 전세계인에게 질문을 던져온 작품이다. 시작은 죽은 아버지의 복수지만 정작 '햄릿'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명확하다. 구시대의 질서에서 벗어나 새 시대를 맞이하려는 것. 그 중심에는 고뇌하고 갈등하고 번뇌하고 혼란을 겪는 햄릿이 있다.

조승우는 극중 혼란에 빠진 덴마크 왕자 햄릿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섬세한 감정연기는 물론, 시시때때로 폭발하며 몰아부치는 연기 역시 압권이다. 무대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남다른 호흡과 발성, 정확한 딕션은 CJ토월극장 구석구석까지 대사를 전달한다. '185분 연기차력쇼'라는 평가는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조승우 파워는 엄청났다. 1000석 규모의 CJ 토월극장 전석 전 회차를 매진시킨 힘은 조승우에게 나온다. 공연장 곳곳에서 들리는 외국어로 짐작하건대, 외국인 관객도 적지 않다. 공연 후에는 조승우를 보기 위해 팬들이 늘어서있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연극은 우리가 익히 아는 셰익스피어의 '햄릿' 스토리다. 특별한 각색이나 변주없이 고전의 흐름대로 진행된다. 무대는 햄릿을 극대화하는 장치에 초점을 맞췄다. 23미터의 계단식 복도와 우뚝 솟은 벽면으로 구성된 단순한 형태다. 거대한 벽과 기둥은 구질서의 상징이다. 3면을 반투명 격벽으로 만들어 인물들의 뒷모습을 비추고, 유령이 돌아다니는 생과 사의 공간으로 활용했다.

의상은 물속에 점점 빠져들어가는 사람들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었다. 선왕의 죽음 이후 인물들이 각자 물속에 잠식되어가고 결국 죽음으로 파멸을 맞는 이미지를 덧입혔다. 폭풍전야의 느낌을 위해 햄릿의 의상은 무채색으로 통일됐다.

연극 '햄릿' [사진=ⓒ예술의전당]
연극 '햄릿' [사진=ⓒ예술의전당]

마지막으로 신유청 연출은 "뒤틀어진 시대, 악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고 사라졌던 햄릿, 자신의 짧은 생애를 한껏 불태워 악과 맞섰던 덴마크 왕자의 이야기가 부디 시대의 관절이 어긋나버린 이 세상에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지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기고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연극 '햄릿'에는 조승우와 함께 박성근, 정재은, 김영민, 이은조, 백석광 등 15명의 배우들이 원캐스트로 출연한다. 11월 17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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